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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4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참가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4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참가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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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선출마 안 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지고 국민참여당도 원만하게 결합할 수 있게 된다면 대통령 출마 문제에서 나는 무조건 하겠다,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정치적 진로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당에 맡기는 마음입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함께 발간한 저서 <미래의 진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국민참여당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진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4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마련된 행사에서 "어렵게 만들어진 진보정당에서 그 당의 지도부와 당원들이 2012년 당신이 국민을 위해 할 역할이 있으니 나와라 하면 나갈 것이고, 다른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출마를 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이 자기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앞장세우면 그런 당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정치적 진로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당에 맡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의 이 같은 말은 최근 국민참여당이 추진하는 진보통합정당이 사실상 그의 대권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진보진영 내부의 문제제기에 대한 재확인이다. 개인의 정치적 진로보다는 새로운 진보정당 출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진보진영을 향해 '진의를 믿어 달라'고 촉구하는 신호로도 보인다.

"국민 기본권이 깡그리 부정당하는 일상적 위헌 상태 놓이게 됐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날 20여 분에 걸친 자기고백적인 긴 인사말을 통해 "이번 출판기념회 준비과정에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가 헌법 제1조가 명시된 대로 민주공화국이 맞는가 였다"며 "최근 여러 노동조합 투쟁 사업장을 다녀봤는데 그중 가장 심각한 현장은 유성기업이었고, 공권력 집행기관은 사측이 용역회사를 고용해 폭력을 휘둘러 무법천지가 되도록 방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유 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기득권 복합체(돈 가진 재벌,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 보수언론, 국가에 속한 권력기관, 보수 지식인집단, 그리고 이 모든 걸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한나라당)가 헌법 위에 군림하면서 국가를 무장해제 시키고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이 깡그리 부정당하는 일상적 위헌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기득권 복합체가 헌법 위에 군림하는 상황을 종식하지 않는 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생존권이 보호받는 사회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기득권 복합체의 전횡을 제어하고 제압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에 어울리도록 만드는 것은 진보개혁진영의 과제"라고 밝혔다.

14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대담집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양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14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대담집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양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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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이날 야권연대에 대한 소신을 노동조합 상황에 빗대 은유하기도 했다. 그는 "포악한 사용자 앞에서 다섯 개의 노조가 분열하고 대립해 있는 대한민국 정치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모두가 마음이 모아지면 모두 함께 하고,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면 일부라도 함께 손을 잡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진보개혁진영이 단일노조를 만들지 못하면 몇 개의 노조라도 힘을 합쳐서 함께 교섭해야 악덕 사용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모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자유주의 개혁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에는 수많은 대립과 갈등, 투쟁, 서로에 대한 비난과 저주에 대한 기억을 머릿속에 고스란히 갖고 있지만 두 진영 사이에 벌어졌던 이런저런 일로 패인 갈등의 골짜기가 너무 깊고 넓어서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매일 갖는다"고 토로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올까 말까 1시간 30분 전까지 무척 고민했다"며 "여기서 무슨 말을 하든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지 않을까 염려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온다면 무엇을 위해 오는 것일까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진보와 진보정당, 국민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정당의 대표로서 서로 다른 얘기를 그러나 접점이 있는 얘기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기록을 내놓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아직까지 통합 논의는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고 이제 그 논의를 해나가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그 이상을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염려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이나 다른 당 의원들을 국회에서 만날 때마다 웃는 낯으로 반갑게 만나지만 한 마디 오고갈 때 그 뒤에 가린 빙산을 늘 생각하게 되는 게 한국정치"라며 "나는 그런 정치를 뛰어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자들이 나와서 아이 엄마들이 나와서 그 누가 나와서 말을 해도 다르게 해석되지 않는 정치를 원한다"며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치가 한국정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시기 한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같이 손을 잡고 부족한 게 있으면 참고 함께 기다려줄 수 있는 연대의 의식, 함께 진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차분하게 잘 논의했으면 좋겠다"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에 기반한 2013년 체제를 만들려면 우리는 87년 6월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에서 분출됐던 힘을 폭넓게 사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4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민중의소리> 주최로 열린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4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민중의소리> 주최로 열린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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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참여정부때 있었던 일 어느 한 곳만 책임 있다고 생각 안해"

이날 이 대표는 또 참여정부와 관련해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어느 한 곳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무현정부에서 파병을 결정했을 때 위헌 헌법소원 청구서를 쓴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현실을 바꾸는 것"이라며 "실제로 현실을 바꾸려면 설득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힘을 모을 수 있을까에 주로 관심이 가 있다"고 최근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그보다 더 큰 것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며, 진보진영 내부의 성찰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뭘 잘못했다는 목록을 쓰는 것으로는 해결되는 게 없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이날 유 대표는 또 "종북은 마음에만 담아야 한다"며 "국가권력을 국민의 품으로 가져와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종북 같은 말을 써서 과거의 아픈 상처를 긁어내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그:#유시민, #이정희, #미래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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