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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메이라가 떠난지 20여일만에 또 '망온'(MA-ON)이 16일 오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약 1350km 부근 바다에서 1 시간에 16km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중심 기압은 950(hPa) 초속 43m로 강도는 '강', 크기는 '중형'이지만 17일쯤이면 매우 강한 대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지금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17일부터는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도 연애하고 결혼을...

 

그런데 망온 다음으로 7호 태풍인 '도카게'(TOKAGE)가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570km 근처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3시 기준으로 24시간 안에 망온과 병합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도마뱀을 뜻한다. 아마 중심기압 1000(hPa), 초속 18m, 강풍반경 180km에 불과한 도카게가 중심기압 915(hPa) 초속 54m 강풍반경 550km인 대형 태풍인 망온에 빨려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 동안 많은 태풍을 봤지만 사랑하는 사람끼리 연예를 하고, 결혼하는 것처럼 하나가 되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태풍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 태풍 역사가 참 궁금했다. 국가태풍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서 바람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 고구려 모본왕(慕本王) 2년 3월(서기 49년 음력 3월)에 폭풍으로 인해 나무가 뽑혔다는 기록이있다.

 

나무가 뽑히는 바람 세기는 지금 기준으로 분석하면 평균풍속 30 m/s(시속 110km) 이상으로 중형급 태풍으로 볼 수 있다. 신라는 경주에 큰 바람이 불고 금성동문이 저절로 무너졌고, 고려시대  정종(靖宗) 6년(서기 950년) 음력 9월 1일 폭우가 내리고 질풍(疾風)이 불어 길거리에 죽은 사람이 있었으며 광화문이 무너졌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로 오면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더 상세히 기록되었다. 명종(明宗) 17년(서기 1526년) 경상 감사의 서장(書狀)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경상도에서 음력 7월 15~16일 폭풍과 호우가 밤낮으로 계속 몰아쳐 기와가 날아가고 나무가 뽑혔으며, 시냇물이 범람하여 가옥이 표류하였고 인명과 가축도 많이 상하였으며 온갖 농작물이 침해되어 아예 추수할 가망조차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진주 지방은 민가가 전부 침수되었고 밀양에는 물에 떠내려가 죽은 사람이 매우 많으니 이처럼 혹심한 수재는 근고에 없었던 것입니다. 신이 지난 8월 8일에 김해(金海)로부터 안골포(安骨浦)에 당도하였는데 이때에 비바람이 몰아쳐 밤새도록 멈추지 아니하였고 지붕의 기와가 모두 날아갔습니다."(국가태풍센터 '태풍의 어원')

 

그럼 '태풍'(Typhoon)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역시 국가태풍센터 설명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Gaia)와 거인 족 '타르타루스'(Tartarus) 사이에서 태어난 '티폰'(Typhon)에서 나왔다. 티폰은 백 마리 뱀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이었으나, 아주 사악하고 파괴적이어서 최고의 신 제우스(Zeus) 공격을 받아 불을 내뿜는 능력은 사라지고 폭풍우 정도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파괴적인 폭풍우와 연관시켜 'taifung'을 끌어들여 'typhoon'이라는 영어 표현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바람이 분다고 무조건 태풍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터,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33m/s 이상은 태풍(TY), 25∼32m/s를 강한 열대폭풍(STS), 17∼24m/s를 열대폭풍(TS), 그리고 17m/s 미만을 열대저압부(TD)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세계기상기구와 별 다르지 않지만  최대풍속이 17 m/s 이상을 열대저기압 모두를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에도 이름이 있음을 지난 번 '메아리'와 이번 '망온'과 '도카게'에서 알 수 있다.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53년부터다. 재미있는 것은 호주 예보관들이 자기가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을 태풍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하면서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태풍 '이명박', '홍준표','박근혜'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이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해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태풍을 예보하면 시민들 반응이 어떨지 정말 궁금해진다.

 

하지만 호주예보관들이 부른 이름은 공식적인 태풍 이름이 아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공군과 해군에서 예보관들이 자기 아내와 애인 이름을 붙인 것이 전통이었는데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였다.

 

그리고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각국 국민들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피해 준 태풍 이름은 퇴출 대상 1호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따위를 제출했고 북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했는데 지난 5호 태풍이었던 메아리가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태풍 이름도 없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큰 피해를 준 태풍 이름은 퇴출 대상 1호다.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엄청난 피해를 주었던 '루사'(RUSA)가  누리(NURI)로, 2003년 추석때 우리나라를 강타해 큰 피해를 입힌 '매미'(MAEMI)가 '무지개'(MUJIGAE)로 바뀐 것이 예이다.

 

그럼 가장 많은 피해를 준 태풍은 무엇일까. 1936년 8월 20일부터 28일까지 우리나라를 강타한 '3693호'(1936년 당시는 태풍이름이 없었음)로 인명피해가 무려 1,232명이었다. 그리고 아직 생생한 사라호(1959.09.15~18)는 849명 인명피해를 주었다. 재산피해는 2002년 루사로 51,479억원 피해를 입혔다. 루사는 인명피해도 246명으로 역대 순위 10위에 올랐다. 루사는 또 8월 31일 강릉 지역에 하루동안 870.5mm 비를 내려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1일 강수량 1위에도 올랐다. 루사가 우리나라에 입힌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태풍 망온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않고 일본을 강타할 것같다. 독도에 대한 망언은 끊이지만 않지만 아직 대지진 복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많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태그:#태풍, #망온, #도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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