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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2일 새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5명은 함안보와 이포보의 타워크레인과 교각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기 때의 공사 중단과 4대강사업 전면 재검토라는 요구사항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무시한 채 강경대응을 통해 42일 만에 현장활동가들을 끌어내려 검거했습니다. 이후 2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4대강 공사는 적절한 검증절차도 없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불도저 같이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1년 후, 지금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진행한 것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 그들의 주장이 진실이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올 해 7월 초에 내린 장맛비는 고공농성자들이 주장하던 대로 4대강 사업현장 곳곳을 덮쳐 엄청난 수해를 일으켰습니다. 정부는 4대강 공사가 홍수를 예방할 것이라고 거짓홍보에 매달렸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공농성자들이 주장하던 대로 4대강 공사현장이 오히려 수해를 키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4대강 사업 이전에 이미 4대강 본류 정비율은 97%였다는 것입니다. 즉, 4대강 본류는 이미 홍수 대비를 마쳤다는 것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인 금강에서도 정비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천에서의 홍수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올 해 발생한 홍수피해가 과거의 홍수때와 그 피해 유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왜관철교가 붕괴되고, 유등지구의 침산보가 붕괴되는 대형사고와 함께 대규모 준설로 인한 역행침식에 의해 대규모 교각의 쇄굴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가 설치된 주변 둔치는 대규모로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보가 물의 흐름을 막으면서 둔치를 물이 치고 나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준설을 한 지역에는 다시 토사가 쌓이기도 했고, 하천 둔치마다 대규모로 토사가 유실된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더욱이 하천에 영구 시설물을 설치한 지역은 겨우 1년여 만에 유실되고 훼손된 곳이 많습니다. 영구히 쓰겠다던 공주 곰나루 수상무대는 무대의 절반 가까이 유실됐습니다. 대전 3대 하천과 금강변의 자전거도로의 유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금강지역에만 400억 원을 들여 심은 나무들이 이미 고사했거나 고사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물이 많은 하천에서 서식할 수 없는 소나무나 벚나무, 메타세콰이아 등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식생도 고려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나무를 심다보니 뿌리가 썩어 버리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마구잡이식 예산낭비,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는 막무가내식 정비사업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바로 이포보와 함안보에 올라가 사투를 벌였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입니다. 그들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이 겨우 1년 만에 입증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준설한 곳에는 벌써부터 다시 토사가 쌓여 원상복구되는 곳도 발생했습니다. 추가로 준설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실제로 추가로 준설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완공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준설해야 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매년 준설하는 비용은 누가 마련할지 의심스럽습니다.

 

올해 일어나고 있는 사고들은 4대강 공사 전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도 4대강 공사는 멈출 줄 모릅니다. 수해복구가 끝나고 올해가 지나면 4대강 공사는 완공될 것입니다. 정부는 벌써부터 엄청난 예산을 마련해 완공 축하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전국 자치단체에 공문을 내려 보내 지역축제와 연계한 4대강 공사 완공 축하행사를 마련하라고 지시까지 했다고 합니다. 4대강 공사로 발생하는 각종 수해와 피해는 뒤로 한 채 굴지의 건설사들 배만 불린 사업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던 게지요.

 

그렇지만 4대강 싸움은 결코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며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 줄 아름다운 우리 강들이 4대강 공사 이전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이포보와 함안보에 올라가 온 몸으로 외쳤던 환경운동의 선배활동가의 뒤를 이어 누군가가 4대강의 16개 댐이 부서질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태그:#함안보, #이포보, #4대강사업,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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