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陽畵)사진은 필름에 피사체의 색채나 톤이 실제의 피사체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어로는 'positive film' 이라 표기하지요. 글 써 먹고 사는 '쓰새' 언니 변지혜와 사진으로 먹고 살길 소망하는 사진학과 '찍새' 변지윤은 자매애로 뭉쳐, [변자매의 양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순간이! 자칫하면 지나치고 말았을 아름다운 무언가를, 선명하고 긍정적인 느낌의 사진으로 담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기자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 부문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23.9%로 전체 가구 수의 1/4 가량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나홀로족'의 증가로 미니 가전과 1인용 식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1인 전용 식당까지 늘고 있다니 바야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시대인 듯싶습니다.
1인 가구 비율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나홀로(가명,22세)양. 천안에 있는 S대학 예술캠퍼스에 재학 중인 그녀는 2년 가까이 자취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당 600만 원 남짓 하는 등록금과 동시에 집세와 생활비, 교통비 등으로 가족들에게 '돈 덩어리'로 불리는 그녀. 그렇지만 나홀로 양이 직면한 문제는 비단 돈 문제만이 아닙니다.
자취생들에게 찾아오는 건강 문제, 그리고 외로움으로 인한 잡생각 증가. 엄마 밥에 대한 그리움 등.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그녀는 드라마 여주인공처럼 산뜻한 나만의 생활을 꾸려가겠노라 다짐했답니다. 불그죽죽한 방 벽지를 하늘색으로 바꾸고, 커피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은 뒤 여유 있게 학교에 가리라 마음먹었죠.
그렇지만 딱 한 달이 지나자 이런 결심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삼각 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생활이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강림하자마자 승천하시는(?) 인스턴트 음식들은 나홀로 양의 입맛과 몸매를 바꾸어놓았고, 지갑 속에는 커피전문점 영수증이 쌓여갑니다. 이사 올 때 붙어있었던 붉은색 벽지는 아직도 그 자리에 고이 붙어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나홀로 양이 살고 있는 3층 빌라에서 포털사이트 기사에 날 만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동거하던 커플이 한밤중에 싸우다 옥상에 올라갔는데, 남자가 홧김에 여자를 아래로 밀어버린 것입니다. 경찰차가 오고, 남자는 잡혀가고, 빌라 주인은 옥상 문을 굳게 잠갔습니다. 나홀로 양은 두려움에 한동안 늦은 시각 외출을 하지 않았고요.
가족과 함께 지낼 때는 몰랐던 사실들을 깨우쳐가며 나홀로양은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알아갑니다. 방학 중이라 이런 저런 알바들로 생계비를 자급자족하는 그녀는 얼른 자취 생활이 끝나고 가족들과 함께 사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홀로 생활하며 나홀로양은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당연한 사실을 온 몸과 마음으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방에서 자고, 일어나고, 끼니를 해결하고, 학교에 가고, 등록금을 걱정하고, 그럼에도 내일은 다 잘 될 거야! 라고 믿는 그녀는 이 시대 대학생의 평균. 나홀로 양의 지금 힘든 시간이 가까운 미래에 보람과 행복으로 바뀌어 돌아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