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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화대교 공사현장에 설치된 가교 기둥 2개가 기울어져 있다.
 양화대교 공사현장에 설치된 가교 기둥 2개가 기울어져 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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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업체 공사와 예비비 남용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양화대교 공사현장에서 가교 철주 구조물이 지난번 폭우에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는 "서울시의 안일함은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2일 오전 구조변경 공사 중인 현장에서 임시다리를 놓기 위한 철주 177개 중 실제로 2개의 철주는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양화대교에는 원래 없던 아치형 구조물을 만들어져 있고, 다리 옆으로 임시다리를 위한 가교 철주들이 세워져 있다. 철주 아래는 지난번 홍수에 떠밀려온 부유물들이 걸려 난잡하게 쌓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상태는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이하 서울행동)이 이날 오전 '출근길 1인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같은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14만대가 이용하는 양화대교 공사를 무면허 업체에게 맡기는 처사는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화대교 구조변경 공사는 한강운하를 위한 경제성 없는 토목사업 중 하나"라며 "무면허업체에 공사를 맡겨 사고를 내고 불법으로 예비비를 끌어 쓴 것은 서울시의 몰상식함과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양화대교 공사를 무면허업체에 맡겨 논란이 돼 왔다. 감사원은 지난달 7일 서울시 감사결과 구조변경공사 계약을 체결한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4월 철강재설치공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은 건설산업기본법 31조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하도급 업체를 교체하고 원청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하라고 서울시에 통보한 바 있다.

양화대교는 2010년 2월부터 사업비 450억 원을 들여 구조 변경공사를 하고 있다. 교각(폭 35m~42m) 중앙부위를 철거하고, 아치 교량을 설치하여 5천 톤급 선박이 운항 가능하게 하는 공사이다.

"양화대교 공사 전면재검토 해야"

양화대교 공사는 무면허업체 논란 이전부터 예비비를 끌어다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운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또 '사업타당성 조사'와 '사전환경성 검토'를 실시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를 기본설계계획에 앞서 실시하는 등 절차적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서울행동은 "한강운하와 양화대교 공사는 전면재검토 해야 한다"며 "오세훈 서울 시장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객관적인 전문가들로 종합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의 안전도가 개선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양화대교는 2010년 안전진단 결과 B등급으로 양호했다, 다리 중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공사로 안전도가 제고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서울시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항상 '괜찮다, 문제의 소지가 없다'라는 답변만 돌아온다"며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무면허 업체에 맡기는 것을 보면 서울시의 안전 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한 변호사는 "면허는 없지만 실력이 있어서 문제없다는 말은 의료업자가 면허없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도 실력만 있으면 괜찮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출근·등교하던 서울시민 49명이 추락하고 32명이 사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반복할 셈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시민의 힘으로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희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은 "오전 기울어진 다리를 보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공사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7월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조사하기 위한 '한강르네상스 특별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행동은 이후 양화대교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청구인단을 구성해 '양화대교 공사 중지 가처분 청구'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하도급 받아 양화대교 가설교량을 시공한 업체는 '강구조물공사업' 면허를 소지한 적법한 전문 업체"라며 "최근 2년간 시민단체 측이 주장하는 '철강재설치공사업' 면허를 소지한 업체의 시공실적은 없는 반면 '강구조물공사업' 면허를 소지한 15개사에서 72건을 시공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이어 "가설교량이 기울어진 것은 폭우로 인한 수위상승 및 부유물질이 가설교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김민석 기자는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양화대교#무면허업체#영화대교구조개선공사#서울시#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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