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천동에서부터 한강으로 이어지는 송파워터웨이를 보면 4대강의 미래를 볼 수 있다.
▲ 송파워터웨이 마천동에서부터 한강으로 이어지는 송파워터웨이를 보면 4대강의 미래를 볼 수 있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송파워터웨이'는 한강 르네상스와 맞물린 송파구의 야심작이자 서울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성내천의 끝자락에 한강이 맞닿아 있는 것이며, 송파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거의 성내천은 365일 공사중이며, 유속에 따라 돌에는 이끼가 가득해 여름철이면 물비린내가 진동한다. 폭우가 내린 후 성내천은 어떤 모습일까? 역시, 공사중이다. 그 모습은 한강 르네상스, 청계천 복원사업, 4대강 사업의 미래와 현실을 보는 듯하다.

'도심속의 생태하천-성내천' 한강물을 끌어와 방류하고 있다. 언젠가는 저 한강물에 재첩이 섞여 떠내려와 성내천에 재첩이 산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도 있다. 물론, 그 홍보로 인해 서울시로부터 송파워터웨이사업의 일환으로 예산도 많이 타냈다.
▲ 성내천 '도심속의 생태하천-성내천' 한강물을 끌어와 방류하고 있다. 언젠가는 저 한강물에 재첩이 섞여 떠내려와 성내천에 재첩이 산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도 있다. 물론, 그 홍보로 인해 서울시로부터 송파워터웨이사업의 일환으로 예산도 많이 타냈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송파워터웨이가 시작되는 관문. 저 홍보물대로 한강물을 끌어와 방류한다. 한때는 성내천에 재첩이 산다는 보도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부각되며, 서울시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았다. 

필자가 <오마이뉴스>에 성내천에 폐사된 재첩만 있다는 기사를 쓰고 항의한 끝에, 송파구청 홈페이지에서 재첩 사진을 내리기도 했다(관련기사: 성내천에 재첩무리 산다더니, 뻥이었나?). 생태하천, 그 이름에 걸맞으려면 한강물을 끌어왔다고 해도 그 이후의 물길은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추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비가 많이 오긴 했다지만, 휩쓸려온 모래를 파내느라 굴삭기가 동원되었다. 생태하천이라면 스스로 자정능력이 있어야 할 터인데, 비만 오면 휩쓸려오면 모래로 물이 낮아지고 유속이 느려져서 물이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삽질을 얼마나 반복해야 할까?
▲ 공사중 비가 많이 오긴 했다지만, 휩쓸려온 모래를 파내느라 굴삭기가 동원되었다. 생태하천이라면 스스로 자정능력이 있어야 할 터인데, 비만 오면 휩쓸려오면 모래로 물이 낮아지고 유속이 느려져서 물이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삽질을 얼마나 반복해야 할까?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자정능력은 크게 없어 보인다. 이번 폭우로 떠밀려온 토사가 성내천에 깔리면서 성내천 상류에는 굴착기를 동원한 모래 퍼내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산책로까지 흐르던 물길에 휩쓸린 수초들이 흙탕물의 흔적을 이파리마다 새기고 누워 있다. 그것을 베어내는 작업도 한창이었다.

천이든 강물이든 물이 흐르거나 폭우가 내리면 자연스럽게 토사가 밀려오기 마련이다. 그 밀려온 토사들이 쌓여가며 생명을 키워내는 구불구불한 강이나 하천, 그것이 공사하기 전의 하천의 모습이며 강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직선으로 인위적으로 깊게 파서 만든 물길은 비만 오면 갈곳 없는 토사가 물길을 얕게 만들 수밖에 없을 터이다. 이 작은 성내천도 그러한데, 4대강 사업은 어떨까? 이번 폭우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을 위시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4대강 사업으로 홍수피해가 적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4대강 사업이 끝나도 늘 성내천과 같은 이런 문제로 보수유지를 해야 할 것이며, 그 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산책로 주변으로 떠내려온 토사가 쌓여있다. 손을 보지 않고는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없을 터이다. 유지보수비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스스로 제 기능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성내천 산책로 주변으로 떠내려온 토사가 쌓여있다. 손을 보지 않고는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없을 터이다. 유지보수비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스스로 제 기능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물폭이 좁고 구간이 적을 뿐이지, 4대강의 축소판처럼 보이지 않는가? 어려서부터 성내천에서 뛰어놀며 자랐다. 그때는 비가 오면 아이들과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으며 뛰어놀기도 했으며, 여름이면 물놀이도 했고, 비가 많이 와도 잠시 그렇게 흐르다가 안정되었다. 그냥 생태하천,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복개천을 뜯어내서 산책하고 자전거를 타기에는 편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성내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공사중'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성내천을 홍보하는 간판에 떠내려온 토사가 얹혀있다. 홍보판이 무색한 지경이다.
▲ 수문 성내천을 홍보하는 간판에 떠내려온 토사가 얹혀있다. 홍보판이 무색한 지경이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유실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비만 오면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어찌 감당할 것인가? 국민의 세금이 줄줄 세어나가는 것 같다.
▲ 산책로 유실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비만 오면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어찌 감당할 것인가? 국민의 세금이 줄줄 세어나가는 것 같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천재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송파가 최고'라는 홍보간판이 이번 폭우로 유실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에 갇힌 물에 반영되었다. 거꾸로, 그것이 아닐까?

4대강사업의 미래를 보는 듯하고, 현실을 보는 듯했다. 조금 불편해도 더불어 살아가는 하천을 만들고, 생명이 깃드는 강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네 후손을 위한 일일 터이다.

성내천을 따라 한강으로 갈수록 물비린내는 진동을 한다. 한강 르네상스와 뗄 수 없는 관계, 그저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데 익숙해진 이들과 그것에 혹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다.

온갖 미사여구는 난무하지만, 그곳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끊임없는 공사중이 아니라면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성내천, 4대강도 그리 다르지않으니 이러다 삽질공화국이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아니, 이미 삽질공화국이다.


태그:#한강르네상스, #송파워터웨이, #성내천, #4대강 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