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회사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는 KD운송그룹 아니더라도 최소한 사람에 대한 예우는 아는 교보생명이라는 소리는 들었으면 좋겠다(중략) 우리 교보생명이 퇴사하신 분과 그 가족에게도 사랑받는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홍찬관 교보민주노조위원장은 최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님께 드리는 공개서한'이라는 질의서를 보내면서 "2006년 이후부터 불거진 노조와 사측 간의 신뢰경영의 폐해가 올바르게 정립되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처음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설렘처럼 노사가 항상 존중하고 배려하는 직장문화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복수노조 설립 허용이후 전국 300여곳 사업장에서 제2, 제3의 노조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직장문화가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반색을 하며 새로운 노사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환영하는 반면, 또 다른 조합원들은 조합분위기만 흩트려 놓아 결국 사측의 입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한 최근 정부(2010년 1월1일)와 노동계(2011년 7월1일)가 복수노조 시행일을 두고 또 다른 대립각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노조와 신설 노조 사이에 단체교섭권의 쟁점이 첨예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라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홀로 5일 간의 연차휴가를 써가면서 전국의 조합원들과 만나 최근 '교보민주노조'를 설립한 홍찬관위원장은 8월 5일 현재 조합원 200여 명의 '휴먼 네트워크'를 만들어 자칭 민주노조 대장정의 최선봉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져가고 있다.
1400km 민주노조 알림의 대장정..조합원 217명을 만들다
"유일무이하다는 것은 고인 물이 썩듯 부패하고 반민주적인 폐단을 야기한다. 절대 권력자가 된 위원장은 조합원 위에 군림하며 제왕적 권력을 휘두름으로써 실질적 주인인 조합원은 한 순간에 머슴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것은 사람다운 삶을 이루기 위해 가장 근본적 투쟁을 하는 노동조합이 오히려 가장 비민주적인 독재 권력을 휘둘러 역설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게 되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최근 홈페이지를 오픈하면서 새로운 노동조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 6월 22일 창립총회를 발기하면서 심어왔던 노동조합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여 참다운 노조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홍 위원장이 주로 강조했던 내용으로는 ▲ 기득권만을 가지려 했던 노동조합의 우상화 파괴 ▲ 일부 조합 간부의 배만 불리는 편향성 정책 해소 ▲ 정책의 투명성을 통한 조합원과의 상생 제고 ▲ 퇴직이후 까지 존중받는 조직문화 정립 등을 내세웠다.
홍 위원장은 지난 7월초부터 본사, 부산, 대구지역본부 등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들었고, 조직원들 사이에서 전해오는 부당노동행위들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찬관이 만든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인사, 평가 상 불이익을 당할 줄 알라'는 등의 루머는 기본이고 어떤 지역 단장은 소식지 회수를 여사원에게 지시까지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들었다. 교보생명의 핵심가치가 곧 '정직'임에도 최소한의 법마저 준수하지 않는 회사 상황에 많은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홍 위원장은 노조를 만들면서부터 예상한 상황이라 마음은 담담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마부작침(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심경으로 모든 탄압을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며 그는 현재 이런 어려움들이 대부분의 신생노조들이 겪는 상황이라며 서울지역 내 신생노조들의 연대를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회장님, 조직원들의 자유로운 조합 선택권을 존중해 주세요홍찬관위원장은 최근 소식지 '신뢰2호'를 통해 음성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부 간부의 부당노동행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회사 측의 성실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처사를 묻는 공개편지를 대표이사에게 전달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해 00지원단장이 술자리에서 부하직원을 폭행해 결국 그 직원이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에 못 견뎌 20년이 넘게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본부장은 '지역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이유로 감추기에만 급급했다"라며 "정의를 외면하고 진실을 함구하는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함을 아는 계기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성과주의 문화가 만연한 금융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조직원들로부터의 신뢰와 믿음이다. 성과를 논하기 이전에 회사에서 줄기차게 강조했던 핵심가치(존경받는 100년기업)를 더욱 상기하여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드는 것이 제일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의 홈페이지 인사말에도 언급되었는데 내용인즉 "교보생명이 추구하는 '존경받는 기업'이란 모든 이해관계자들, 즉 고객, 재무설계사, 임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당국 모두가 골고루 발전하는 성장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그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을 뜻합니다"라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새롭게 만드는 노동조합은 어떤 특권도 거부하며 오직 조합원들의 신뢰와 존중만으로 움직여 가겠다면서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 사람이 존중 받는 세상, 정직과 신뢰가 대우 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