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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군이 라타키아를 공격해, 라타키아에 있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캠프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한 BBC.
 시리아군이 라타키아를 공격해, 라타키아에 있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캠프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한 BBC.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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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당국이 다섯 달 동안 계속된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력 진압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그간 탱크로 시민들을 진압하던 시리아 당국이 이제 군함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15일 저녁(현지 시각), 시리아군이 해안 도시인 라타키아에 사흘간 공격을 퍼부어 적잖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라타키아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은 13일(현지 시각)이다. 그 전날인 12일 금요일에 라타키아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었다. 라타키아는 휴양지로 유명한 지중해의 항구 도시로, 지난 다섯 달 동안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여러 차례 일어난 지역이다.

BBC는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14일(현지 시각) 시리아군이 군함을 동원해 라타키아에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14일 일요일에) 총 쏘는 소리와 폭탄이 터지는 소리를 도시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도시 전체가 폐쇄됐다. (……) 공포가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라타키아의 한 주민은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리아군은) 육지와 바다에서 모두 우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총격이 극심하다.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또한) 저들(시리아군)은 사람들의 집을 급습해 억지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

BBC는 "시리아군이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함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BBC는 한 활동가가 "(시리아군은) 움직이는 것은 어떤 것이든" 표적으로 삼아 발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 자지라>는 라타키아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군이 15일(현지 시각) 기관총과 탱크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같은 날 시리아군이 달아나는 시민들을 붙잡아 버스로 경기장에 데려간 후 휴대전화 등을 뺏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3일에 걸친 시리아군의 이번 공격이 민주화 시위가 계속된 지난 다섯 달 사이에 펼쳐진 공격 중 "가장 끔찍하다"고 주민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은 달아나려 하지만 라타키아를 떠날 수 없다. 포위돼 있기 때문이다. 라타키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도시 내에서 여기저기 이동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사흘에 걸친 공격으로 약 30명 사망"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사업기구(UNRWA)'도 시리아군의 라타키아 무력 진압을 우려했다. 시리아군의 강경 진압이 라타키아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에도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UNRWA 대변인은 15일, 라타키아에 있는 약 1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 중 5000명 이상이 시리아군의 공격 때문에 난민 캠프를 떠나야 했으며, 난민 중 일부는 시리아 당국으로부터 캠프를 떠나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UNRWA 대변인은 라타키아 현지에서 올라오는 여러 보고들을 볼 때 시리아군이 라타키아 공격에 탱크와 군함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캠프에서 쫓겨난 난민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들 중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시리아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적어도 난민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20명 가까이 다쳤다고 말했다.

시리아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만 희생된 것은 아니다. BBC는 사흘간 계속된 시리아군의 공격으로 라타키아에서 약 3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알 자지라>는 시리아의 풀뿌리 활동가 단체 중 하나를 인용해 라타키아에서 13일 이래 적어도 3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BBC는 또한 시리아 당국이 15일(현지 시각)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사람들을 무차별 체포했다고 전했다.

시리아군은 3월 중순에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후 핏빛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위 중심지들에 탱크까지 투입하고 있다. 라타키아를 짓밟기에 앞서, 시리아군은 최근 몇 주 동안 홈즈, 하마, 다이르 앗 자우르, 다라, 그리고 터키와 인접한 북서부의 알레포와 이들리브를 표적 공격했다(아래 지도 참조). (<아버지는 2만 명 학살, 아들은 무차별 탱크 공격>, <"저격수, 아홉 살 소녀 사살... 곳곳에 시신 더미"> 참조)

이와 관련, <알 자지라>는 '시리아 인권 관측소'를 인용해 시리아군 저격수가 홈즈에 사는 노인 1명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시리아군에게 최근 짓밟힌 도시들.
 시리아군에게 최근 짓밟힌 도시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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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당국, 학살 부인... "테러리스트 집단과 싸운 것"

시리아군은 학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국영 TV는 라타키아에 대한 포격은 전혀 없었으며 '군은 무장한 범죄 집단과 맞서 싸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BBC가 전했다.

시리아 정부도 "테러리스트 집단"과 충돌이 벌어져 시리아군 3명이 죽고 4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관련 기사 : 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을 비롯한 시리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후 '테러리스트들이 시리아에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또한 <알 자지라>는 시리아군 관계자가 '군함은 해안을 방어하고 무기 밀수를 방지하는 통상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시민들을 공격하는 데 군함이 동원됐다는 주장을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의 활동가들은 '민주화 운동 세력은 무장한 테러리스트'라는 정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다섯 달 동안 1700명 이상이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퍽! 퍽! "네 주인이 누구냐"... "대통령입니다">, <성기 잘린 13세 이어 눈이 사라진 15세 주검> 참조)

시리아군이 지중해의 휴양지 라타키아를 공격했다고 보도한 <알 자지라>.
 시리아군이 지중해의 휴양지 라타키아를 공격했다고 보도한 <알 자지라>.
ⓒ <알 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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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시리아, #아랍 민주화, #바샤르 알 아사드, #라타키아,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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