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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해군기지도) 막고, 조남호도 꿇려야하고. 할 일이 많네."

 

16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 겸 기자간담회를 마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기분 좋아보이는 '하소연'을 했다. "할 일이 많다"는 푸념 아닌 푸념에서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앞장 서는 등 현장 행보로 당내 노선 경쟁에서 제 페이스를 찾았다는 자신감도 묻어났다. 

 

전날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석했다 보수단체 여성 회원에게 머리채를 뜯기는 '봉변'을 당했지만 그는 "머리가 좀 뽑혀서 그렇지 괜찮다"며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치생명을 걸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국민 앞에) 무릎 꿇리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올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그는 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한진중공업에서는 노조위원장만 하면 죽어나가"

 

정 최고위원은 조남호 회장에 대해 독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탐욕경영이라고 표현한 것은 조 회장을 겨냥한 표현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진중공업에서는 노조위원장만 하면 죽어나가는데 그 사람들이 죽을 운명이었던 것이 아니라 경영자를 잘못 만나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에 나오라는 것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으라는 것"이라며 "청문회에서 모르쇠로 버티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차, 3차 청문회를 추진하고 그래도 미진하면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 대해서도 "죽겠다는 각오로 크레인에 올라갔는데 희망버스가 그 결심을 살아서 투쟁하겠다로 바꿨다"며 "지난 6월 1차 희망버스 때 김 지도위원의 연설을 들으면서 '내게 힘이 있다면 저 여자를 살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계기로 재벌개혁의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대법원은 작년 7월 현대차의 사내하청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지만, 현대차는 재상고 한 후 불법파견을 중단하지도, 파견법에 따라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도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도 불복, 현대차는 특수계급이냐"

 

정 최고위원은 "사법부가 불법이라고 했으면 지켜야지 현대차가 우리사회의 특수 계급이냐"며 "그들은 국회도 우습게 알고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그게 화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폭스바겐 등 세계일류 자동차 회사들은 (현대차처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이 자본의 자유와 함께 자본의 책임을 강조하고 윤리경영을 언급한 게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으려면 현대차 문제를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2~3세 비상장기업 키우기에 대해서도 "상속증여세 부과 방식을 포괄주의로 바꾸니 일감몰아주기라는 세계 최초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빠져나갔다"며 "30억 정도 투자한 4개 기업을 일감 몰아주기로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만들었지만 내야할 세금은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강령 및 정강정책에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라는 문구를 넣자는 제안을 당 최고위원회에 한 상태다. 그는 "최고위에서 발의한 후 당 '헌법119조 특위'에서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는 등 강령 수정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머래채 뜯긴 정동영 "우익 폭력 도 넘어"

 

전날 보수단체 여성 회원에게 머리채를 뜯기는 '봉변'을 당한 그는 "우리 사회에 우익폭력이 도를 넘었다"고 우려했다.

 

정 최고위원은 '가해자 처벌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친고죄는 아니지 않느냐"며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분위기가 좌우로 편을 나누고 백색테러나 용역 폭력, 용삼참사로 대표되는 경찰 폭력이 도를 넘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도에서도 경찰이 주민등록증을 까라고 하는데 계엄령이 내린 것도 아니고 5공화국식 발상"이라며 "공권력이 시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 국민의 이동의 자유를 차단하고 있는데 민주주의 한다는 나라가 맞는지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정동영,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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