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위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안양시 감사실은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7일(16일간)까지 2008년 이후 업무 전반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2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고 그 중 21건에 대해서는 시정, 6건에 대해서 주의를 주었으며 해당 공무원 6명을 문책(훈계) 조치했다. 또 4037만 원을 추징하거나 회수토록 했다.
감사실은 출하자(농민, 기타)에 대한 대금 결제가 늦어져 질 좋은 상품이 반입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안양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감사결과서'에 따르면 00법인의 경우 출하대금 미지급금이 매월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사업소는 지난 2008년도에는 이에 대한 행정조치도 하지 않는 등, 대금 지급지연에 대한 조치를 소홀히 했다.
하역비는 규정상 도매시장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데 00법인이 지난 2009년부터 출하자에게 하역비를 전가시켰다고 지적했다. 하역비는 농어민을 대신해서 도매시장 법인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도매시장법인 지정계획 공고시 선정기준에도 분명 명시돼 있다.
이 밖에 도매법인 재지정시에 자본금 등을 꼼꼼히 검토하지 않아 자본금이 부족한 경매법인이 다시 지정됐다는 점과 중도매인 조합 사무실 시설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는 등, 공유재산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지적했다.
또 도매법인 장부 및 재정 상태를 검사해 검사 결과에 따른 조치를 시행해야 하는데 지난 2004년, 2005년, 2008년, 2009년, 2010년도에 3개 법인에 대하여 검사를 한 번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양시는 이번 감사에 감사실장 포함, 감사실 직원 9명과 회계사 3명을 투입했다. 중점 감사 내용은 '도매시장법인 지정 업무의 적정여부와 중도매인 허가와 행정처분 적정여부, 공유재산 관리의 적정여부, 기타 도매시장 운영전반에 관한 사항'이었다.
감사 결과와 함께 안양시는 활성화 방안도 공표했다. 도매시장위탁운영, 복수도매시장법인 도입, 도매시장 시설 재배치를 중장기 활성화 방안으로, 법인 검사시 전문인력 확보 및 재지정 계약자료 활용, 농산물 도매시장 운영관리 조례 및 시행규칙 개정,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 직원 재배치를 단기 활성화 방안으로 공표했다.
이번 감사는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실시한 2009년도 도매시장 개설자 평가결과, 안양시가 전국 32개 도매시장 가운데 31위로 부진기관 평가를 받은 데다 도매시장법인도 모두 하위권(청과부류 전국 81개법인 중 ㈜태원 81위, 안양원예농협 63위, 수산부류 전국 24개법인 중 ㈜평촌수산 16위) 평가를 받는 등 운영전반에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14일 오전 10시 30분,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 사업소 3층에서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도매인 간담회'가 열렸었다. 중도매인들은 이날 도매법인이 경쟁력 없는 물건을 들여와 시장이 침체됐고, 이중 수수료 부과, 부정경매 우려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시급히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대호 안양시장은 "그동안 하지 못한 감사를 철저하게 해 볼 생각"이라 밝혔다. 이어 "감사 결과를 보고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서 특정세력, 특정인이 중심이 되는 농수산물 시장이 아니라 안양시민과 인근 도시 시민이 주인 되는 시장 만들어 볼 것"이라며 개혁에 강한 의지가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한편, 중도매인들은 이번 감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도매인 L씨는 16일 오후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하나마나한 감사였다. 핵심 못 찔렀다. 중도매인 보증금 유용한 부분, 부정경매 등을 전혀 지적하지 못했다. 현재 국가에서 권장하는 전자경매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감사원 감사 같은 좀 더 강한 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감사결과 공표도 좀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도매법인 이름도 없는 감사결과 공표가 무슨 의미다 있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