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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시구문이 뭐예요?"

"응, 일본이 안중근, 유관순 같은 우리나라 훌륭한 독립운동가 분들을 사형시킨 후, 외부에 시신을 몰래 바깥으로 빼내려고 뚫어 놓았던 비밀통로야."

 

66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독립과 민주의 현장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한 부녀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이날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전시관은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로 그야말로 발디딜 틈 없이 없을 정도였다. 몇몇 관람객들은 해설사를 요구했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너무 많아 해설사를 둘 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관리하는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관람객이 보통 평일 하루 평균 1500명인데 이번주에는 2000명 정도로 집계되었으며, 오늘 하루 오전에만 5000명을 넘었다. 올해 관람객 최고의 기록이다"고 말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광복절 인산인해

 

전시관 앞에서는 서울지방보훈청 주최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관람 감상문 공모 대회'를 열고 있었다. 역사관 마당에서는 시사만화협회 회원들이 나와 관람객들의 캐리커처를 무료로 그려줘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부모들은 전시관, 중앙사, 옥사, 사형장 등을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나라를 잃은 우리민족의 설움이 무엇이었는지 설명하기에 바빴다.

 

일산에서 자녀 둘과 손을 잡고 온 김보경(40세, 주부)씨는 "요즘 독도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을 보며 내 조국 내 나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나라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었다"고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1옥사에서는 항일무장투쟁의 산실인 신흥무관학교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기획전을 열고 있어 광복절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 9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열릴 기획전에는 신흥학우보 제 2권 제 2호, 최해장군 독립군간부훈련교본 등 독립기념관 소장 자료와 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 일기, 지 장군의 딸 지복영 독립운동가의 자서전 등이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11옥사에서 국가근로장학생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정윤화(20세, 서일대학 2학년)씨는 "이곳에 있으면서 근대 역사 지식도 얻을 수 있어 좋았지만 나라를 잃은 국민이 어떻게 고통을 받게 되는지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이 와서 죽기전에 이런 것을 알릴 수 있어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우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 한편이 아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인, 미국인 등을 비롯해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11옥사에서 만난 미국인 스티븐(48세, 회사원)씨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찾아오게 되었다,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한국인들이 이런 전시를 통해 나라를 더욱 사랑하고 이웃 나라들에게도 사랑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경내 특설무대에서 광복 제 66주년 기념 특별기획 공연 '건곤감리'가 열렸다. 총 3막으로 제 1막 '일제강점기 신음하는 대한민국', 제 2막 '고난극복, 그것은 우리의 천명', 제 3막 '아! 대한민국, 세계 속의 그 이름 코리아'로 구성된 공연을 포퍼밍 아트와 뮤지컬 형식으로 표현해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엔딩에서 관객과 함께 태극기 퍼포먼스를 통해 독립의 환희와 감동,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정론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흥무관학교, #민족문제연구소, #서대문형무소, #11옥사, #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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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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