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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서울·경기지역 개신교 신자들에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문자 메시지가 대량 발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자 메시지에는 "8월 24일 투표해서 곽노현 교육감 물리칩시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경기도에 사는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22일 오전 10시께 장문의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다. 평소 안면이 있는 교계 인사가 보낸 문자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미션스쿨 무너지고 학생은 시위 전위대로..."

 

"급해요! 곽노현 교육감 학생인권조례안 통과되면 1)미션스쿨에서 종교교육과 채플이 선택 과목이 되고 전체 외부 종교 행사 못함: 미션스쿨 무너지고 2)동성애 허용: 초중고생 동성애 충만해지고 3)초중고생 정치활동 허용: 초중고생 정당활동 한다며 광우병 때처럼 시청 앞에 뛰어나가 시위대의 전위부대가 됩니다."

 

이어 이 문자에는 "교회가 깨어 기도하고 일어나지 않으면 이 나라가 무너집니다. 8/24 꼭 투표해서 곽노현 교육감 물리칩시다"라면서 "이 메시지를 20명에게 꼭 전달해주세요. 그러면 승리합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김 부소장은 "같은 문자를 받은 기독교사모임 소속 후배가 '미션스쿨이 정말 무너지느냐'고 문의전화를 할 정도니 문자가 대량 살포된 게 맞는 것 같다"면서 "극우 기독교계 세력이 교회 상조회 등의 연락처를 빼내 피라미드식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같은 문자를 받은 휴대전화 3개의 화면 사진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내용이 모두 같았다. 문자 발신자는 나와 있지 않았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문자 수신 여부를 확인한 결과 상당수의 교사, 시민이 문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사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친인척도 같은 문자를 받았다고 장 교육감 측은 전했다.

 

함아무개 교사(서울 ○○중)는 "내용이 무식해 보이지만 정말 교묘하다"면서 "학생인권조례로 곽 교육감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무상급식 투표와 연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일부 교회세력의 마타도어 유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이번 주민투표와 학생인권조례 추진은 전연 다른 사항"이라면서 "시교육청이 마련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 미션스쿨을 무너뜨리거나 동성애를 허용하는 내용이 단 한 글귀도 들어 있지 않다. 촛불시위와 학생인권조례를 연결하는 것도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펴야 할 일부 교회세력이 '마타도어'식 문자 살포에 나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주민투표법 상 문자 발송 주체가 표시되지 않아도 투표운동 차원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면서 "허위사실이면 문제가 되지만 주장의 차원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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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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