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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저녁 서울 광진구 중곡종합사회복지관 방문 일정을 마친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권자들은 늘 위대했다, 저는 서울 시민들을 믿는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서울 시민들, 유권자 여러분들의 정확한 판단을 믿는다"며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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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마음이 호수처럼 잔잔하다. 왜 그러냐면, 저는 서울시민들을 믿는다. 서울시민들을 믿지 않고는 처음에 이 장정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늘 많은 우여곡절이 있지만, 늘 선거가 끝나고 나면 유권자는 위대했고 그 시대에 적확하게 선거결과를 만들어주셨다. 이번에도 서울 시민여러분들, 유권자 여러분들의 정확한 판단을 믿는다."

주민투표 실시를 하루 앞둔 23일 열린 마지막 기자간담회,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권자를 믿는다"며 투표결과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세훈 시장은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도 아니고,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지만 어떠한 복지가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복지인가를 정리해둔 유권자들은 반드시 투표장에 나오실 것이다, 유권자 여러분들의 많은 고민이 담긴 선택을 믿는다"며 '부동층 표심'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오 시장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재래시장, 지하상가, 야구장 등을 찾아 다양한 시민들을 만난 것도 이러한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

오 시장은 "이번 투표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은 어느 당의 적극 지지층이 아니라, 부동층, 중간층"이라면서 "오늘 제가 다종다양한 장소에서 다종다양한 분들을 뵀던 이유 중 하나는 중간층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최대한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고비고비 때마다 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결과들이 중간층, 중도층과 같은,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던 분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치판단하느냐, 이동하느냐에 따라 나타났다"면서 "내일 주민투표에서는 평소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아닌, 객관적인,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분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표거부운동 진영, 두고두고 후유증·대가 치르게 될 것"

이날 간담회는 오 시장이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방과후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 중곡사회종합복지관에서 열렸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역사는 (이번 주민투표를) 상당히 의미 있는 주민투표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면서 "시장이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라고 발제를 했다고 해서 그 의미를 폄하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긴 합니다만, 이번 주민투표는 정책을 놓고 벌이는 첫 주민발의형 투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법원의 소송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는 양쪽 모두가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번 주민투표가 (무상급식과 관련된 논란을) 말끔하게 마무리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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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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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벌이고 있는 투표거부운동에 대해 "이른바 진보진영이 이번 투표운동과정에서 소탐대실을 했다"고 거듭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오 시장은 "(투표) 불참운동을 벌임으로써 앞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주민투표가 사실상 공개투표화되는 (투표) 반대운동이 이번 전례를 통해 가능해졌다"면서 "스스로 민주진영이라고 자부하는 분들이 정말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여론조사 결과나 여론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그 방법(투표거부운동) 이외에는 이 국면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고 그 방법을 선택했겠지만 아마 두고두고 후유증,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한 기자가 '하남시와 제주도에서 주민투표를 했을 때 한나라당이 주민투표 거부운동을 했는데 그건 괜찮다고 보느냐'라고 묻자, 오 시장은 "오래전 일이라 제가 들은 바가 없어서 정확하게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사퇴시점? 시기상조"...24일 혜화동에서 한 표 행사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사퇴시점'을 묻는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에 오 시장은 "거취표명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제가 바라는 방향으로 결론이 안 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시기상조"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종구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이번 투표운동에서 도움이 됐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앙당에서는 다소 입장을 달리하시는 분들이 계셨지만 서울시당에서는 정말 적극적으로 많이 도와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후 한 순댓국집에서 진행된 출입기자 만찬회에서 오 시장은 "정치전문가들이 다들 33.3% 못 넘는다고 하더라, 그런데 지난해 선거에서 그 정치전문가들이 다 틀렸다"면서 웃어 보였다. 오 시장은 24일 오전 6시 45분께 혜화동 자치회관 1층 혜화홀에 위치한 '종로구 혜화동 2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