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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의 최종투표율을 기록하며 개표가 무산된 가운데, 24일 밤 서울광장에 아이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이 주민투표 무산을 자축하며 기뻐하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의 최종투표율을 기록하며 개표가 무산된 가운데, 24일 밤 서울광장에 아이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이 주민투표 무산을 자축하며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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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저녁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최종 투표율이 발표된 직후,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이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바람직한 서울시 복지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단 한번의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놓치게 돼 참으로 안타깝다"며 "사퇴 시기는 하루이틀 안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저녁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최종 투표율이 발표된 직후,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이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바람직한 서울시 복지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단 한번의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놓치게 돼 참으로 안타깝다"며 "사퇴 시기는 하루이틀 안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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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투표는 친환경무상급식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서울 시민의 승리입니다. 그러면 누가 졌습니까? 오세훈 시장이 졌고, 한나라당이 졌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승리했다고 합니다. 무승부라고 합니다. 오 시장은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 그렇다고 합니다. 자신의 사퇴 약속은 한마디도 없이 서울시민에게 왜 투표를 안 했냐고 호통 치고 들어갔습니다. 완전히 맛이 갔습니다."

24일 오후 8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25.7%로 마감된 직후,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 마감 후 서울시청 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에 관한 언급 없이 당당한 표정으로 2분여 만에 자리를 떠난 것에 분노한 것.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바람직한 서울시 복지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유일한 기회였는데 놓치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사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 패장에게 그래도 조그만 예의를 갖추자'라고 말하고 싶었다"라며 "하지만 아무런 반성이 없는 오 시장의 태도를 보며 서울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저 사람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투표기간 동안 투표거부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로, 유의선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 홍용표 국민참여당 서울시당위원장,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 등과 함께 이날 서울광장에서 '서울을 바꾸자, 시민 한마당'을 공동 개최했다.

"보편적 복지가 선별적 복지를 이긴 날"

24일 밤 서울광장에 모인 대학생들이 '서울을 바꾸자'는 피켓을 들어보이며 오세훈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4일 밤 서울광장에 모인 대학생들이 '서울을 바꾸자'는 피켓을 들어보이며 오세훈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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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의 최종투표율을 기록하면서, 개표가 무산된 가운데 24일 밤 서울광장에 모인 대학생들이 주민투표 무산을 자축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의 최종투표율을 기록하면서, 개표가 무산된 가운데 24일 밤 서울광장에 모인 대학생들이 주민투표 무산을 자축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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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한마당에는 15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나와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을 '자축'했다. 참가자들은 '서울을 바꾸자'라는 손피켓을 들고 "무상급식 지켜냈다", "오세훈 시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덕수궁 쪽과 연결되는 횡단보도에는 '오세훈 방빼 - 집주인'이라는 대형 피켓을 든 시민들도 있었고, 광장 한편에서는 "시민이 승리한 잔칫날"이라며 잔치국수를 말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손에 촛불을 든 참가자들은 광장에 삼삼오오 자유롭게 둘러 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금천구에서 온 박하영(여, 24)씨는 "투표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와 불안했지만 서울 시민들이 투표 거부로 무상급식에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한나라당이 '사실상 승리'라고 한다는 소리를 듣고 기가차서 말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는 금천구가 투표율이 가장 낮아서 기분이 더 좋다"며 "오 시장이 하루 빨리 사퇴하고 다음 시장으로는 정말 시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주민이라는 박정호(남, 42)씨는 "강남 3구의 투표율이 높았지만 그곳도 변하고 있다"며 "지난 폭우로 인한 피해도 있고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의식적으로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강남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들도 서울 시민이고 편 나누기로 대해서는 안 된다"라며 "당연히 오세훈 시장은 물러나야 하고, 다음 시장은 강남, 강북 할 거 없이 서울 시민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도 참석했다. 노 전 대표는 "한국사회의 복지 방향을 결정하는 아주 역사적인 날"이라며 ""보편적 복지가 선별적 복지를 이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의 거취와 관련해 "정책을 결정하는 투표에 자신이 시장직을 걸은 만큼 (사퇴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김종민,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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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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