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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9일 오전 8시 13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2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시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검찰수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곽 교육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의 돈을 지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교육감 후보단일화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박명기 교수와의 후보 단일화는 민주진보진영의 중재와 박명기 교수의 결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대가에 관한 어떠한 약속도 없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후보단일화가 저에게 절실했던 목표일 수밖에 없었지만, 후보단일화를 위한 뒷거래는 너무나 명백한 반칙이라 제가 살아온 방식과 전혀 다르고 저와는 생리적으로 맞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선거에서 저와 관련된 위법과 반칙은 전혀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거서 위법과 반칙 없어... 정치적 의도 반영된 표적수사"

 

박 교수에게 2억 원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박 교수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서 선의의 지원을 했을 뿐"이라면서 "취임 이후 선거와 무관하게 그 분의 딱한 사정을 보고 선의의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교육감에 취임한 이후, 박명기 교수가 자신의 경제적 형편과 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두 번이나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졌고, 이 때 생긴 부채로 말미암아 경제적으로 몹시 궁박한 상태이며, 자살까지도 생각한다는 이야기였다"면서 "같은 미래를 꿈꾸며 교육운동의 길을 계속 걸어오신 박명기 교수의 상황을 모른 척할 수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이런 맥락에서 총 2억 원의 돈을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저와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하였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자신의 측근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K교수를 통해 박 교수의 친동생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곽 교육감은 "선거는 공정성을 위해 대가성 뒷거래를 불허해야 하지만, 선거 이후에는 또 다른 생활의 시작이다. 선거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서 그 분의 곤란한 형편을 영원히 외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두 가지 사안을 별개로 볼 것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곽 교육감은 "왜 저에게 항상적인 감시가 따를까요? 이른바 진보교육감, 개혁 성향 인물이라는 이유일 것"이라면서 "법 적용의 편향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곽 교육감은 "이번 사건도 정치적인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검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우리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법치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구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간 곽 교육감은 기자들의 질문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브리핑실을 떠났다.

 

한편, 이날 오전 검찰은 곽 교육감으로부터 '교육감 후보 단일화'의 대가로 1억 3000만 원의 돈을 건네받은 혐의로 박명기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태그:#곽노현, #박명기, #서울시 교육감, #교육감 단일화, #서울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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