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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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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행정적인 것, 예를 들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IT 전산 쪽이 모두 해킹 당하거나 하면 문제가 많고 복구비용이 초기비용보다 더 드는데, 사람들은 늘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신경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공기처럼 그것 때문에 편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것을 바꾸고 싶다. 영어로 하면 인프라, 소프트웨어다. 서울 전체의 소프트 웨어는 신경 안 쓰고 오로지 하드웨어만 주장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 같은 사람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알려진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아직도 고민 중이고 우선 급한 일부터 처리한 뒤에 자신의 고민을 정리해 직접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개 "고민중"이라거나 "생각 정리가 아직 안 돼 있다"는 말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사회적 책임 지닌 사람의 고민 중 하나"

안 교수는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본격 고민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걸 보면서 보기에 안타까웠다"며 "(서울시장 출마 문제는) 어떤 사회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출마 결심에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저 자신이 그런 자격이 되는 사람인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출마를 생각한 것은)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건 아니다, 평생 그렇게 살지 않았다, 23년째 언론에 노출됐지만 지금까지 한 말을 뒤집지 않고 살아왔다, 뒤로 호박씨 까는 타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소 친분이 깊고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출마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다 포함해서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야권연대 차원에서 이뤄지는 범시민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처 고민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가 앞서 나가 제가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오늘은 철수가 나왔으니 내일은 영희가 나올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당 반응은 인터넷을 통해 알았다"며 "왜 그렇게 과민반응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쓰일 자리는 아니"라며 "그런 것 때문에 지인들끼리 모여 식사하는 자리에서 분노한 적이 있고, 그런 분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유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장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장을 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한편, 이날 평화재단 주최의 '희망공감 청춘콘서트'는 1300여 명의 시민들이 청중석을 꽉 채운 가운데 진행됐으며 엄청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의 재기발랄한 진행으로 좌중에 폭소가 자주 터졌다.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에 관심을 가진 언론의 취재 경쟁은 매우 뜨거웠으며, 과열 취재경쟁으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음은 안철수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울분에서 진전된 건 없어... 앞선 보도에 당혹"

서울시장 출마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 참석해 '시골의사' 박경철 의사와 함께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 참석해 '시골의사' 박경철 의사와 함께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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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게 된 배경은.
"시장과 교육감이 동시에 문제된 부분을 보면서 사실 안타까웠다. (출마는) 어떤 사회적인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민 중 하나다. 깊은 수준의 고민은 아니었고 여러 명이 모인 데에서 일종의 울분을 토하면서 했던 얘기였고 그 이상으로 진전된 게 없다. 현업에서 열심히 일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어젯밤(1일)에 지나치게 나간 보도가 나갔다."

- 박원순 변호사가 알려진 것과 달리 안 교수의 출마에도 불구하고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가 출마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런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고민해 봐야 하겠다."

- 박원순 변호사는 야권연대에 해당하는 범시민후보단일후보 경선에도 직접 참여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이 같은 경선에 참여할 생각이 있나. 
"전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처 고민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가 앞서 나가서 당혹스럽다."

- 여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나.
"직접 연락하신 분은 아무도 없다. 농담이지만 제 이름 한 번 쓸 때마다 돈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10년 전부터 계속 돼 온 일이다."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오늘은 철수가 나왔으니 내일은 영희가 나올 것"이라며 누구든 많이 출마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출마 결심 보도 이후 정치권의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같은 반응을 어떻게 보고 있나. 또 시민적 관점에서 이번 선거가 어떻게 치러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당에서) 왜 그렇게 과민반응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쓰일 자리는 아니다. 그것 때문에 지인들끼리 식사하면서 분노한 적이 있다. 그게 발단이 돼서 언론에서 앞서 보도한 것 같다."

"존경받는 인물로 남는 게 나을 수도... 고민 중이다"

- 누리꾼들 중에는 안 교수가 존경받는 사회적 인물로 남아 있는 게 한국사회를 위해 더 좋다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존경받는 인물로 남아있는 게) 더 낫다. 그래서 고민이고, 생각 정리가 필요하다."

- 좀전에 끝난 '청춘 콘서트'에서 "사회에서 많이 받은 것 같아서 돌려주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하는 일이 정리되고 마무리 되면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무언가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정말로 내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열정을 갖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만큼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은 검증이 안 돼서 (나 스스로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 검증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나.
"의사 그만둘 때는 6개월을 고민했고, CEO 그만 둘 때는 1년을 고민했다. 고민 중인데 기사가 나버렸다."

서울시장 출마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서울시장 출마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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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마를 결심하는데 가장 고민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그런 자격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내 욕심을 채우려는 건 아니다. 평생 그렇게 살진 않았다. 23년째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 말을 안 뒤집고 살아왔다. 뒤로 호박씨 까는 타입이 아니다. 결심 서면 말하면 된다. 제가 결정이 안 되고, 고민하는 와중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 가족이나 최측근은 어떤 조언을 해줬나.
"(출마 결심이) 50대 50이 아니고 51%라도 (한 쪽으로) 기울면 가족과 의논하겠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 (상의를 못해서) 가족들이 오히려 충격을 받았다."

-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 쪽 다(민주당, 한나라당) 문제가 있지 않나. 지난 10년간 (양 측을) 경험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 정당에 입당하는 방식의 선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나.
"그것도 생각 정리가 필요한데 기본적으로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치) 구조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들을 가지고 있고, 그 정도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시정하면 안 된다"

- 좀전에 서울시장과 서울교육감의 문제를 접하면서 동시에 출마 문제를 고심하게 됐다고 밝혔는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반론으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정을 하면 안 된다."

- 우리나라 환경이 정치적인 시장을 하게끔 만들기도 하는데 바꿀 자신 있나.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 홀로 할 자신은 없고 파트너가 있으면 할 생각이 있다고 어필해 왔다. 시장 출마하면 파트너는 영입할 생각인가.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해 10년 동안 기회가 많았는데도 거부 의사를 가진 이유가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다는 일종의 패배의식 때문이다. 혼자 들어가서 혼자 높은 자리에서 잘 대접받다가 혼자 나오고 아무것도 바꿔놓지 못하고 나오면 인생 낭비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대통령이라면 한 사람이 크게 많이 바꿀 수 있는데 일단은 그럴(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고, 시장도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와 다르다. 그런 차이가 있다. 그 정도의 현상에 대한 인식 수준이지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겠다'는 (부분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 서울시에는 산적한 현안이 많다. 산적한 현안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것부터 바꾸고 싶나.
"전시 행정적이고 하드웨어 내지는 밖으로 보이는 쪽만 계속 하다보니까 문제가 터지고 있다. 예를 들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IT 전산 쪽 해킹이 일어나면 문제가 많고 그 때 복구 비용이 초기 투자비용보다 더 든다.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 제발 그만하고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공기와 같이,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 때문에 편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것들, 인프라 또는 소프트웨어다. 서울시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전체의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돼야 진짜 선진국이 된다. 그런데 자꾸 옛날 산업시대 논리로 하드웨어에만 투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 같은 사람, 20~40대는 한심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의사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의사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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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의사가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 주제로 특강을 끝내자,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의사가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 주제로 특강을 끝내자,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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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철수,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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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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