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가 거세게 내렸다.
늦은 밤 동명항 방파제에 섯을 때, 파도는 방파제를 집어삼킬 듯 혀를 낼름거리며 다가왔고, 거센 바람에 사선으로 누운 빗줄기는 작은 화살이라도 된 듯 드러난 살을 공격했다.
그렇게 긴 밤, 바람과 비와 파도가 넘실거린 바다는 잠을 이루지 못했을 터이다.
아직 빛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새벽에 동명항 바다에 섰다.
어젯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과 더 많은 세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같은 점은 여전히 파도가 높다는 점이다.
여명의 순간부터 해가 떠오르는 순간까지 그 자리에서 파도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오메가의 해돋이는 만나지 못했지만, 넘실거리는 파도와 바위를 넘다들며 구름인 듯 파도인 듯 서로 교감하는 파도와 구름을 보며 생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아주 오랜만에 내가 원하던 그 바다, 일출의 바다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