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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원농협이 조합원(농민)들에게 지난 2009년 할당한 재고 쌀 판매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한 만큼 벼 수매를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여름 유난히 긴 장마와 폭우로 인한 벼농사 흉작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장호원농협의 차감수매 논란은 더욱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6일 장호원농협과 조합원, 주민들에 따르면, 장호원농협은 지난달 23일 '9월말까지 쌀 판매목표 미달 시 2011년 벼계약재배 수매 시 수매량을 차감 수매할 예정'이라며 개인별 목표 및 실적을 표기한 안내문을 조합원들에게 발송했다.

장호원농협은 지난 2009년 전국적인 쌀 재고 대란으로 쌀 값 하락 등 판매부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조합원들에게 쌀 판매 참여를 독려하며 개인별 판매량을 할당했었다. 오는 9월까지 목표량을 전량 판매하지 못할 경우 미달된 수량만큼 올해 벼 수매에서 차감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

이에 일부조합원들은 "평생 농사만 짓던 농사꾼이 장사하는 재주가 없어 다 팔지 못한 것뿐인데 그걸 또 수매에서 차감하겠다는 건 농민더러 자기 쌀을 도로 사가라는 협박이나 마찬가지"라며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농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생산가는 올랐는데 쌀값은 떨어지고, 수매가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처사는 농협이 농민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이라며 "'조합원의 실익을 위해 일하겠다'던 조합장의 공약은 어디로 갔느냐"고 격분했다.

이에 대해 장호원농협 관계자는 "판매 목표량을 완수한 조합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차등수매를 결정했다"면서 "원래는 작년에 시행하려 했던 차등수매를 올해까지 연기해 준 것으로 조합원 70~80명이 이에 해당되지만 반발하는 농민은 몇 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대한 조합원들에 손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차감수매 통보를 철회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이처럼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이 오히려 농민을 옥죄는 아이러니가 벌어지자 농민들은 농협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며 "농협이 뭐하는 곳이냐"는 탄식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첨부파일
장호원농협2.jpg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이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천#이천소식#농협#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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