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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단일화'가 발표된 세종문화회관 지하는 전쟁터가 됐다.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위해 모습을 드러낼 안 원장과 박 이사를 기다리던 50여 명의 취재기자들은 두 사람이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들어올 것으로 보고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정 반대 편에서 안 원장이 들어선 것. 그나마 잡혀 있던 취재라인이 뒤엉켜 혼란은 가중됐다. 안 교수를 향해 '대열'을 무시한 몇몇 카메라 기자들이 달려가자 뒤에서는 "비켜, 비켜"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카메라 기자들이 안 원장의 모습을 찍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면, 취재기자들은 안 원장의 입에서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수십 명의 기자들은 저마다 녹음기와 휴대폰을 꺼내들어 조금이라도 안 원장 가까이에 가려고 몸을 밀착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곧) 발표 할 건데"라는 한 마디만 남긴 채 회견장으로 들어갔다.

 

기자회견 안쪽의 상황은 더욱 치열했다. 공고한 성벽처럼 회견 테이블을 둘러싼 기자들은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대열을 짰다. 앞에 앉은 기자가 조금이라도 일어설라치면 "앞에, 앞에"라며 매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 원장과 박 이사가 포옹하는 장면이 연출되자 "이 쪽도 봐주세요"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안 원장이 자리를 뜨자 6~70명의 기자들이 안 원장 하나에 쏠렸다. 서로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져 몇몇 기자들은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위치한 회견장에서 1층 입구까지, 500m 안팎의 거리 동안 이 광경은 계속됐다.

 

기자들은 "5분만 서서 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원장은 "물러서는 사람인데 말씀 드릴 게 있을 리 없다"며 차를 타고 떠났다.

 

안 원장이 떠난 뒤 나온 박 이사에게는 안 원장보다는 적은 취재진이 몰렸다. 그럼에도 박 이사는 밀려드는 기자들에 당황한 듯 헛웃음을 지었다.

 

박 이사는 "안 교수와는 오랜 세월 동안 갖고 있는 생각과 삶의 궤적이 (비슷해)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생각이 많았다"며 "서로의 전폭적인 신뢰 가운데서 있는 일(단일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의 지지율이 더 높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박 이사 옆에서 그를 감싸던 한 인물은 "그건 나중에 말하자"며 질문을 끊었고, 박 이사 역시 자리를 떴다. 

 

세종문화회관을 지나던 이들에게도 안 원장과 박 이사의 등장은 관심거리였다.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춰 둘을 지켜봤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이도 다수 있었다. "뭐 때문에 사람이 몰렸냐"고 물은 몇몇의 시민들은 '안 원장과 박 이사 단일화 기자회견'이라고 하자 회견장을 떠나지 않고 두 사람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취재진들에게도, 일반 시민들에게도 '안 원장과 박 이사 단일화'는 뜨거운 이슈였다.


태그:#안철수 ,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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