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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근 충남 교육의원(가운데)이 학교운동장에 사용된 발암물질이 검출된 감람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임춘근 충남 교육의원(가운데)이 학교운동장에 사용된 발암물질이 검출된 감람석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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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허용기준치를 최고 30배나 초과해 검출됐지만 관계기관의 늑장대응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이 충남도의회 학교운동장개선연구모임과 충남환경운동연합, 전교조 충남지부의 의뢰로 벌인 조사결과 학교 운동장에 감람석을 사용한 5개 학교에서 석면이 적게는 0.75%에서 많게는 기준치(0.1%)를 크게 넘어선 3%까지 검출됐다.

구체적으로 충남 아산의 음봉중학교 운동장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적게는 0.5%에서 최고 3%의 석면이, 충남 천안의 쌍용중학교 운동장에서도 적게는 0.25%에서 많게는 1.50%의 석면이 검출됐다(관련기사 : 학교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 '석면' 검출).

해당 단체들에서는 감면석을 사용한 충남 아산의 설화중학교 운동장도 기준치를 넘어선 석면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중에 있다.  

전교충남지부 "귀 담아 듣지 않아 기자회견 열었다"

감람석을 사용한 충남 음봉중학교 운동장. 이곳에서는 환경단체 등의 분석결과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석면이 검출됐다. 반면 준공당시 해당학교 의뢰로 벌인 조사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감람석을 사용한 충남 음봉중학교 운동장. 이곳에서는 환경단체 등의 분석결과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석면이 검출됐다. 반면 준공당시 해당학교 의뢰로 벌인 조사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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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관계당국의 대응이다.

전교조충남지부 이정희 사무처장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결과를 토대로 충남도교육청에 수차례 걸쳐 해당학교들이 석면에 노출됐을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사용금지 등 응급조치를 요구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부득이 어제 보도자료에 이어 오늘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무처장은 "도교육청 측에서는 학교측이 준공허가 당시 제출한 분석결과를 근거로 석면 초과검출 결과를 아예 무시하고 재조사 요구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논란이 일자 8일 오후 "해당학교에서 준공당시 제출한 분석결과(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따르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며 "하지만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또 다른 분석결과가 나온 만큼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시료를 채취해 재조사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해당 운동장 사용을 잠정 중단시키고 재조사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석면이 검출될 경우 사용된 감람석을 모두 걷어들인 후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충남지부 이정희 사무처장은 "전국 26곳의 석면광산 중 16곳이 충남에 위치해 있는 등 충남 전역이 석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그런데도 경고를 외면하고 늑장대응에 나선 도교육청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공동재조사 하겠지만..."

'충남도의회 학교운동장 개선 연구모임'과 '충남환경운동연합' '전교조 충남지부'가 8일 오전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석면검출 학교운동장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잇다.
 '충남도의회 학교운동장 개선 연구모임'과 '충남환경운동연합' '전교조 충남지부'가 8일 오전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석면검출 학교운동장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잇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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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교육청과 관련 단체 간 입장차이는 여전히 큰 상태다.

도교육청은 사용된 감면석이 어느 광산에서 생산돼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됐는지에 대해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피해가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작성한 조사보고서('석면함유가능 광물질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마련')를 통해 '사문석과 감람석이 석면을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보고서가 교과부나 일선 학교현장 등의 관련행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도교육청은 여전히 감면석 운동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관련단체에서는 학교내외의 석면 오염 재조사를 비롯 석면노출에 따른 해당 학교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또 감람석은 더 이상 친환경소재가 아닌 것으로 입증된 만큼 운동장 개선 사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인조잔디 운동장또한 유해논란이 크다"며 "그냥 맨땅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임춘근 충남교육의원은 "이번 일은 학생건강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충남교육청이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를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석면, #발암물질 ,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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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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