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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저녁에 강정마을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구럼비 바위 파괴현장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개되었다.
 8일 저녁에 강정마을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구럼비 바위 파괴현장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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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해안의 상징인 구럼비 바위가 처참하게 부서지는 현장이 카메라에 잡혔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 운동가들, 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바위가 부서지는 현장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했다.

8일 오후 8시부터 100여 명이 강정마을 코사마트 사거리에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특별히,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들과 감리교 소속 목회자들이 단체로 참여했다. 그리고 가까운 서귀포 시내에서 '강정마을을 사랑하는 서귀포시민 모임' 소속 회원 39명이 지난 일요일에 이어 2차 평화버스를 타고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과 <아리랑 티비>의 취재진들이 참석,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 8월 5일을 전후로 강정마을을 취재해서, 전 세계로 제주해군기지의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촛불문화제에서는 평화운동가 송아무개씨가 선상에서 촬영한 구럼비 바위 파괴현장이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구럼비 바위를 비롯한 강정마을 해안 일대는 해군의 공사 지역에 해당한다. 현재 공사현장은 펜스가 설치 돼 있어 걸거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다. 구럼비 바위 파괴현장 사진을 촬영한 송아무개씨는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기도라도 하려는 마음으로 배를 타고 그곳 가까이 접근했다가 사진을 찍게 됐다고 한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현장을 담은 사진을 쳐다보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현장을 담은 사진을 쳐다보고 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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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현장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확인한 시민들은 한결 같이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구럼비 해안은 유년의 추억이 깊게 스민 곳이기 때문에 더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날라리외부세력'의 회원인 조아무개씨는 구럼비 해안에 대한 주민들의 애틋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가수 강산애씨의 '라구요'를 불러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조씨는 "갈 수 있어도 가지 못하는 장소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사업조사소위원회'(위원장 권경석 의원)가 해군기지사업단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을 당시, 보고를 맡은 이아무개 대령은 의원들에게 "구럼비 바위는 공사과정에서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에 국회의원들이 기지사업단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럼비 해안은 한없이 조용했다. 하지만 의원들이 돌아가고 나자 이곳은 굉음이 진동하는 살벌한 장소로 변했다.(사진은 6일 의원들이 기지사업단을 방문하기 직전에 촬영한 것)
 6일에 국회의원들이 기지사업단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럼비 해안은 한없이 조용했다. 하지만 의원들이 돌아가고 나자 이곳은 굉음이 진동하는 살벌한 장소로 변했다.(사진은 6일 의원들이 기지사업단을 방문하기 직전에 촬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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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해군 측은 의원들이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구럼비 바위에 대한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의원들이 방문하기 전 까지만 해도 고요하던 구럼비 해안은 7일에 이르자 굉음이 진동하는 살벌한 곳으로 바뀌었다. 

공사업체가 구럼비 바위를 부순 이유는,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바다로 공사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폭 6미터 정도의 통로를 만들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럼비 바위를 파괴해서 평탄한 통로를 확보하게 되면, 그 위로 준설작업 장비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다. 해군이 준설작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말이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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