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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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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의 범계파적 통합후보다. 안철수 바람을 정치에서 실현할 당내 적임자다. 그가 있어야 민주당의 존재감도 부각된다. 이미 서울시 지역위원장 20여 명이 지지했다. 정치는 생물이다. 우리는 제대로 경선하고 본선으로 간다. 박원순 변호사와 진검승부하겠다."

우상호 민주당 전 대변인의 말이다. 그는 15일 새벽 민주당의 후보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박영선 정책위의장의 대변인을 맡았다.

그의 첫 일성은 '박원순 변호사와의 진검승부'였다. 시민운동가의 정치데뷔라고 해서 봐주는 것 없이, 제대로 붙어 승부를 내겠다고 했다. 그래야 한나라당과의 본선 게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박 변호사와 형식적인 단일화를 해줄 요량이라면 민주당에서 박영선 후보를 낼 이유가 없다"며 "서울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붙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인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 내부의 정책통으로 서울시정을 이끌 적임자"라며 "당면한 주택과 보육, 교육문제에서 서울시민들의 절절한 고통을 정치의제로 잘 풀어낼 수 있는 유력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오세훈 10년간 이어온 토건과 전시행정으로 서울시는 망가졌다"며 "서울시민의 생존과 삶의 문제 앞에 생태와 평화 문제 같은 시민운동 담론은 상당히 한가하게 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박영선 의원은 현실 정치인답게 이날 출마선언에서 물가와 전세난, 대학등록금 등의 현안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면서 '젊은 서울' '엄마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서울시민의 삶은 고단하다"며 "사람냄새 나는 생활을 그리는 서울시민을 위해 꿈과 용기와 희망을 드리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서울을 만들겠다"며 "우리 젊은이들과 학부모들이 그토록 바라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서울시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서울시립대학교 등록금부터 반값으로 내리고 세계를 향한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박영선 의원은 '엄마 서울'을 강조하기도 했다. 엄마의 마음처럼 따뜻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의 엄마들과 함께 손잡고, 입시에 지친 아이들을 위로하겠다는 것이다. 정책으로는 "방과 후 엄마교실을 통해 학원으로 내돌려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사교육비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무상급식과 무상보육도 차근차근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측 "지금까지는 워밍업 단계... 본격 게임은 이제 시작"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오후 국회 민주노동당 대표실에서 이정희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오후 국회 민주노동당 대표실에서 이정희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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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민주당의 도전에 박원순 변호사 측은 담대한 태도로 응수하는 분위기다. 박원순 캠프에서 언론부문 총괄업무를 맡고 있는 김창희씨는 "지금까지는 워밍업 단계였고, 본격적인 게임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는 것.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한나라당도 슬슬 움직임이 시작되는 분위기"라며 "색깔론과 원색적인 비난 등등 이제 하나둘씩 시작할 것이고 우리도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정치인으로서 메트로폴리스인 서울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에 대해 알고 공부하는 중"이라며 "18~19일 사이 있을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입장이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박원순 변호사는 좋은 시장 학교나 사회적 기업의 운영 등을 통해 일반적인 경험을 마쳤지만 서울시처럼 큰 덩어리의 주택문제나 교통문제 등에 대해서는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좀 더 공부해 입장을 밝히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선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박원순 변호사의 입당문제 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명징하게 선을 그었다. 김창희씨는 "안철수 교수가 내준 징검다리를 딛고 좀 더 지지세를 단단하고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박 변호사의 과제"라며 "최근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등의 여론조사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보다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마타도어와 네거티브 캠페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는 "색깔론, 정치입문을 위해 기부문화를 활용했다는 식의 비난, 천안함과 관련된 입장 등등 본격적인 흔들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며 "지금은 예선전에 불과하고 본선으로 가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한나라당이 정보기관을 총동원해 박원순 파일을 만들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색깔론 같은 낡은 이념논쟁이 아니라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들을 흠집 내는 방식으로 비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고, 박원순 변호사의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10·26 서울시장 선거는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안철수 교수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한명숙 전 총리마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자칫 이번 선거가 재미없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박영선 의원이 전격 도전장을 제출함에 따라 야권 시장 후보 경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야권이 각자 자기 정당 내부의 경선을 치르고, 이를 통해 '야권단일후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밟아나가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전략가들이 이번 선거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태그:#박원순,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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