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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를 뽑는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박영선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 4명의 주자들은 18일 첫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공식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당원과 각 후보 지지자들 1000여 명이 몰려 비교적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500석 규모의 마포구청 강당은 계단까지 꽉 차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구청 밖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으로 연설회를 지켜봐야 했다.

 

손학규 대표는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빌렸어야 했는데 왜 이렇게 좁은 장소를 빌렸느냐, 정장선 사무총장을 문책해야겠다"는 농담을 던지는 등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손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전 됐을 때 재벌, 큰 기업, 큰 공장은 불이 안꺼졌다, 횟집 가게에서 정전으로 죽은 생선을 버릴 때 피눈물 나는 사정을 이명박 정부가 생각이나 해봤겠느냐"며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통해 민주당 시장이 복지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4명의 후보들은 합동 연설회에 앞서 기호 추첨과 공명선거실천협약식을 함께 열었다. 추첨 결과 기호 1번은 천정배 최고위원, 2번은 박영선 의원, 3번은 추미애 의원, 4번은 신계륜 전 의원으로 확정됐다.

 

각 후보들은 첫 합동연설회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 선출 경선에서 박원순 변호사를 누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적임자임을 드러내려 애썼다. 연설 순서는 추첨을 통해 정해졌다. 천정배·추미애·박영선·신계륜 후보 순이다.

 

[기호 1번 천정배] "민주당 옷이 천형이냐"... 박원순 견제

 

천정배 후보는 민주당 입당을 거부한 박원순 변호사를 겨냥하면서 "민주당의 자존심 회복"을 외쳤다.

 

천 후보는 "박 변호사가 좋은 인물이지만 그 분이 민주당 들어오지 않겠다는 말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민주당 당원으로서 서민중산층을 위해 싸워오고 행동해 왔는데 민주당 옷 입은 게 무슨 천형이냐, 무슨 벌을 받아야 할 일이냐, 시민사회만 폼 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수 없어서 판검사 임용을 포기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어오면서 늘 약자 편에 섰다"며 "시민후보가 나와서 과연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느냐, 제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서 조금도 거리낄 게 없는 가장 경쟁력 후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후보도 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 대선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하고 소멸할 지 모른다"며 "뼛속까지 민주당원이자 개혁적 정치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는 저를 당원이 선택하면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이명박-오세훈 10년 동안 날림 토건 공사로 분칠했던 서울을 복지서울로 바꾸겠다"며 "한나라당 시장과 어떻게 다른지 분명하게 드러내 민주당의 수권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추미애] "박원순 떠나면 '희망제작', 그 소는 누가 키우나"

 

추미애 후보도 "야권 통합에 앞장 서겠다"며 박원순 변호사에 견제구를 날렸다. 

 

추 후보는 "존경하는 박 변호사가 희망제작소를 훌륭하게 이끌어 오셨다"며 "그런데 그 일에 열정적인 박 변호사 안 계시면 희망제작, 그 소는 누가 키우겠느냐"고 밝혔다.

 

추 후보는 "60년 역사를 가진 뿌리 깊은 정통 정당, 야권에서 유일하게 수권 능력이 있는 민주당이 서울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밖에서 후보를 꾸어오는 것을 민주당의 자존심이 허락하겠느냐"며 "서울시정을 꼼꼼히 아는 3선 의원인 제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서 승리의 기쁨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뿌리가 흔들릴 때마다 종가집 맏며느리처럼 지켜왔다"며 "야권 통합 후보가 돼서 민주당의 자존심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덧붙였다.

 

추 후보는 "지난 10여년 간 이명박, 오세훈 시장 하의 서울은 겉치레에 악성 부채만 키운 가짜 서울이었다"며 "시장이 되면 전시 행정과 토목 예산을 줄여 복지 예산을 늘리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이 실현되는 진짜 서울을 만들어 내겠다"고 역설했다. 

 

[기호 2번 박영선] "변화와 희망의 메세지 던지는 도구로 써달라"

 

박영선 후보는는 자신이 당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새로운 인물을 통해 이런 변화를 천하에 알릴 때 국민이 희망을 발견하고 표를 줄 것"이라며 " "민주당이 국민에게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도구로 저를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MBC 경제부장 시절 경제정의를 위해 현장을 열정적으로 뛰었고 국회의원이 돼서는 재벌 특혜정책을 막아내는 전쟁을 치렀다"며 "이제는 서울시민이 고통을 받을 때 서울시민과 함께 이 나라의 정의를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자신이 복지 정책 추진에 적임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등 이른바 3+1을 추진했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법안도 많이 통과시켰다"고 소개했다.

 

박 후보는 "물가 상승, 전세난 등 서울시민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위로해줄 시장이 필요하다"며 "복지는 곧 엄마의 마음이자 사랑, 행복,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노후 걱정 없는 서울, 전셋값에 울상 짓지 않는 서울, 사교육비에 한숨 없는 서울을 위해 뛰겠다, 똑부러지게 서울의 살림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신계륜] "유일한 서울 부시장 출신, 강남·북 격차해소 할 것"

 

신계륜 후보는 고건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을 역임한 행정 경험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신 후보는 "서울시 부시장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봤다, (서울시를 이끌기 위해서는) 의욕만으로는 안 되고 내부의 세부 사항에 대해 정말 많이 알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고건 시장이 서울시장에서 물러날 때 부채가 9조 원이었는데 (다음 시장었던) 이명박 시장이 떠나면서 남긴 부채가 14조 원, 오세훈 시장은 25조 원의 부채를 남겼다"며 "서민들은 먹고살기도, 자식 가르치기도,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도 힘든데 뭐하느라 빚이 25조원이 됐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남북 격차 해소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강남과 강북은 도로와 상수도, 전봇대와 지하철 역사까지 모두 다르다"며 "이 격차를 가장 잘 아는 제가 시장이 돼서 격차를 없애고 똑같은 서울을 만들어야 서울시민이 하나로 뭉치는 희망의 터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으로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이끌어낸 탁월한 협상력으로 범야권의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며 "기호 8번이 아니라 2번이 서울시장 선거를 압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합동연설회를 마친 민주당은 19일 2차 합동연설회에 이어  20일 21일 각각 TV 토론과 인터넷언론사 토론을 여는 등 25일 후보 선출까지 경선 일정을 이어간다. 민주당은 우여곡절 끝에 4파전 양상을 띠게된 당내 경선의 흥행을 통해 지지율 격차가 큰 박원순 변호사와를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태그:#천정배, #박영선, #추미애, #신계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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