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원순 대항마'로 영입을 추진한 이석연 변호사가 '입당 불가, 범여권 후보 출마'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23일까지 이 변호사의 입당을 기다리겠다며 '공정경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목요일(22일) 금요일(23일) 이틀동안 서울시장 후보 접수를 받는다. 그 결과를 보고, 일요일(25일) 밤 공심위가 후보선출 방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입당을 통해 당내 후보 선출 과정을 겪은 뒤 한나라당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23일까지 당의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겠다"며 "이 변호사가 걸어온 길이나 여러가지 말씀들을 살펴보면 그 정신을 높이 살 만 하다. 기다릴 것"이라고 말해, 그때까지 영입 노력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석연 변호사는 법치주의자이고, 늘 헌법 정신 위배하지 않고 걸어오신 분이다.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인정하시는 분"이라며 이 변호사의 입당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김 사무총장은 "바람개비를 돌리는 아이들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앞으로 뛰어가지 않느냐"고도 했다.
"문 열려있다. 이 변호사 알릴 기회 많이 만들 것"
이날 김 사무총장이 강조한 부분은 "당 지도부의 입장은 일관적"이라는 것이다. 하루 전 나온 '한나라당은 어떤 경우라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다'는 공심위의 결정에 대해 '당 내 1차 경선을 한 뒤 범여권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하려고 했다가, 이석연 변호사의 경쟁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당 내 경선만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부인한 것.
김 사무총장은 수차례 "당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변호사가 당 내 경선에 참여할 경우, 당 내 기반이 없다는 약점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공정경선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이석연 가상대결'에서 이 변호사의 지지도가 낮고,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이 변호사는 나 최고위원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온 것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이 변호사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지도가 나온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 변호사가 당 내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 짧은 기간이지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아직 입장 못 정했다"지만, 출마 준비 착착
나경원 최고위원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도 여전히 "언제든지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는 돼 있다. 그러나 지금 출마에 관한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출마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정진석 추기경 등 종교계 인사들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시장 후보의 행보를 시작했다.
나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지금은 출마를 결심하고 안 하고가 아니라, 출마해서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가를 준비하는 단계"라 전했다. 이런 확고한 출마의지에도 공식 출마선언이 늦어지는 것은 나경원 대세론이 형성되길 기다리는 것. 이렇게 해야 결집된 당력으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나 최고위원은 출마선언과 동시에 무상급식 문제 등 복지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어떤 후보를 내더라도 당 지도부가 급식이나 보육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또 우리 후보는 그 입장을 갖고 선거에 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의 말은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처럼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오 시장을 적극 지지했던 나 최고위원의 복지 구상이 좀 더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당 내 쇄신파를 주도하고 있는 남경필 최고위원도 "전임 (오세훈) 시장의 행정이나 정책을 답습해선 안된다"며 "이제 새로운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그런 정책방향을 정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 저래 당내 각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려면, 나 최고위원의 복지 비전은 이전보다 유연성을 갖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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