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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의원이 맞붙었고, 박영선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이 맞붙었다.

 

19일,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자 2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노원구민회관의 양쪽 출입구에서 벌어진 응원전 풍경이다. 한 쪽에서 '박영선'을 외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신계륜'을 외치는 형국이었다. 추미애 의원의 선거운동원들이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며 노래를 부르면 이에 질세라 맞은 편 선거운동원들도 천정배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 같은 '응원 경쟁'은 연설회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800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한 데 모인 구민회관은 네 개의 구획으로 나눠져 각기 자신의 지지후보를 외쳤다. 유명 가수들의 '소녀팬' 마냥 운동원들마다 각기 다른 색의 막대 풍선을 들고 후보자가 등장할 때마다 풍선을 맞부딪히며 세를 과시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손학규 대표는 "월요일이고 한창 일할 시간인데도 넓은 강당을 꽉꽉 채웠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재차 확인하게 됐다, 이는 서울시장 자리를 민주당이 채운다는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4선 한 천정배 의원은 법무부장관에 최고위원을 지냈고, 박영선 의원은 BBK사건과 사법개혁 등 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민주당을 대표해 공격함으로써 민주당의 존재를 세웠고, 여성으로서 서울에서 3선을 한 추미애 의원은 3보 1배로 국민과 함께한 기개를 가졌으며, 서울시 정무 부시장을 하고 3선 국회의원을 한 신계륜 의원은 386 세대의 맏형으로 민주화의 장본인"이라며 후보들의 '스펙'을 소개했다. 그는 "이 분들 중 어떤 분이 민주당 후보가 되어도 서울시장으로 직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의 띄워주기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 기호 4번 신계륜 전 의원, 기호 2번 박영선 의원, 기호 3번 추미애 의원, 기호 1번 천정배 의원 순으로 후보자 연설을 이어갔다.

 

[신계륜] "공부된 시장이 무너진 서울 행정 세워야"

 

신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시장은 콘크리트 더미에 서울 사람을 가둬놨다"며 주택정책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 전체의 58%가 아파트인데, 아파트는 한 번 지으면 30년 후에 또 재건축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생기는데 오 시장은 이를 해결하지 않고 나몰라라 했다, 아파트 총량제 등을 도입해 주택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위원회를 만들고, 앞으로 주택 정책을 어떻게 할지 대책을 내놓을 서울시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 부시장을 한 경험을 내세웠다. "10.26 선거가 끝나면 무너진 서울 행정을 바로 세워야 하며 이미 공부된 시장이 이 일에 바로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시절 자신의 지역구인 성북구 내의 자영업자 실태를 꼼꼼히 살폈다는 신 후보는 "서울시 내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100만 명 이상인데 여기에 고용된 이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이 분들이 잘되면 동네 경제가 산다"며 "이 땅에 사는 자영업자들이여 한나라당을 원망하라, 이명박 대통령을 믿었던 것을 원망하라, 지금부터 민주당을 믿어라, 그러면 자영업자가 살 길이 생긴다"고 외쳤다. 그는 "민주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돼서 기호 8번이 아니라 기호 2번이 승리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김대중·노무현·박영선의 이름으로 서울시 바꾸겠다"

 

박 후보는 '새로운 인물론'을 제시했다.

 

그는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국민들의 희망을 받아 안아야 한다"며 "바로 민주당의 이름으로 새로운 인물, 젊고 참신한 인물, 당찬 인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MBC 경제 부장 시절 경제 정의를 위해 현장을 뛰어다녔고, 국회의원이 돼서는 재벌 특혜 방지를 위한 전쟁을 치렀으며 2007년 대선 때는 BBK의 진실을 밝히고자 온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BBK 때문에 재판으로 고통 받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까지 겪었다"며 "'지금도 신은 진실을 안다, 그러나 때를 기다린다'를 하루에 몇 번씩 되뇌고 있다"며 잠시 울먹거리기도 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실천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금산분리법, 한국은행법 등 경제정의를 위한 법들을 통과시켜 무서운 MB정권 하에서도 경제 정의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바쳤다"며 "MB 정권 하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도 마침내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바라고 있고 그 중심에 박영선이 서겠다"며 "여러분의 믿음이 있으면 기호 2번, 김대중·노무현·박영선 민주당의 이름으로 서울시를 바꾸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추미애] "서울에 '추풍' 일으켜 MB 정부 독선 날리겠다"

 

추 후보는 '추미애 바람'으로 맞섰다.

 

그는 "추미애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며 "서울 땅에 추풍을 일으켜서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한 판에 확 날려버리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민주당의 자존심은 추미애의 자존심"이라며 "민주당의 뿌리가 흔들릴 때마다 종갓집 며느리처럼 뿌리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5년 전국구 비례대표 특혜를 거부하고 여성으로서 최초로 서울 지역구에 도전했다, 친정아버지는 험한 가시밭길에 뛰어들었다고 큰 걱정을 했다"며 자신의 정치 역정을 얘기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추 후보는 "민주당이 지금보다 더 어려웠을 때 대구에서 잔다르크 유세단을 만들어서 혈혈단신으로 지역감정의 모진 비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냈고,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도 돼지 엄마가 돼 전국을 누볐다"며 "민주당을 살리려고 했던 순간들이 나를 일깨우고 있다, 추미애가 진짜 서울 만드는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추미애는 100만 실업이 일어난다고 해도 한나라당과 맞장 뜨며 비정규직을 지켜냈다"며 "한나라당에 맞장 뜰 강력한, 강단 있는 후보로 끝장 내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민주당 팔아 먹는 사람에 맞서 싸우는 싸움"

 

천 후보는 '민주당의 자존심'을 누차 강조했다.

 

"천정배는 뼛속까지 민주당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한나라당 하냐"며 여당을 힐난한 그는 "내가 그렇게 소리쳤건만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민주당이 사라졌다, 누가 책임져야 하냐"고 묻기도 했다. 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손학규'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그는 "이번 경선은 민주당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팔아 먹는 사람에 맞서서 싸우는 싸움"이라며 "내가 민주당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시장이 한나라당과 어떻게 다른가 보여주겠다는 천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25조  원의 빚을 만든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에 대해 감사를 해 응징하겠다, 그리고 피 같은 돈을 되돌려와 복지 서울을 만들겠다"며 "민주당의 3+1 정책을 서울에서 제일 먼저 시행하고 그 중 반값 등록금은 무상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무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민주당에 안 들어오겠다는 박원순 변호사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 지난 3년간 이명박 정권과 피터지게 싸운 민주당이 무슨 죄냐"며 "내가 제일 센 후보로 단일화 경선에도 이길 수 있고 한나라당도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신의 경쟁력을 피력한 천 후보는 15분의 발언 시간이 지나 마이크가 꺼졌음에도 연설을 계속 이어가기도 했다.

 

이 날로 2회의 합동 연설회를 모두 마친 민주당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TV 토론회와 인터넷 언론사 토론을 열어 '민주당 후보'로서의 적합성을 서울시민들에게 검증받는다.

 


태그:#합동 연설회, #민주당 , #10.26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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