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바람의 나라> 제작 간담회가 20일 서울시청 프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서울예술단의 이번 <바람의 나라>는 2006년 이미지 위주의 무대연출로 한국뮤지컬대상(2006)과 뮤지컬어워즈(2007)에서 안무상과 기술상을 수상하였던 <무휼 편>에 이어 새로이 <호동 편>으로 찾아온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개국역사를 소재로 한 김진의 역사판타지 만화 '바람의 나라' 중 세 번째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제작 스태프 장은정(안무), 김진(극본), 유희석(연출) 즈데넥 바르탁(작곡가), 데니엘 바르탁(편곡), 이반 젤렌카(작편곡), 조선아(음악감독), 김형지(의상)와 주요 출연배우 이시후(충), 임병근(호동), 임혜영(사비), 윤현민(호동), 하선진(사비), 박영수(문), 박성환(문)이 자리하여 작품의 제작배경과 과정을 설명하였다.
첫 인사는 김진 원작자의 말로 시작하였다. 김진 원작자는 '다른 스태프들이 말씀하신 후 얘기하겠다'면서 다른 스태프진에게 마이크를 양보했다. 이어 유희성 연출의 설명이 이어졌다.
유희성(연출): <바람의 나라>는 지난 2001년, 2006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무대에 올려집니다. 바람의 나라는 한마디로 '원 소스 멀티유즈' 이죠. 만화원작 하나로 지금껏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수차례 공연되었죠.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왕자와 공주의 러브 스토리, 국운에 의한 비운의 러브 스토리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기억되는 스토리이길 바랍니다. 작곡가 즈데넥 바르탁과는 조선아 음악감독과 체코에 함께가서 일주에서 열흘 정도 묵으며 심도있게, 특히 한국 정서에 대하여 수월하게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즈데넥 바르탁(작곡): 한국팀과는 다섯번째 공연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의 창작 어렵죠. 특히 한국전통의 것이면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구요. 2주후에 다시 한국에 방문하여 작업하게 되는데 아마 25번째 한국방문일 것입니다. 장은정(안무): 지난 1년 <바람의 나라>에 심신을 쏟으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무용의 경우 컨템퍼러리 작업을 대중과의 접점에서 찾는일에 고심하고 있죠. 하지만 즐겁게 현대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이반 젤렌카(편곡): 지난 두 달간 밤낮으로 작곡 편곡을 하였습니다. 이번 뮤지컬곡은 배우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어요.데니엘 바르탁(편곡): 공연까지 작업할 것이 더 남아 있습니다. 계속 진행될 예정이구요. 가수로서 작곡가로서 많은 작업을 본인이 하고 있어서 더욱 더 연출님의 노고와 모든 스태프, 배우분들의 노력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오프닝이 기대됩니다. 조선아(음악감독): 앞에 많은 스태프 분들이 다 얘기하셔서 저는 짧게 얘기할게요. 많은 시간 대본과 음악 배우들의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40명의 배우와 18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좋은 시간 많이 와주셔서 감동받으시길 기대합니다.
김진(극본): 마지막이니까 길게 얘기할게요. 2001년 자명고를 소재로 처음 대본을 썼습니다. 2001년 당시 '바람의 나라'는 1, 2, 3부로 제작했습니다. 1부 주제는 '무휼'입니다. 2부 주제는 '용', 3부 주제는 '호동'입니다. 원래 계획은 이번에 1부를 예상했으나, 작업환경이나 여러가지로 해서 3부를 채택했어요. '바람의 나라' 전체 주인공은 무휼입니다. 1부 '무휼'은 무휼의 인생을 요약, 2부 '용'은 대부여전, 3부 '호동'은 대낙랑전입니다. 이번 3부는 아버지와 아들의 '살(煞)', 낙랑공주와 호동의 사랑 이야기가 그안에 들아갑니다. 전체 주제는 인간의 꿈과 목표, 그리고 그것을 찾아 가는 과정입니다. 한마디로 이 뮤지컬에서는 "저 고도로 간다!" 정도가 되겠죠.대본을 쓸 적에는 세 개의 스토리가 연결이 되고, 각자 떨어져 있어도 단독으로 유기적으로 구성이 될 수 있도록 썼습니다. 거기까지가 본인의 일이고, 그 다음부터는 다른 스태프의 일이겠죠. 지켜보는 입장입니다. 기대가 크고요, 이제부터는 보는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이후 제작과정에 대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원작을 어떻게 고쳤나.김진(극본): "만화와 뮤지컬의 매체가 다릅니다. 만화의 한계와 특징이 있지요. 만화대로 무대대로의 한계와 특징이 있어요. 모든 것을 다 올릴수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추리고 추려서 무대에 올리수 있는 것만 가지고 왔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살(煞)'은 무엇을 의미하나?김진(극본): "안좋은 운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지만, 진짜로 과연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것인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럼 3부는 호동의 이야기만 다루는 것인가?유희성(연출): "'호동', '무휼' 등 소제목을 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소제목을 붙이진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중심이지만 고구려와 낙랑의 관계 등이 배치되어 있죠. 현실세계도 큰 의미에서 아시아와 유럽, 나라와 나라 등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항상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고구려와 낙랑, 고구려에서는 아버지와 아들, 낙랑에서는 아버지와 딸.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가 다뤄집니다. 즉, 무휼과 호동, 호동과 사비의 이야기가 중심이에요. 따라서 같은 원작이라도 이번 작품은 2001, 2006년의 <바람의 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면?유희성(연출): "상징, 요약, 절제미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절제된 무대장치, 음악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지난번(2006년) 이미지 뮤지컬처럼 이번에도 그런 부분이 남아있지만, 지난번의 아류가 되지 않은 새로운 작품이 되게 노력하였습니다."
-전쟁신은 어떻게 구성하였나.유희성(연출): "지난 2006년에서도 전쟁신 비중 크죠. 이번 작품에서는 전쟁신이 8분~12분 정도로 중요한 비중입니다. 실제 전쟁을 방불케하는 전쟁신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장은정(극본): "2006년 작품의 안무가 제 선배이기도 하고, 전쟁신이 너무 좋아서 수상도 하여 본인이 맡지 않으려 고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더욱 좋은 작품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지난 작품이 역동의 미학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느림의 미학에 초점 맞추었습니다."
유희성(연출): "덧붙여 말하면, '타호이즘(도)', 기운, 에너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전쟁신에서도 몸에서 나오고 흩어지고 모아지는 '타호이즘'에 관심을 집중하였습니다."
한편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임혜영도 한마디 덧붙였다.
임혜영(사비): "올해 대구에서 <투란도트> 연출이신 유희성 감독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에 중국수출 뮤지컬이어서 큰 무대였지만 좋은 연출님과 배우분들과 즐겁게 협력하여 일하였죠. 그 인연으로 이번 <바람의 나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분들과 즐겁게 작업하였고요. 기대가 큽니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10월 14일에서 23일까지 충무아트홀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감독 박원묵, 극본 김진, 연출 유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