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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에 대해 세계 여러 곳에서 비판과 우려를 표해오는 가운데 해군이 공사업체를 동원하여 구럼비 바위를 파괴했다. 펜스 너머에서 굴착기가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해군기지에 대해 세계 여러 곳에서 비판과 우려를 표해오는 가운데 해군이 공사업체를 동원하여 구럼비 바위를 파괴했다. 펜스 너머에서 굴착기가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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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세계평화의 날,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은 굴착기 굉음과 함께 무참하게 파괴되었다. 야만의 시대를 고발하기 위해 주민들이 기자회견에 나서자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강정마을의 평화를 염원하는 천주교 사제는 마을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법도민대책위원회 등을 비롯하여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10개 단체는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21일 오전 10시30분에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해군기지 공사장으로 통하는 정문 인근을 원천봉쇄했다. 현장에서 경찰은 마을 주민들과 평화 활동가들에게 정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구럼비 바위 먼저 파괴...그만큼 정부가 궁지에 몰렸다는 것"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가정마을 주민들과 평화 운동가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기자회견장을 봉쇄했다.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가정마을 주민들과 평화 운동가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기자회견장을 봉쇄했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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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경찰에 "왜 법적 근거도 없이 길을 막아서느냐"고 항의하고, 경찰은 "주민들이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이 30분간 충돌하기도 했다. 주민과 활동가들은 "경찰의 불법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여곡절 끝에, 11시가 되자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정문 인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 있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구럼비 생명들의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해군과 정부는 구럼비 바위를 깨부수고, 중덕바닷가마저 밀어버리려 한다"며 당국을 비난했다.

또, 이들은 "해군이 이미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해상공사를 강행했고, 환경영향평가법과 제주특별법 등에 근거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위반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 취지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미사를 드렸다. 미사를 집전한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김주형 신부(히지노)는 "탐욕이나 물리력 때문에 평화를 깨치려는 세력이 불법을 감추려고 더 큰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당국을 비난하면서도, "어둠을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모여 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미사를 드렸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모여 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미사를 드렸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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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에 나선 연규영 신부(아우구스틴)도 "강정마을에 돈도 해군기지도 탐하지 않고, 비록 조금 어렵지만 있는 그대로 어우러지며 살아갈 수 있게 마을을 지켜내는 것, 이것이 평화"라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서 한 신자는 한국 천주교는 오는 10월 10일 천주교인 날 행사를 강정마을에서 열고, 강정의 평화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민들은 "당국이 주민들을 억압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하고, 굴착기를 동원하여 구럼비 바위를 먼저 파괴하는데, 이는 정부가 그만큼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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