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영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으로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 소액 주주들이 회생절차에 앞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주도한 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전ㆍ현직 경영진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자판은 경영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과 무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¹ 투자 등으로 인해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16개월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6개월 동안 워크아웃으로 허송세월을 보낸 대우자판은 영업손실 등으로 1000억 원을 낭비했다. 또한 무리한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처지다. 한때 5만 원까지 올랐던 대우자판 주식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끝 모르게 추락했다. 고점 대비 '30분의 1'에 육박하는 주가 하락과 장기간의 워크아웃 작업으로 인해 주식은 휴지 조각으로 사라질 위기다.

 

"산은 고리대금업자냐" ↔ "이자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대우자판 워크아웃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담당했다.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산은의 엉터리 행정으로 자신들의 주식이 절단 났다고 주장하며 16개월 동안 시간만 허송세월해 대우자판이 공중분해 될 처지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대우자판은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 등에 대해 워크아웃 기업으로서는 전례 없는 연 7%의 이자가 장부상으로 누적돼있다. 그 금액은 무려 1년에 1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 기업들의 경우에는 워크아웃 개시 이후 담보채권은 3~5%, 무담보채권은 1~3%로 이자율이 탕감돼 수백 억원의 재무조정 이익을 보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현대시멘트와 중앙건설의 경우 담보채권이 3~6% 수준이며, 무담보채권도 3% 수준에 불과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16개월 동안 특별한 지원 없이 연 7%의 이자를 받아 챙겨온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최근 240만 6418주(전체의 5.368%)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3만 명에 이른다.

 

소액주주인 김아무개씨는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주채권은행의 공정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방관으로 대우자판이 16개월 동안 허송세월만하고 현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채권자들의 이전투구를 견제해 대우자판의 선량한 소액주주들과 종업원들을 법원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산은은 현재로는 어쩔 수 없다는 의사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에서 이자율 등이 다시 정해진다. 이자는 전혀 받지 않고 있다"며 "대우자판은 성장 동력인 손발이 잘린 회사다. 이를 위해 회사 분할을 추진했지만, 여러 문제가 생기면서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정체 불분명한 대손충당금?

 

대우자판은 순 자산이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초우량 기업이었다. 하지만 워크아웃 신청 이후 대손충당금(=외상매출금: 받을 어음 등의 매출채권 중 기말까지 미회수액으로 남아 있는 금액에서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을 1조 원 이상 적립했다. 대손충당금 비율이 53.4%에 이른다.

 

2009년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5.5%), 삼호(16.5%), 벽산건설(20.5%), 금호산업(23.0%), 남광토건(25.2%)과 비교해도 과한 대손충당금 적립이다. 이로 인해 주주들의 손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대손충당금을 과하게 적립해 분할에 따른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더욱 추락할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최근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공정한 자산 재평가로 지급보증채무와 대손충당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환입해 자본 잠식을 복구한 후 채권단의 출자전환(담보채권자와 무담보채권자의 출자 전환가에 대포 차등을 둬)을 시행, 대우자판을 회생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 청원했다.

 

하지만 대우자판 측은 "대손충당금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대우자판 입장에서는 대손충당금이 모자란 실정"이라며 "의도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필요는 없다.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에서 판단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3월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지만, 지난 8월에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 거절'을 냈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워크아웃 신청 이후 정체가 불분명한 대손충당금을 1조 원 이상 불필요하게 적립해 자본 잠식 상태에 처해 있다. 산은의 의도인지, 전ㆍ현직 경영진의 배임행위인지가 불투명하다. 대우자판에 대한 자산 재평가가 공정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¹ 프로젝트 파이낸싱(PF) : 은행 등 금융기관이 사회간접자본 등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의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우자판, #워크아웃, #대손충담금, #산업은행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