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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평의 노른자 땅으로 알려진 부평5구역의 주택재개발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분양가를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신경전을 넘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부평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조합장 허상길ㆍ이하 조합)은 분양가 결정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관리처분 변경인가까지 받은 상황에서 시공사인 삼성물산(주) 건설부문이 미분양 위험성을 제기하며 일반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부평구 분양가심사위원회에 일반 분양가를 당초 3.3㎡당 1180만원으로 신청했으나, 위원회는 결정을 보류했다. 이에 조합은 최근 1150만원으로 조정해 다시 신청했다. 그런데 삼성물산이 미분양을 우려해 3.3㎡당 1050만원을 주장하고 있다.

조합은 일반 분양가가 낮을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커져 1150만원 미만으로 분양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3.3㎡당 100만원의 간격이 좀처럼 줄지 않고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부평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감도.
 부평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감도.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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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분양가 안 맞으면 사업 철수" ↔  조합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판"

삼성물산 관계자는 21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미분양으로 인한 손해를 많이 보고 분양할 수 없는 거 아니냐. 조합에서 못한다고 하면, 사업을 안 할 수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부평5구역은 최근 분양이 잘 되지 않는 대형 평형인 150㎡형이 227가구다. 몇 년 전에 분양을 시작한 부개 푸르지오의 경우도 158㎡형이 수년째 분양되지 않고 있다.

부개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현재까지 158㎡형 230가구 중 일부가 미분양 상태다. 가구당 4억 8000만~5억 3000만원에 내놓고 있다. 처음에 113㎡형 이 4억 7000만원에 분양된 것을 감안하면, 시공사 입장에선 '마이너스'다.

이와 관련, 허상길 조합장은 "227세대 중 113세대만 일반 분양이다. 1050만원에 분양하게 되면 조합원 부담이 220억 원 늘어난다. 삼성 주장대로 하면, 조합원당 4070만 원을 부담하게 된다"며 "우리는 삼성에 미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재개발 사업으로 파장 예상

인천지하철과 서울지하철 7호선이라는 역세권을 끼고 있는 부평5구역은 재개발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돼왔다.

조합에 따르면, 분양가를 3.3㎡당 1050만원으로 할 경우 조합이 220억원을 더 부담해야한다. 게다가 관리처분 시 일반 분양가를 3.3㎡당 1210만원으로 책정해 그에 대한 차액부담도 져야 한다. 심각할 경우 조합원당 6000만~8000만원을 추가 부담할 수도 있는 처지다.

최악의 경우 조합원 분양가 3.3㎡당 940만원에서 200만~3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할 처지다.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상황이다.

부평엔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구역이 총42곳 있다. 대부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얻지 못한 분양 공고 이전 단계다. 사업성이 좋은 부평5구역이 분양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 현상은 다른 재개발 구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평5구역의 경우 토지 보상가가 3.3㎡당 평균 600만원 내외이고, 조합원 분양가는 '940만원+알파'이다. 부평의 다른 지역의 경우 대부분 부평5구역보다 보상가가 높지 않고, 분양가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조합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재개발 반대 움직임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부평지역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국민주택인 전용면적 85㎡형의 경우는 분양이 쉽지만, 대형 평형은 쉽지 않다. 더욱이 부동산경기가 장기 침체 모드라 수요가 높지 않은 문제가 있다. 분양하기엔 때가 좋지 않은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개발, #분양가, #부평5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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