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맥북에어 노트북을 선물 받은 후 한 달 만에 헤어졌다면 돌려줘야 하나요?" -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고민할 필요 없어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면 됩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
잠시 '애정남'으로 변신한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20대 대학생들의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22일 저녁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청춘토크파티에 초대 손님으로 참석한 박 후보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던진 난처한(?) 질문마다 재치있는 답변을 내놔 청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박 후보, 무대 위 '애정남' 되어 애매한 질문에...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을 묻는 오 대표의 질문에 박 후보는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와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을 꼽은 뒤 "서울시장직이 곧 애정남"이라고 말했다. '애정남'이란 애매한 질문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결 기준을 정해주는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어 박 후보는 대학생들이 현재의 애매한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애정남' 다운 답변을 내놨다. 오 대표가 "짧은 대학생활 중에 학업, 사회참여, 연애 모두 해야 하는데 어느 비율로 해야 하나"라고 묻자 박 후보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대학시절엔 다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박 후보는 "대학 다닐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데모에 한 번 참여했는데 4개월 감옥에 다녀왔다"며 "그래도 연애와 공부, 사회참여 모두 다 했다.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20대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박 후보 "정치로 이끈 건 '대한민국이 이래도 되는가'라는 자책감"
이날 강연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박 후보의 솔직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 후보는 시민사회 영역에서 정치영역으로 넘어오기가 쉽지 않았음을 털어놓으며 "최근 5년 동안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를 '사회에 무한 책임을 지는 공적 지식인'으로 설명하며 "나를 정치로 이끈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이래도 되는가'라는 자책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 현재 행복하느냐'는 어느 대학생의 질문에 박 후보는 "사실 처음엔 이 일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운을 뗀 뒤 "먼 곳에 있는 딸이 전화를 해서는 즐겁게 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신나고 즐겁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며 함께 자리한 대학생들에게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 시작 전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년 대학생 대표를 명예부시장에 임명하는 것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해봤다"며 "대학생뿐 아니라 여성과 시니어 중에서도 대표를 명예부시장에 임명하는 것도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방명록에 "또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Eine Andre Welt ist Moglich)"고 적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꿈꾸는 세상은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독일 브레멘과 라이프치히의 도시재생 담당자들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매우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청춘토크파티는 '청춘,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자'는 주제로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한국청년연합과 서울시립대총학생회 등 8개의 시민사회·대학학생회 등이 공동주관한 행사다. 청춘토크파티는 27일 동덕여대, 29일 동국대에서 계속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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