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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The Golden Gate Bridge). 짙은 안개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이 빛난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The Golden Gate Bridge). 짙은 안개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이 빛난다.   ⓒ 김연옥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가운데 하나인 금문교(The Golden Gate Bridge)를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몰려드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만으로도 먹고 살 것 같은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비탈진 언덕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또한 금문교 못지않게 샌프란시스코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토니 베넷의 노래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온 내 마음(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1962)'에서도 "작은 케이블카가 별을 향해 오르는 그곳(To be where little cable cars climb halfway to the stars)"이란 노랫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느릿하게 달리는 케이블카의 한가한 풍경은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낭만이다.

케이블카가 별을 향해 오르는 그곳,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cable car). 느릿느릿 달리는 케이블카는 샌프란시스코의 꽃이다.
샌프란시스코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cable car). 느릿느릿 달리는 케이블카는 샌프란시스코의 꽃이다. ⓒ 김연옥

지난달 24일 오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먼저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정류장에는 케이블카를 타러 온 사람들이 벌써 기다랗게 늘어서 있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신나는 음악 소리도 들려왔다. 소리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어떤 흑인 청년이 웃통을 벗은 채로 뜨거운 땡볕 아래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젊은 백인 여자도 언뜻 보이고, 반대쪽에서 나이 든 흑인 아저씨가 색소폰을 열심히 불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미국에 한 달 머무는 동안 정말이지, 길거리 공연을 수없이 보았다. 거리의 무명 예술가들이 오로지 그들 앞을 오가는 사람들이 주는 팁에 의존하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에게서 진정 예술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 언제나 보기에 좋았다. 

 뜨거운 땡볕 아래 춤추고 있는 흑인 청년. 삶을 대하는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뜨거운 땡볕 아래 춤추고 있는 흑인 청년. 삶을 대하는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 김연옥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기다랗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턴테이블 위에서 케이블카를 180도 회전시켜 방향을 바꾸는 광경도 재미난 볼거리였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기다랗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턴테이블 위에서 케이블카를 180도 회전시켜 방향을 바꾸는 광경도 재미난 볼거리였다. ⓒ 김연옥

  
  ⓒ 김연옥

길을 걷다 거리 한편에서 생각지 않게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케이블카를 기다리다 운 좋게 댄서의 멋진 춤과 색소폰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던 샌프란시스코의 거리. 칙칙한 일상에 찌들지 않고, 오히려 예술의 혼이 일상 속에 녹아들어 낭만과 열정이 넘쳐 흐르던 그곳은 한마디로 살아있는 도시였다.

방향을 바꾸기 위해 케이블카를 턴테이블 위에 올려 180도 회전시키는 작업 또한 재미난 볼거리였는데, 세 번이나 이 광경을 보고 나서야 우리 일행은 드디어 케이블카를 타게 되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도심 한복판을 느릿느릿 달리는 케이블카는 단연 샌프란시스코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앉을 자리가 없는 경우에는 봉을 잡고 서서 가기도 하는데, 그리 위험하지 않는지 더러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날 일정에 골든게이트 베이 크루즈(Golden Gate Bay Cruise)가 잡혀 있어 종점에서 내려 피셔맨즈 워프(Fisherman's Wharf) 피어 43½(Pier 43½)로 서둘러 걸어갔다. 

불가능에 도전한 금문교, 안개 속에서도 빛나다

 멀리 짙은 안개가 낀 금문교가 보인다.  
멀리 짙은 안개가 낀 금문교가 보인다.   ⓒ 김연옥

골든게이트교(The Golden Gate Bridge)라고 부르기도 하는 금문교는 미국토목학회가 선정한 20세기의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혔었다. 조류가 거세고 안개도 잦은 날씨에다 수면 아래 지형마저 복잡하여 사실 건설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계자인 조셉 B. 스트라우스(Joseph B. Strauss)의 집념으로 1933년에 착공한 지 4년 만에 완공되어 실로 불가능에 도전한 다리가 되었다.

샌프란시스코만(San Francisco Bay)과 태평양을 잇는 골든게이트해협을 가로지르는 금문교는 붉은색 현수교로 샌프란시스코와 마린반도를 연결하는데, 6차선 도로와 보행자 도로로 나누어져 있다. 골든게이트라는 이름은 1849년의 골드러시(gold rush) 시대에 붙여졌다 한다. 안타깝게도 이날 짙은 안개가 끼어 금문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지는 못했다. 다리 밑을 지나가면서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골든게이트해협은 수심이 깊어 다리 아래로 대형 선박이 드나들 수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금문교는 6차선 도로와 보행자 도로로 나누어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금문교는 6차선 도로와 보행자 도로로 나누어져 있다. ⓒ 김연옥

 불가능에 도전한 다리, 금문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서 올려다본 금문교 모습.
불가능에 도전한 다리, 금문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서 올려다본 금문교 모습. ⓒ 김연옥

41m 높이의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알카트라즈섬(Alcatraz Island)도 우리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금은 관광명소로 탈바꿈했지만, 1933년부터 한 30년 동안은 미 연방법을 위반한 중죄수들을 수감한 악명 높은 감옥이었다. 주변 조류의 흐름이 빠르고 수온이 낮아 탈옥은 불가능했다 한다.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조직범죄단을 이끌었던, 유명한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Al Capone)가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악명 높은 감옥이었던 알카트라즈섬(Alcatraz Island). 유명한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악명 높은 감옥이었던 알카트라즈섬(Alcatraz Island). 유명한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 김연옥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 김연옥

언젠가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갈 수 있는 행운을 손에 쥐게 된다면, 안개 걷힌 금문교를 바라보며 그저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다. 꼬불꼬불한 롬바드 꽃길도 또다시 찾으리라. 어둑한 밤이라서 카메라에 담지 못해 못내 아쉽기만 했던 꽃길이다. 피셔맨즈 워프 피어 39(Pier 39)로 가서 낮잠 자는 바다사자들도 꼭 볼 것이다. 그리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에서 케이블카의 낭만을 한껏 즐기리라.  


#금문교#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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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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