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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변호사.
 이석연 변호사.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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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시민후보로 추대한 이석연 변호사의 의중이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변호사 추대에 관여된 인사들은 '너무 일찍 접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 변호사 추대인 중 한 명이고 지난 25일 이 변호사와 만나 대화했던 인명진 목사는 28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5일 대화에서) 나도 이 변호사도 '여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 여권이 분열돼선 안 된다'는 얘길 했고, 서로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가 불출마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대해 인 목사는 "너무 일찍 그만두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 변호사 추대 세력의 목표가 애초부터 이 변호사의 선거 완주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단일화 협상을 벌여 보수 시민단체의 요구를 한나라당에 관철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걸 시사하는 부분이다.

인 목사는 "지지율이 낮아서 '국민들이 나를 지지하는 것 같지 않아서 그만 들어가겠다'고 말하고 그만두더라도,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나왔는지, 어떤 정책을 할 것인지 제시하고, 오만한 한나라당이 보수 시민단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또 "이렇게 한쪽이 그냥 그만 두는 게 아니라, 민주당식의 단일화가 아니더라도 한나라당과 이 변호사가 조정을 통해 서로 양보할 것은 하고 해서 보수 단일화의 모양새를 냈어야 한다"며 "그런 방식을 통해서 한나라당이 보수 시민단체가 갖고 있는 정책과 가치를 수렴하고 토론하게 했더라면 한나라당을 위해서라도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변호사 추대에 앞장섰던 이른바 '8인 회의'는 이날 오후 모여 이 변호사의 중도 포기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들 중 일부가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만날 예정이어서, 이런 연이은 논의 끝에 이 변호사가 다시 선거전에 나서게 만들 묘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대여 협상 카드' 없고, 추대 세력과도 정책노선 차이

그러나 이 변호사가 한번 불출마 의사를 밝힌 마당에 다시 서울시장 레이스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가 범보수 단일화 협상을 벌일 입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과 추대한 세력의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

이 변호사를 중도 포기의 상황으로 몬 가장 큰 원인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출마선언을 한 이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변호사의 지지율은 좀처럼 한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석연으로의 보수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대결에서도 야권 단일화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경원 후보를 확정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여론조사에선 보수표가 나 후보로 모여드는 양상도 보였다. 한나라당 후보 확정 뒤 자신에 대한 보수세력의 지지도를 지분으로 삼아 한나라당과 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이려 했던 이 변호사와 그 추대세력으로선 한나라당과 협상을 벌일 카드가 없어진 셈이다.

이 변호사 출마 선언 때부터 이미 예고돼 있던 '후보자와 추대세력 간의 정책노선 차이'도 이 변호사의 선거전 완주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석연은 노무현 정권의 행정수도 이전 정책에 맞서 승리한 사람'이라는 공감대가 추대의 원동력이 됐지만 다른 정책 노선에서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한가지 예가 학교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입장인데, '복지 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 등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추진했던 단체들이 이 변호사 추대에 앞장섰다. 이들 단체는 추대선언문에서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가 이 변호사 추대의 시발점이 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의 경우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선 '다른 낭비성 예산을 줄이면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짜밥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입장을 가진 추대 세력의  입장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추대 세력 내부에서도 서로를 향해 '우리 편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 추대에 적극 참여한 한 보수진영 인사는 "추대한 사람들 면면만 봐도 그 사람들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내부에서도 서로 서로 '이 사람은 보수로 인정할 수 있는데, 저 사람은 위장 보수다'는 식으로 논란이 많았다"고 했다.


태그:#이석연, #인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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