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성남시 은행동 은행공원 근처 울창한 숲길을 잠깐 걷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울창한 길 한가운데서 누군가 번개탄을 피워 놓고 석쇠를 이용해 뭔가를 구워 먹은 것입니다. 가랑잎이 잔뜩 모여 있는 산속의 산책로. 도로 건너 바로 옆에는 도립공원인 남한산성이 있는 검단산인데 말이죠. 이런 곳에서 불을 피우다니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불을 피운 흔적 주변에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널려 있고 바로 옆에는 쓰레기봉투와 함께 석쇠까지 놓여 있었습니다. 불 피운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뭔가 고기 조각이 보이긴 하는데 정확히 무슨 고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숲길 뒤에 아파트가 있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종종 지나다니는 곳인데, 왜 길 한가운데서 불을 피우고 뭔가를 구워 먹었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이들이 그랬는지 어른들이 그랬는지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중요한건 이곳이 가랑잎이 많이 모여 있는 결코 작지 않은 숲 한가운데이고 바로 옆에는 도립공원이라는 점입니다. 담뱃불이나 꽁초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할 곳인데 이렇게까지 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쓰레기를 방치하기까지 했습니다.
오솔길을 중심으로 산비탈이 매우 심하고 수풀이 우거져서 자칫 불이라도 옮겨 붙으면 큰 일 날 수 있는데 말이죠. 꺼져 있는 번개탄 불인데도 마음이 펄떡펄떡 뛸 정도로 불안했습니다.
철없는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피해주고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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