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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9시경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재윤·최종원 의원이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민주당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방위 대표로 제주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문화재 발굴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해군은 공사장 정문에서 동행한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했다. 의원들과 동행하기로 한 민주노동당 현애자 제주도당 위원장의 출입도 막았다. 해군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위해 의원들의 출입은 허가하지만, 그 외 사람들은 모두 통제한다"고 밝혔다.

 

해군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최종원 의원은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현장 조사를 하는데 동행한 인사와 기자들의 출입을 막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김재윤 의원도 "공사장 현장 출입을 막는 것은 국회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양측 간 말싸움이 30여 분간 오갔고, 결국 김재윤 의원이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야 해군은 기자들과 동행인들의 출입을 허락했다.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 파괴된 구럼비 바위

 

의원들이 공사장을 방문했을 때, 현장에는 문화재 발굴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해안에는 굴착기에 의해 파괴된 구럼비 바위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의원들이 해명을 요구하자 해군은 구럼비 바위가 부서진 상황에 대해 "공사 자재를 반입하는데 필요한 진입로나 케이슨 제작에 필요한 작업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종원 의원은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과 세계 7대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리고 김재윤 의원은 현장에 있던 문화재청 관계자에게 "구럼비 바위는 제주에서 보기 힘든 1.2km 통바위이고, 강정주민들이 대대손손 제사를 지내던 민속신앙의 터전이기 때문에 문화재로 지정하라"고 문화재청 관계자에게 요구했다.

 

두 의원의 추궁에 대해 해군은 "2009년 제주도의회가 이 일대를 절대보전지역에서 해제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화재청 윤아무개 발굴과장은 "법에 따라 판단하겠고, 문화재청장님께 의원님의 지적을 보고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문화재 발굴이 진행되는 공사장에서는 오래도록 감춰두었던 유구와 유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재윤 의원은 최근 문화재청장이 해군에 구럼비 바위에 대한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는데도 해군이 이를 묵살한 것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워서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해군기지 공사현장을 둘러본 의원들은 오전 10시 30분경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민주당 문방위 위원 8명의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최종원 의원은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 3관왕이며, 7대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렇게 파괴할 바에는 세계자연유산을 철회하고, 7대경관도 포기하는 게 맞다"며 개인적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화재청은 문화재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부분공사를 승인"해주었기 때문에, "문화재 보존의 책임이 아니라 국방부에 소속된 '문화재 파괴지원국'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해군을 향해서도 "제주도민의 성스러운 제사유적인 구럼비 바위를 아무 대책도 없이 깨부수었고", "문화재 매장지역 위로 펜스를 쳐놓고도 아무 문제도 없다는 투로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법에 의거 해군에 대해 즉시 공사 중단을 명하고", "문화재 조사구역에 불법 설치된 펜스도 철거하여", "해군기지 사업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여는 현장에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제주도당 위원장을 비롯하여 제주도 야5당 대표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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