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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5일(한국 시각) 발표한 아이폰4S 모습.
 애플이 5일(한국 시각) 발표한 아이폰4S 모습.
ⓒ 애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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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각 5일 오전 2시 55분(미국 서부 시각 4일 오전 10시 55분).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출시를 기다리며 밤을 지새우던 누리꾼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애플이 발표한 것은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의 일부 성능이 개선된 데 그친 '아이폰4S'였던 탓이다. 누리꾼들은 서로 "빨리 주무시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애플은 아이폰4S의 빨리진 속도, 카메라 기능 향상, 음성인식 기능(Siri) 등을 내세우며 "지금까지 가장 놀라운 아이폰"이라고 발표했지만, 누리꾼들은 "지난해 6월 아이폰4 출시 이후 16개월만의 발표인데, 놀랄만한 게 없다"고 혹평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10월 28일로 예정된 아이폰4S 2차 출시국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실망감은 더 컸다.

[발표 전] 아이폰5 기대 고조... 생중계 사이트 '다운'

새로운 아이폰 출시에 대한 누리꾼들의 기대는 컸다. '아이폰5 생중계'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미국의 IT 전문 블로그 <인가젯(Engadget)>을 비롯해, 이날 애플의 미디어 이벤트 내용을 사진과 글로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라이브 블로그로 몰려들었다. 이들 블로그는 종종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또한 이 블로그 내용을 해설하는 실시간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스트림(Ustream)의 개인 방송도 뜨거웠다. 동시접속자 수가 13만 명을 웃돌았다. 블로그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 해설한 한 누리꾼의 유스트림에만 6000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동시 접속했다. 아이폰5 루머가 새벽 인터넷에 가득 찼다.

이날 미디어 이벤트 동영상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동영상 생중계를 가장해 악성코드 설치를 유도하는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방송국 사이트에서는 사용자의 컴퓨터에 '액티브X'를 설치하도록 한 다음,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오전 2시, 애플의 새로운 CEO 팀 쿡의 "CEO로서 첫 번째 제품 출시다"라는 말과 함께 이날 이벤트가 시작되자, 누리꾼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팀 쿡은 지난주에 개장한 중국 상하이와 홍콩의 애플스토어에 대한 소개로 발표를 시작했다.

맥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의 성공,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5'의 각종 기능 소개가 30분 이상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초조함을 나타냈다.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는 "자랑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라"는 글이 쏟아졌다. <인가젯>조차 중계도중 "(지난 6월) WWDC(세계개발자대회)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발표 후] 누리꾼, 아이폰4S 실망...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었다"

한국시각 5일 오전 2시 55분 필 쉴러 애플 제품마케팅 수석부사장이 아이폰4S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시각 5일 오전 2시 55분 필 쉴러 애플 제품마케팅 수석부사장이 아이폰4S를 발표하고 있다.
ⓒ 인가젯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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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2시 47분 필 쉴러 애플 제품마케팅 수석부사장이 등장해 아이팟 새 제품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그는 오전 2시 55분 "많은 경쟁자들이 아이폰4를 카피하려고 노력했음에도, 그들은 그렇게 접근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필 쉴러 부사장의 뒤편 화면에는 아이폰4와 같은 모양의 아이폰이 나타났다. 그는 "아이폰4S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이날 발표되는 제품이 아이폰4S인 것으로 확인되자, "지금까지 왜 잠 안자고 기다렸는지 모르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IT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는 "(아이폰4) 출시 이후 16개월만에 내놓은 게 아이폰4S냐"며 "이젠 애플을 까자"는 의견이 쏟아졌다. 한 라이브 블로그 운영자는 "아이폰4S라고 발표하자마자 동시접속자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일부 누리꾼들은 혹시 모를 아이폰5 발표를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애플은 듀어코어 A5 칩 탑재를 통해 최대 7배 빨라진 그래픽 처리 속도, 800만 화소의 향상된 카메라 성능, 음성인식 기능을 아이폰4S의 주요 업그레이드 내용으로 꼽았다. 하지만 한국어 음성인식 기능은 사용할 수 없고, 한국은 10월 1~2차 출시국 명단에 포함되지도 않아, 누리꾼들의 허탈감은 컸다.

클레앙 아이디 'Sarangch'는 "카메라가 25.7% 향상 됐으니, 사실상 아이폰5라 칩시다"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번 발표는 삼성을 위한 것이다, 당장 갤럭시S2를 사러가겠다"고 했고, "전 세계는 오늘 키노트를 '잡스가 없는 애플의 미래'로 받아들일 것"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반응도 한국과 비슷했다. <인가젯>은 중계 말미에 "여러분 미안해요, 아이폰5은 아직입니다"라고 했다. <인가젯> 댓글난은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었다(Tim cook ain't Steve Jobs)", "아이폰4S가 사람이었다면, 얼굴에 한 대 날렸다(If iPhone 4S was a person, I'd punch it in the face)" 등 냉담한 반응 일색이었다.

반면, 아이폰4S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는 "파격적인 혁신은 없지만, 아이폰4에서 꽤 많은 개선이 이뤄진 단단한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트위터 아이디 '@madam999'는 "아이폰4S 성능이 많이 업그레이드됐다"며 "껍데기 조금만 바꾸고 아이폰 5라고 해도 세계인들이 박수칠 텐데, (그렇게 안한 것은) 양심"이라고 전했다.


태그:#아이폰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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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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