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남도 한정식. 입안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살아있다. 전라도 말로 게미가 있다.
 남도 한정식. 입안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살아있다. 전라도 말로 게미가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게미가 있다'는 말이 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 속에 녹아있는 독특한 맛이 살아있다는 의미의 전라도 사투리다. 입안에 착착 감기는 깊고 감칠맛 나는 미각을 나타낸 말이다. 전라도 음식의 맛을 얘기하는 최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렇게 게미가 있는 음식을 모두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한마당이 펼쳐진다.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리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그것. 한마당이 펼쳐지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 품격 있고 맛깔 난 남도음식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여기서 열리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펼쳐진다. '맛 따라간 남도! 남도를 담은 음식!!'을 주제로 각종 음식관련 행사와 공연,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는 남도를 대표하는 맛이 한자리에 다 모인다. 전남도내 22개 시·군의 음식이 모두 모이는 음식축제다.

바다와 이웃한 목포와 무안·신안에서는 낙지와 홍어음식이 출품된다. 장흥과 완도·강진은 바지락과 키조개, 전복 그리고 한정식이 나온다. 담양의 떡갈비, 보성 꼬막, 화순 흑두부 그리고 곡성 참게탕, 구례 은어, 함평 한우, 나주 곰탕, 영암 갈낙탕도 있다. 여수와 순천·광양은 짱뚱어, 전어, 재첩, 숯불고기 등이 나온다. 모두 남도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담양 떡갈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담양 떡갈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목포 연포탕. 낙지에서 우러난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목포 연포탕. 낙지에서 우러난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이 음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수확의 계절 가을에 맞게, 하늘과 조상께 지내는 제례인 상달제가 있다. 시·군 대표음식을 전시하고 이 가운데 우수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전시음식 경연이 마련된다. 9일엔 남도음식경연이 대학부와 일반부로 나눠 열린다. 시·군의 대표음식 판매장터도 설치 운영된다.

맛으로 소문난 지역의 잔치인데 남도의 흥겨운 가락이 빠질 수 없다. 판소리 동편제와 서편제를 비롯 버꾸놀이, 강강술래, 남도민요, 퓨전국악, 통기타, 색소폰 공연 등 전통과 현대를 망라한 다양한 공연이 준비된다. 전통방식 그대로 혼례식도 치러진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도 푸짐하다. 옛날 탈곡기라 할 수 있는 홀테를 이용한 탈곡체험이 가능하다. 전통 떡메치기, 절구방아, 맷돌 돌리기, 방아 찧기, 대장간 체험도 있다. 수문장 교대식도 볼 수 있다. 옛날 감옥인 옥사 체험, 짚으로 만든 목마 타보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상달제. 수확의 계절 가을에 하늘과 조상께 지내는 제례다. 지난해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 모습이다.
 상달제. 수확의 계절 가을에 하늘과 조상께 지내는 제례다. 지난해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 모습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게미가 있는 남도음식을 모두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음식축제다. 7일부터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열린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 게미가 있는 남도음식을 모두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음식축제다. 7일부터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열린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축제도 축제지만 축제마당이 펼쳐지는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볼만 하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는 민속촌이다. 아주 오랜 옛날 마을 풍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흡사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용인민속촌이나 여느 박물관처럼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용 마을도 아니다. 안동 하회마을 같은 양반마을도 아니다. 그저 우리 서민들이 살아왔던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서민마을이다.

골목길 구불구불하고, 그 길을 따라 도는 돌담장도 멋스럽다. 초가지붕에선 마른 짚 냄새가 묻어난다. 주민들은 거기서 민박집과 주막집을 운영하고 있다. 초가의 이엉을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레로 하는 길쌈작업도 마을주민이 직접 하고 있다. 대장간에선 불에 달궈 각종 농기구를 만들고 있다.

성곽도 높고 길다. 정방형의 큰 자연석을 이용해 성곽을 쌓았는데 높이가 4m, 너비도 3∼4m로 넓다. 길이는 1410m에 이른다. 그 성곽 위로 걷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성곽 안에 동내리, 남내리, 서내리 등 3개 마을 주민 1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옛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는 곳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옛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는 곳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낙안읍성 민속마을. 초가 지붕에 달린 박이 어릴 적 고향 풍경 그대로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초가 지붕에 달린 박이 어릴 적 고향 풍경 그대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낙안읍성 민속마을 가까운 곳에 가볼만한 곳도 많다. 이른 봄 납월매(홍매화)를 피웠던 절집 금둔사가 지척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됐던 보성 벌교도 가깝다. 여기에 가면 태백산맥문학관이 있고 현부자네집, 김범우의집, 철다리, 횡갯다리, 회정리교회, 중도방죽 등 소설 속 배경이 실존해 있다.

가을여행에서 순천만도 빼놓을 수 없다. 순천만은 가을의 상징인 은빛 갈대를 만날 수 있는 곳. 이 갈대가 붉은 칠면초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작품의 단골 배경이 되는 S자로 구부러진 갯길도 환상적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한 선암사도 멀지 않다.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승주 방면으로 자동차로 30분 이내에 있다. 태고종의 본찰로 조계산이 품고 있는 절집이다. 돌다리와 해우소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8점이나 보유하고 있다. 절집도 옛 모습 그대로다.

해질 무렵 순천만. S자로 드러난 갯길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해질 무렵 순천만. S자로 드러난 갯길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 낙안읍성 민속마을 찾아가는 길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있다. 호남고속국도 승주 나들목에서 857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된다. 승주 나들목에서 17.6㎞ 떨어져 있다. 서해안고속국도를 타면 2번국도를 따라 보성 벌교까지 가야 한다. 여기에서 857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5분 거리에 낙안읍성 민속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태그:#남도음식문화큰잔치, #낙안읍성민속마을, #남도음식, #순천, #낙안읍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