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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개관식을 앞두고 현수막에 에워싸여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개관식을 앞두고 현수막에 에워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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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봉암 후보는 72%를 득표했다. 이승만 후보는 28% 득표에 그쳤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한 사람은 이승만 후보였다. 왜 그랬을까.

이 득표율은 대구 시민의 표만 말한 통계다. 전국적으로는 이승만 후보가 70%를 득표했고, 조봉암 후보는 30%를 얻었다. 대구 시민의 투표 성향은 나라 전체에서 가장 '특이'한 면모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구는 최고 '보수'로 국민에게 각인되어 있다. "막대기를 내세워도 한나라당 깃발만 달면 당선되는 곳"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해방 직후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진보적 성향의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곳도 범접할 수 없는 '보수의 고장'으로 놀랍게 변했다.

시민들이 성금을 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장면이 설치돼 있다.
▲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내부 시민들이 성금을 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장면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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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구는 역사적 자랑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4.19의 도화선이 된 1960년의 '2.28'과 우리나라 최초의 기부운동이자 시민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곳이 바로 대구다.  (2011년 3월 11일 기사 <남자가 담배 끊고 여자가 비녀 뽑은 까닭> 참조)

2011년 10월 5일, 남자는 담배를 끊고 여자는 비녀를 뽑아 팔아 나라의 빚을 갚고자 했던 1907년의 국채보상운동을 기리는 기념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시민성금 9억8000여만 원을 포함 총액 50억 원을 들여 지은 면적 1천129㎡의 기념관은 역사전시실, 영상자료실, 국채보상운동연구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운동 당시의 자료와 갖가지 전시물들을 보여준다.

김광제와 서상돈
▲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김광제와 서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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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기념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영상실'이 나타난다. 이곳은 약 4분 동안 국채보상운동 전후의 사회 상황을 방문객들에게 간략히 설명해준다. 따라서 방문객들은 반드시 이곳에 들러 '화면'을 잠시 응시하는 것이 좋다. 영상실을 거치면 기념관 내부에 질서정연하게 전시된 사료들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념관 내부는 영상실에 이어 '한국 근대사의 흐름'- '국채보상운동의 태동'- '나라빚 1300만 원'- '국체보상운동의 선구자 김광제와 서상돈'- '대구, 감동의 불바다로 변하다'- '요원의 불길이 되어 온 나라를 뒤덮다' 등으로 이어진다.

대구시민회관 뜰에 세워져 있다.
▲ 국채보상운동 기념조각 대구시민회관 뜰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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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앉은뱅이 걸인의 의연'- '확산을 이끈 서문시장 사람들'- '여성들의 의연'- '어린아이들의 감동적인 의연'- '신분의 벽을 넘어 선 기생들의 의연'- '도적떼조차 참여한 의연'에 이르면 방문객들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국적을 뛰어넘은 외국인들의 의연'- '사상을 뛰어넘은 종교인들의 의연'- '학생과 학교의 의연'도 국채보상운동의 전개 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그 참모습을 잘 증언해준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기념관 바로 옆에 있는 시립 중앙도서관을 함께 이용하면 일석이조의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국채보상공원 안의 달구벌대종과, 곽재우 등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말씀을 새긴 돌, 여성들의 국채보상운동을 기린 기념비 등도 두루 살펴볼 만하다.

특히 자녀와 동반한 방문객들이 기념관 안에서 결코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과정이 있으니 바로 국채보상운동 기념 탁본 체험이다.

기념관이 건립되기 이전에는 시립 중앙도서관의 방 한 칸을 빌려 학생들에게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당당히 기념관 한복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053-745-6753)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11월-2월은 5시) 문을 연다. 입장료는 없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1월 1일과 설, 추석에도 문을 열지 않는다. 대구지하철 1호선은 중앙로역에, 2호선은 경대병원역에 하차하여 5분 정도 걸으면 되고, 자가용은 국채보상공원기념공원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주차장은 유료이다. 요금은 30분에 600원.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천주교묘지에 있다.
▲ 서상돈 묘소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천주교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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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채보상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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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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