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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의 출연배우들.
 KBS 새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의 출연배우들.
ⓒ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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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드라마 평균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케이블 채널의 등장으로 시청자의 채널 선택 폭은 넓어졌고, 지상파보다 더 재미있는 케이블 방송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지상파의 채널 점유율은 예전 같지 않다.

인터넷의 발달 역시 시청률 하락의 원인이 됐다. 드라마를 굳이 제시간에 본방으로 볼 필요 없이 시간 날 때 인터넷에서 다시보기 서비스로 보거나 다운을 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더 이상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기 위해 서둘러 귀가하려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게 됐다.

그리하여 2011년 현재, 지상파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20%를 넘기는 드라마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10% 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드라마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보게 됐다. 더 이상 '국민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 그러나 모든 드라마가 그랬던 건 아니었다.

KBS2의 <제빵왕 김탁구>.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 드라마를 시청률 50%를 넘기며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로 불리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이정섭 PD와 강은경 작가. 이 둘이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KBS2의 새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의 제작발표회가 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이정섭 PD와 강은경 작가를 비롯해 출연배우인 천정명, 박민영, 이장우, 최명길, 이문식, 박성웅, 김연주, 이진, 김성오 등이 자리했다.

박성웅 "전작 <제빵왕 김탁구> 워낙 대단해 조심하는 분위기"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또 한 번 이정섭 PD의 작품에 출연한 박성웅.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또 한 번 이정섭 PD의 작품에 출연한 박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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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재인>을 논하는 자리에 <제빵왕 김탁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리 없었다. 배우들과 함께 한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들의 첫 질문은 역시나 전작의 큰 인기에 대한 부담감에 관한 것이었다.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영광의 재인>에도 출연하게 된 박성웅은 "전작이 워낙 예상치 못하게 대박을 터뜨린 경우라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감독님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렇고, 다른 건 생각 안하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대답했다.

제작발표회 초반 기자간담회에서 이정섭 PD가 "촬영장에서 안 도망칠 것 같은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발언도 질문의 대상이 됐다. 다분히 얼마 전 벌어진 한예슬 사태를 염두에 두고 한 것 같은 발언에 기자들은 배우들에게 촬영 여건에 대해 물었다. 질문을 던진 기자와 눈이 마주친 박성웅은 "왜 절 보고 말씀하시냐?"며 "전 <제빵왕 김탁구>도 견딘 몸"이라고 위트 넘치는 대답을 해 좌중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아직 촬영 초반이라 감독님께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쓰신다. 무엇보다 초반엔 극중 인물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되는데 등장하는 캐릭터의 수가 많다 보니 감독님께서 꼼꼼하게 체크하시는 편이다. 그래서 첫 날 한 10신 예상하고 촬영장에 가면 실제로 찍는 건 5신 정도밖에 안 됐다. 선수들끼리 만난 것이니 만큼 캐릭터가 어느 정도 잡히면 쭉쭉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지금은 좀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박민영과 이장우 모두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 맡아

<영광의 재인>에서 윤재인 역을 맡은 박민영.
 <영광의 재인>에서 윤재인 역을 맡은 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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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재인>에서 세 주인공 영광과 재인, 그리고 인우는 사실 새롭다기보다는 낯익은 캐릭터들이다. 영광은 능구렁이 같은 뻔뻔함과 밉지 않은 허세를 몸에 지닌, 그러나 내면에 진지함 또한 갖고 있는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에, 재인은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움츠러들지 않고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이다. 인우 또한 모든 걸 다 갖춘 재벌 2세에 저 하나만 잘난 제멋대로인 캐릭터.

특히 재인 역의 박민영과 인우 역의 이장우는 공교롭게도 각자의 배역이 전작과 흡사한 캐릭터를 갖고 있어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되기도 했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그럼에도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간다는 설정에서 <시티헌터>의 김나나와 <영광의 재인>의 윤재인은 사뭇 닮아 있다. 게다가 <시티헌터>가 종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

캐릭터의 차별화에 대한 질문에 박민영은 "감독님과 작가님이 그려준 재인의 모습이 너무나 명확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재인이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다 보니 전작의 어떤 캐릭터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큰 공통점을 못 찾으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인이는 나나와는 다른 캐릭터다. 촬영할 때도 다르게 보여야겠다는 걸 특별히 염두에 두고 하진 않았다. 단발머리로 자른 외형뿐만 아니라 작품을 찍는 동안 달라진 내면이 캐릭터에 묻어나면 시청자분들이 지겹다는 생각은 안 하실 것 같다."

전작 <웃어라 동해야>에 이어 또 한 번 럭셔리한 대기업 후계자 역할을 맡은 이장우에게 비슷한 배역을 연달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물었다. 이장우는 "솔직히 내가 작품을 고를 입장은 아니다"면서 "들어온 게 이것 하나라서 하게 됐다"고 대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전작과 캐릭터가 연장선상에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그에 대한 연기력 논란에 대한 우려 섞인 말들도 들었다. 하지만 <웃어라 동해야>의 도진과 <영광의 재인>의 인우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캐릭터다. 도진이 냉철한 엘리트의 느낌이라면 인우는 조금은 망나니 같은 캐릭터다. 감독님께서 제멋대로에 싸가지 없게 굴면서도 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캐릭터를 주문하셨고,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있다."

최명길 "드라마에서 10년 만에 체크무늬 셔츠 입었다"

<영광의 재인>에서 박군자 역을 맡은 최명길.
 <영광의 재인>에서 박군자 역을 맡은 최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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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최명길은 오랜만의 연기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광의 재인>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영광의 엄마인 박군자. 국수가게를 운영하며 자식들을 제대로 키우려 노력하는 우리 시대의 억척 아줌마로 최명길이 그간 연기해 왔던 캐릭터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변신에 대한 질문에 최명길은 "그동안 본의 아니게 사극에서는 왕비, 현대극에서는 대기업 회장과 같은 역할들만 맡아왔다"면서 "뭔가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던 찰나 <영광의 재인>의 출연 제의를 받게 됐다"고 대답했다.

"최근 10년 동안 드라마에서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배우는 변신을 해야 하는 직업이고, 나 또한 그동안 그런 변신을 갈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 괜찮을까. 괜히 변신을 해서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나. 그렇지만 내 안에 내가 갖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태그:#영광의재인, #제빵왕김탁구, #천정명, #박민영,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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