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는 정신적 민주당원이다, 민주당 시의원들과의 정책 파트너는 너무 당연하다. 절대 딴 살림 안 차리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7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40여 명의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 집 살림'을 강조했다. 서울시장이 될 경우 함께 시정을 이끌고 나갈 '어렵지만 가까워야 하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또, 박 후보와 민주당이 함께하는 선거운동 돌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딴 살림을 차릴 거면 야권통합후보 경선에도 안 나왔을 것이다, 나한테는 정치세력도 없다"며 "처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때 단일화 한 안철수 원장의 경우 제3 정당 얘기도 있었지만 난 처음부터 '양대 정당 체제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민주당과의 공조를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함께해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던 아니던 민주당의 후보다, 더 큰 민주당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박 후보의 당선에 적극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시의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손 대표는 "우리 당 후보를 내지 못해 울적했을 것 안다, 마음 속 조그만 구름이 다 걷히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시의원들을 다독인 후 "민주당이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은 시대의 명령이다, 더 큰 민주당에서 박원순 후보는 가족이 돼 있을 것이고 이것이야 말로 민주당이 야권대통합의 선봉에 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자세"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나는 큰 민주당, 미래 민주당 당원이다"

 

 

박 후보 역시 "당적에 상관없이 (나는) 민주당 후보라고 생각하고, 선거 과정이나 이후에도 (민주당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손 대표와 이인영 최고위원을 모시고 민주당 주도 하에 이 선거를 치러야 내가 승리할 수 있고 시장이 돼서도 시의원들을 잘 모시고 함께 꾸려감으로써 원만한 시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민주당과의 '함께 걸음'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의원들과 만난 기분을 "친정에 오는 듯했지만, 시부모님을 만나는 기분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는 "시의회가 활동한 내용을 속기록으로 봤는데 구체적인 데이터와 꼼꼼한 분석이 다 들어가 있어 내가 오세훈 전 시장이더라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다음 시장이 되면 모시고 일해야 할 텐데 정말 공부를 많이해야 할 것 같아 한 편으로는 겁도 났다"고 토로하며 '시부모같은 어려움'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 중심으로 이번 선거를 치러줘 큰 부채를 느낀다, 큰 민주당, 미래 민주당 당원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실천하며 함께하겠다"며 고마움도 표했다.

 

서울시의원들, 박원순 '환영'하면서도... "기호 9번, 혼신 다한 지원 가능하겠냐"

 

 

이에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박 후보가 고향에 온 기분으로 더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한다"며 "박원순 후보가 아닌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의원과 시정을 펼쳐나갈 그 날을 결의하며 환영한다"고 반겼다. 박 후보와 함께 야권통합후보 경선을 펼친 박영선 의원도 자리해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며 박 후보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자당 후보가 아닌 박 후보에게 "혼신을 다한 지원이 가능하겠냐"는 현실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강무 서울시의원은 "시의원들은 박원순 후보가 입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 공감하지만 민주당 당원들의 밑바닥 민심은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것에만도 가슴 아파하고 마음이 가라 앉아있는데 박 후보가 기호 9번을 달고 나왔을 때 혼신을 다해서 지원하겠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손 대표는 "일반 당원 마음이야 오죽하겠냐, 마음 아플 것을 안다"며 "그러나 이제 우리는 장한 자식을 새로 얻어 민주당이라는 집이 더 커지고 부자가 됐다, 박 후보도 정신적 민주당원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당원들을 위로하고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박 후보를 환영하면서도 민주당 입당 문제에 있어서는 이견을 표한 서울시의원들은 '박원순 삼행시'를 통해 '뼈 있는 지지'를 표명하며 면담 자리를 마쳤다.

 

"원순 야권단일후보님

 하시는 서울시장 꼭 되십시오, 저희가 열심히 돕겠습니다. 다만 시장이 되시면

 전히 민주당 때문에 된 줄 아십시오."


태그:#박원순, #10.26 재보궐 선거 , #민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