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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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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예산 사업도 쉽게 수주, 박원순 후보에게는 희망제작소지만 동종 업종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망제작소'."

"병역도 기획 입양 면탈 의혹에 학력마저 위조 투성이라면, 박 후보가 서울시장 되면 공문서까지 위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박 후보는 역시 '미스터 리플리'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11일 하루사이 박원순 야권단일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쏟아낸 논평들이다. 나 후보 선대위에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8개의 논평이 올라왔고,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학력 위조', '희망제작소 용역 수주' 외에도 비판의 지점들은 다양하다. 박 후보가 위원회를 꾸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한강 복원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자 "구체적인 정책이 자신 없거나 미룰 만한 일은 위원회니 센터니 해서 얼버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루 전 TV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나 후보를 향해 박 후보가 증거를 대라고 한 것을 두고는 "이성을 잃은 행동으로 시청자와 서울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비난 기조는 며칠 전부터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나 후보 선대위는 10일에는 7개, 9일에는 5개의 논평을 통해 박 후보를 공격했다. 대표적인 비판 지점은 '병역 기피 의혹'이다. 선대위는 "박 후보의 아버지는 박 후보가 6살 때 벌써 박 후보 명의로 땅까지 사놓았다, 박 후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땅도 상속해 주고 병역도 해결(?)해 주고자 하셨던 것 같다"며 박 후보 부모에게까지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박 후보의 정책 발표가 있었던 9일에는 "포장지는 있는데 그 안에 상품은 없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을 이름만 바꾸어 '작명'한 것에 불과했다"며 평가절하했다.

대정부질문서도 '박원순 때리기'.."종북 좌파에 이용당하고 있다"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박원순 씨가 시민후보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에겐 시민후보 덕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박원순 씨가 시민후보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에겐 시민후보 덕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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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선대위의 공격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대정부질문을 통해 '박원순 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차명진·안형환·박민식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봉장에 서 '대박원순 질문'을 퍼부은 것이다.

차 의원은 "박원순 캠프에 가담한 한국진보연대의 행동강령은 '민중봉기론'이다, 박 후보가 시장이 되면 반미·반국가 투쟁의 전장이 될 것이고 좌파의 체제전복을 위한 투쟁기지가 될 것"이라며 "박 후보는 종북좌파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박 후보와 시민단체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10년 동안 모금한 돈 중 재벌의 등을 쳐서 모금한 금액이 300억 가량 된다"며 "박원순씨가 사업하는 방식은 시민운동이 아니라 저잣거리 양아치의 사업방식이다, 그들은 시장경제를 감시하는 대신 기생하고 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정부 질문장에서 흑색선전·선거 운동을 하는데 주의를 안 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지만 차 의원 이후 질문에 나선 안형환 의원은 "악취가 터져 나오는 학력·경력"이라며 '박 후보 깎아내리기'를 이어갔다.

박원순 캠프 "네거티브 공세, 나경원 후보의 초조함 드러내는 일"

박원순 후보 캠프 측은 이 같은 공세가 "나경원 캠프의 초조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나 후보의 지지율 반등이 이뤄지지 않아 네거티브 아니면 박 후보를 끌어내릴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박원순 후보 선대위의 우상호 대변인은 "네거티브 공세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켜 지지층을 응집시키고 투표장에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미 트위터에서는 역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말대로, 박 후보에게 우호적인 트위터에서는 역풍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다수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목사가 예수 따귀 때리는 꼴"(potohp1138)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트위터를 잘 보면 나경원 후보의 네거티브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짚은 트위터 이용자 'choido4'는 그 이유에 대해 "이미 시민의 열망은 그걸 넘어섰다, 그걸 모르고 박원순 후보 개인을 공격해서 뭔가 얻으려는 구태의연함에 다들 동참하기 싫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대변인은 "우리 쪽에서는 근거 없는 비방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조기에 강력히 대응해 해명할 것은 빨리 해명할 것이며 네거티브 전략의 문제점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며 "역풍이 불기시작하면 나 후보 쪽에서도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들어본 정치·여론전문가들의 의견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과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앞으로도 한나라당 측의 공세적인 네거티브 검증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나 후보가 공세를 펴지 않으면 정책 대결로 가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오세훈 전 시장의 그늘이 나 후보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네거티브 공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 진단 "박원순 병역문제 딱 끊고 가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새로운 서울 박원순이 하면 다릅니다'라고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유권자들에게 후보기호 10번을 알리기 위해 열 손가락을 펴 보이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새로운 서울 박원순이 하면 다릅니다'라고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유권자들에게 후보기호 10번을 알리기 위해 열 손가락을 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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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네거티브 공세'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각각 갈렸다.

이 대표는 "나 후보가 공식 캠프를 꾸리고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선언을 한 영향도 있지만, 병역 문제의 경우 20~30대 남성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나 후보와 박 후보 간의 격차가 좁혀진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 조사분석실장은 "여론조사 결과가 더 나와봐야 한다, 여의도연구소 등 당에서 ARS를 돌린 결과는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좁혀졌다고 나오지만 단정하기 이르다"며 "지금까지는 네거티브 공세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네거티브 공세가 전면에 나선다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흐름과 맞물려 공세를 제기하는 정치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역풍' 가능성을 점쳤다.

'공세'에 대한 박 후보의 대응 측면에서 두 전문가들의 조언은 맥을 같이 했다.

이 대표는 "박 후보가 '병역 문제 관련 가족 문제로 심려 끼쳐 송구하다'는 유감 표명을 하고 끊고 가야 하는데 자꾸 해명을 하다보니 의혹이 꼬리 물기 식으로 연장되고 있다"며 "결국 안철수 교수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조금 더 일찍 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 실장 역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인 문제가 불거졌을 때 '부인을 버리라는 얘기냐'며 네거티브를 일축했듯이, 논의가 추가적으로 확산되지 않게 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재 박 후보는 '왜 네거티브를 하냐'고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선거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라도 명쾌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태그:#나경원, #박원순, #네거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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