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남을 비롯 전국 일부 학교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허용기준치를 최고 30배나 초과됐다고 밝혀진 시점은 지난 달 초다. 서울대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조사결과다.

 

충남의 경우 아산의 A중학교 운동장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적게는 0.5%(기준치 0.1%)에서 최고 3%의 석면이, 충남 천안의  S중학교 운동장에서도 적게는 0.25%에서 많게는 1.50%의 석면이 검출됐다.

 

지난 1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재조사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충남의 3개 학교에서 적게는 0.25% 미만부터 많게는 1.5%까지 석면이 검출됐다. 이같은 결과에 교과부가 해당 운동장을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준치를 초과한 석면검출 사실이 알려진 뒤 재시공 입장을 밝히기까지 한 달하고도 보름 가까이가 걸린 것이다.

 

교과부와 충남도교육청의 굼뜬 움직임은 관료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전교조충남지부 등은 지난 달초 조사결과를 들고 충남도교육청을 찾아 해당학교에 대한 운동장 사용금지와 응급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해당학교에서 준공당시 제출한 서류에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한 가지 분석결과만 맹신하겠다는 얘기다. 

 

전교조충남지부는 수차례 요구에도 움직임이 없자 지난 달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도교육청은 그때서야 "시료를 채취해 재조사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교과부가 나섰지만 재조사 결과를 내놓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운동장에서 석면이 함유된 감람석 파쇄토를 걷어내 다시 재시공을 했어도 여러 번을 했을 시간이다.

 

다른 사례를 보자.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지난 달 26일 감람석을 사용한 전국에 있는 일부 야구장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야구협회와 해당 구단에서 곧바로 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시료채취 분석에서 재시공 발표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일에서 4일이다. 같은 일이 교과부에서만 10배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의문은 또 있다. 준공검사 당시 해당 학교에서 의뢰해 받은 분석결과에는 하나같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었다. 시료채취나 검사과정이 엉터리로 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교조충남지부에서는  전국에 8개 밖에 없는 감람석 사용 운동장 중 충남에만 3개씩이나 조성된 이유를 묻고 있다.


태그:#감람석, #석면, #교과부, #충남, #운동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