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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운명> 북콘서트 대구 공연
 문재인 <운명> 북콘서트 대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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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운명> 북콘서트 전국 마지막 순회 공연이 대구광역시 달서구 첨단문화회관에서 열렸다. 10월 15일 오후 4시, 강당 안은 대구 시민의 열기로 뜨거웠다. 432석 정원인 공연장은 '입추의 여지도 없이' 가득 찼다. 자원봉사 안내자들의 입장 제지를 뚫고 들어와 바닥에 가방을 놓고 앉은 이, 벽에 기대고 선 이들 탓에 공연 중에는 통행이 곤란했다. 

'입추(立錐)의 여지(餘地)도 없다'는 관용어는 송곳[錐]을 세울[立] 만큼의 땅[地]도 남아[餘]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송곳 같은' 말이 공연 내내 무대를 뒤덮지는 않았다.

"노무현의 이창동은 <시>를 남겼고, 이명박의 유인촌은 '씨발'을 남겼다(탁현민)"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 중 자신이 가장 부지런하다고 하는데, 정도전이 근정전에 이름을 붙이면서 해설한 글에 따르면 잘 때는 자는 것이 부지런한 사람(유홍준)" "노곡동 사저에 네티즌들이 택호를 붙였는데 압권은 '쥐-ㅂ'이었고 '쥐 편한 세상'과 '쥐라기 공원'도 재미있었다(양정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정권 바뀌면 국정원장이나 검찰총장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까닭을 물으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인 것 같아서'라고 답변하였다(문재인)" 정도의 에둘러 표현하는 풍자 화법이 계속 이어져 관중들을 즐겁게 했지만, 직선적이고 날이 선 발언은 없었다.

이날 행사에는 <나의 운명>의 책 제목을 정연주 KBS '현' 사장이 지었다는 내막이 밝혀져 관심을 끌었다. 법원에서 이겨 '현' 사장이지만 불법 세력에게 잠시 자리를 찬탈당하고 있는(양정철 사회자 표현) 정연주씨는 "처음에는 <동행>, <흐르는 강물처럼> 등등의 제목이 거론되었는데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운명'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하자고 추천했다'" 밝혔다. '동행'은 마침 이희호 여사가 저서를 내면서 그 단어를 책 이름으로 쓰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탈락한 비화도 공개되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단독 토크 중 한 장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단독 토크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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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에 대한 정치적 문답도 자주 오갔다. 문재인 이사장이 "대통령에 출마할 것 같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유홍준 교수는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경기를 보니까 케냐 선수들이 함께 달리는데 그 중 한 선수는 페이스 메이커였다. 열심히 달려 동료들이 분발하도록 이끌다가 다른 선수들이 승리할 것 같으면 본인은 결승선 전에서 빠지고, 배탈이 나거나 해서 다른 선수가 기록을 내지 못할 것 같으면 본인이 그대로 달려 우승을 한다더라"고 답변해 관중들을 웃겼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도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신 아니면 안 된다'고 하자 모든 일을 맡았던 사람이다. 탄핵 국면 때에는 안나푸르크 트레킹을 하던 중에 부랴부랴 달려왔다. 문재인은 결정적인 순간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지금 국민은 외국 정상들과 나란히 사진을 찍을 때 '국격'을 뽐낼 수 있는 외모 잘 생긴 대통령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참여정부 때 문재인 비서실장과 내내 다투었다"는 김기식 혁신과통합 공동대표는 "소통합도 잘 안 되는데 대통합이 가능하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지만, 소통합은 세세한 것을 놓고 밀고 당기기지만 대통합은 큰 명분 앞에서 결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성사되기 쉽다"면서 "요즘 '복지, 복지' 하는데 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은 사민당이 40년 동안 집권하여 그런 성과를 냈다. 우리도 그렇게 집권하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문재인 <운명> 북콘서트의 무대 위에 등장한 사람들. 왼쪽부터 사회자(양정철, 이하 존칭 생략), 유홍준, 문재인, 정연주, 김기식 제씨들
 문재인 <운명> 북콘서트의 무대 위에 등장한 사람들. 왼쪽부터 사회자(양정철, 이하 존칭 생략), 유홍준, 문재인, 정연주, 김기식 제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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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면서 많이 울었다"고 눈시울을 붉힌 문재인 이사장은 "지금은 통합 운동에 주력할 때이다. 모두 뭉쳐야 이긴다. 중립적 입장에서 모두 다 단결하여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 참여정부에 참여한 것으로 사회적 역할을 어느 정도 했으니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 쉬어야겠다고 자연환경 속으로 이사까지 갔지만, 지금은 총선 대선에 기여하여 성과를 얻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내용의 도종환 시 <담쟁이>를 낭송하여 관중들의 호응을 자아냈다.

이날 문재인 이사장은 관중의 요구를 받고는 부인 김정숙씨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랑해요, 여보!"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행사장에 권양숙 여사가 입장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운명> 대구 북콘서트 입장표
 <운명> 대구 북콘서트 입장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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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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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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