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던가? 아줌마들은 몰염치하고 뻔뻔하다고. 이런 아줌마를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줌마가 나서야 일이 된다."이러기까지 사연이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아줌마의 변신은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열린 2011도시환경협약 광주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기후변화, 에너지 그리고 식량'에 참석했을 때에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4일 아침, '푸른 경기 21 실천협의회'의 <쓰레기 제로 투어>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13일 오전에 전주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비례제까지 견학했다더군요. 여하튼 경남 남해의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인 쓰레기처리장에 도착해 브리핑 받을 때까지만 해도 아줌마들의 열정을 미처 몰랐습니다.
"15년여 만에 폐쇄되는 소각장 예산낭비 꼴이 우습다!"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바뀐 실마리는 쓰레기처리장에서의 브리핑이 끝난 후 질의 응답시간에 있었습니다. '질의ㆍ응답 조용하겠지?'란 예상을 뒤집고, 쓰레기 t당 처리 비용부터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의 장단점 등에 대해 거침없는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잠시, 짚고 넘어가죠. 지난 2010년 폐자원 수입비용은 1조 7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폐자원 재활용이 1% 놓아질 경우 연간 639억 원의 외화가 절감됩니다. 캔과 고철이 505억 원, 폐지가 107억 원, 플라스틱 24억 원, 병 3억 원 등이 절감된다더군요.
또한 쓰레기가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유리가 반영구적이고, 캔 500년, 칫솔이 100년, 플라스틱 20년, 종이컵 20년, 종이 2~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각별한 노력과 주의가 요구됩니다.
각설하고, 아줌마들은 질의ㆍ응답 시간에 "다이옥신 등 환경 공해를 일으키는 쓰레기 소각장을 다른 시설로 대체하려고 지자체와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면서 "그때는 지자체가 우리 말 안 듣고 기어이 소각 시설을 세우더니 부천 중동 소각장이 15년 여 만에 폐쇄되는 등 예산낭비 꼴이 너무 우습다."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대수 쓰레기제로센터 소장의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소각시설 사용연한이 종료되거나 신규 설치되는 수도권의 경우, 소각과 매립의 대안으로 전처리시설(MBT-기계적 생물적 처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각장 사용이 종료되는 성남시와 수원시는 전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아줌마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어쨌거나 아줌마들은 쓰레기 처리 행정 등에 대해 무척이나 속 터져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쪽에서 한 아줌마의 탄식 섞인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아줌마들이 똘똘 뭉쳐 분리수거 감시를 단단히 수밖에 없어."이 대목에서 매우 놀랐습니다. 지방과 수도권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이지, 지방은 사람 살 여유 공간이 넓어 쓰레기 처리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좀 무딘(?) 편이라 너그럽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남해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음식물 쓰레기에 사람이 죽으면 넣는 관까지 별의 별 쓰레기를 다 받아준다."고 합니다. "그런 쓰레기는 받을 수 없다고 해도 선출직 지자체장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까지 늘어놓는 판이니까요.
그런데 수도권은 그게 아니나 봅니다. 왜냐하면 "남해 쓰레기 처리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렇듯 쓰레기 투어를 함께 한 수도권 아줌마들은 평범한 아줌마를 넘어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천만이 몰려 사는 수도권의 대기 환경을 좋게 하려면 이런 끊임없는 노력 없이는 안 될 일이지요. 그래, 남해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에서 본 아줌마들의 모습에 반해버렸습니다.
여기서 배운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모른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아줌마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겁니다. 아무튼 저도 부천, 안성, 수원, 화성, 남양주, 용인, 평택, 양평, 의왕 등 '푸른 경기 21 실천협의회'의 멋진 아줌마들로 인해 잠시 뒤로 밀쳐놨던 사실 하나를 앞으로 끄집어냈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에 대한 인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끝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멋진 아줌마들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