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가 시민이 일상에서 누려야 하는 생활의 기본 수준을 정해 '서울 시민 복지기준'을 발표했다.
20일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박 후보는 '시민복지 최저선'을 2014년까지 마련하고, 여기에 '시민복지 적정선'을 추가로 도입해 2018년까지 서울 시민 삶의 수준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복지기준선 마련은 "건물 짓고 땅 파는 행정에 몰두하면서 시민의 생활은 곤궁하게 만들었던 이명박·오세훈 시정의 폐해를 극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시정의 최우선에 놓기 위함"이라는 게 박 후보의 설명이다.
이는 하루 전 박 후보가 발표한 '시민권리선언'에서 제시한 교육·복지·의료 등 10대 기본권 보장을 시민 복지선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로 이뤄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박원순 "사람 투자 시정의 최우선에 놓기 위함"
이번 '서울 시민 복지기준' 최저선과 적정선에는 주거·소득보장·교육·보육·의료 등 5대 영역과 여성·아동·노인·청년·장애인 등 5대 대상별로 나눠서 기준이 마련돼 있다.
주거의 경우 '최저선'에는 공공임대주택 8만 호 신규 공급·주택 바우처 확대 등을, '적정선'에는 전체 가구 10% 수준으로 공동주택을 확보하고 지역별 공정임대료제 도입을 통한 임차인 보호 등을 내걸었다.
소득 분야는 '최저선'에 서울 빈곤선 설정 및 단계적 빈곤 감축 목표와 계획 수립 등을, '적정선'에는 서울형 소득보장 시스템 도입과 OECD 수준에 근접한 가구 빈곤율 관리 등을 제시했다. 보육은 '최저선'에 민간 시설 질 향상 유도 및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전환 확대를, '적정선'에는 선진국형 육아휴직제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의 경우 '최저선'에 방과 후 학교 내실화 지원 확대·교육복지 확대를 위한 조례제정을, '적정선'에는 교육비 가계부담 3%이내 완화를 목표로 세우고, 서울교육복지협의체 구성 및 학습권 조례제정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의료 부분에서는 '최저선'에 건강관리방문 간호사를 현행 2배 수준으로 증원하고 도시 보건소지소 확대 등의 방안을, '적정선'에는 지역주치의 도입 등의 목표를 세웠다.
정책 대상별로, 여성 부문은 직장맘 지원센터 등을 통해 '여성의 권리와 적극적 참여가 실현되는 성평등 도시 서울'을, 아동 부문은 아동권 기본 조례 제정 등을 통한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서울'을, 노인부문은 구별 1개 이상 노인요양시설 설립을 통한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가 있는 고령친화도시'를, 청년부문은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 등을 통한 '청년의 자기 실현이 보장되는 청년 활력도시 서울'을, 장애인부문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한 '장애가 차별이 되지 않는 인권도시 서울'을 내걸었다.
박 후보는 "이 같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시민 참여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 기구를 만들고, 자치구간 복지 격차를 해소하고, 정부와 자치구 간의 전략적 협력을 도모하고, 복지 친화적인 법령과 예산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복지 기준 설정위원회(가)'를 운영해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분기별로 복지수준의 최저선·적정선 이행을 점검하고 평가 공청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이 같은 복지 정책 추진에 약 2조 원 가량이 들 것이라 밝혔다.
박 후보는 "산발적·개별적 공약이 아니라 체계적인, 개별 공약을 포괄하는 비전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나 후보와 다른 것"이라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어 그는 "내 공약의 핵심은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슬로건이고 이번 선거에 임하는 기본적 공약이다, 정말로 내 삶이 구체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확실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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