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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소슬하니 낙엽은 제 마음의 편린을 주막의 등촉에 실어 멀리 귀향 간 서방님께 날리듯 조심스럽게 북동에서 남서로 분다. 어느 중국의 사서를 보면 인류 초기의 주거 형태는 남방은 누각이요, 북방은 굴 계통의 혈거 주택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곧 남방의 민족성은 개방적이었던데 반해서, 북방의 그것은 폐쇄적이었다는 일반적인 논거와 시류를 같이 한다. 물론 기후 환경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을 것임은 당연하지만 말이다.

 

'정통 무술인 수박치기를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 건강의 기틀을 확립하고 밖으로 우리민족의 우수한 리듬감인 다섯 박자의 손뼉치기를 대외에 전파'한 지도 어언 10년이 되어 간다. 탁 트인 민족성으로 무술도 손뼉을 탁 치면 하늘이 열리고 우주 만물이 하나가 되는 기가 막힌 창조적 정통 무술관의 근원은, 원래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남방의 확 트인 기백과, 북방의 북종 산수화 같이 두텁고 결이 짙은 채색의 표현처럼 하얀 눈 속에 아름답게 피어 난 매화와 같은 고결함이 함께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주무림대국 '연필그림이야기책(만화)'의 현재 시하 일인자를 독주하고 있는 만화신공 풀아동색락청(강풀)이 원순희망제작창을 방문하며, 자신이 직접 다린 중원의 검은팥 알갱이를 갈아 커피라는 음신향력(飮身響力)을 제공하는 정성을 기웠다.

 

"희망제작창께서 순진무구 강호에서 외로이 세파의 낮은 면만을 바로 세우시다 보니, 본래 어둠과 은밀하게 손이 닿아 있는 정치 무림에 생소하여 때 묻고 발 절은 정치 무림의 모리배들의 인신공격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지만 뭐, 괜찮아유. 다 잘 될 거니께유.

 

나, 만화 잘 그리고 인기 잴잴 끌어서 연극되지, 드라마 되지, 영화 되지, 그렁께 여그저그서 말 많았어요. 문짝 중에서 제일 열기 쉬운 문인 '마타도아', 이건 뭐 창작하는 사람에게 포지티브도 모자라서 네거티브, 많이 당했지유. 순전히 내 능력으로 그림 그리고, 쩐정 그저 조금 살짝 응접 했는데두 말여유.

 

희망제작창님, 나는 믿어유. 서울특별공국 잘 이끌어 갈거라는 거. 저그를 보서유, 지영출판서령, 여진석궁녀, 성근통일도랑, 재인문향, 학규공자를 위시한 이 나라의 무림 강호의 실력자들께서 뭐 땀시 저리 발로, 귀로, 손으로 뛰시는 거겄어유. 다 무림대국과 서울특별공국을 위해서지 안 그려유? 자, 한 잔 쭈욱 마시시고 뛰셔유. 난, 좋아유 옆집 아자씨 같은 원순희망제작창님이 막 좋아유. 자, 아자아자, 화이링."

 

옆 자리에는 자발적 참여 학승들과 두런두런 거리며 이야기하고 앉아 창문 밖에서 불어오는 맛 좋은 바람에 온몸을 풀어헤치던 지영출판서령이 있었다. 그녀가 본업인 '무림썰방'을 잠시 접어두고 대한민주무림대국의 동과 서, 그리고 남과 북을 관통하며 얻은 지혜로 고금의 이야기를 호소력 짙고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재주처럼, '소셜미디어권'이라는 신종 온라인권을 진두지휘하며 자동진화무량화방(컴퓨터)에서 전이되는 그림 같은 장관을 감상하다가 무림언론독설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기에서 하는 일은 종 5 품에 불과한 홍보교리이지만, 내 나라의 안위와 내가 살고 있는 서울특별공국의 미래를 위한 탄탄한 대로를 위한 역동적인 내공을 펼쳐 보이고 있어요. 내가 사는 곳이 곧 여러분 백성들의 삶의 터인 즉, '아심이 곧 여심' 아니겠어요?

 

그래서 그동안 신공을 펼쳐 내는 족족, 기똥차게 무림국 백성들의 눈과 귀에 쏙쏙 들어가 박혀 무량대수로 팔아오던 '썰라방안정권'에 기초한 무림협객썰방(소설)의 비결을 전수하려 하는 겁니다. 우리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과 함께 새로운 서울특별공국, 백성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공국의 역사를 새로 쓸 거예요."

 

아름다운재단에 들어 온 쩐추의 깃발의 향배를 놓고 설왕이 설래 된지 한 참. 천리 길도 한 걸음이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밥은 먹어야 하는데, 밥자리에 필요한 쩐이라는 요상한 물건은 사방팔방에 나찰녀(羅刹女)가 붙어서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원조중구모모 경원미모령을 보좌하는 나발통정들이 이구동성으로 태클을 걸고 들어온다.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 규모가 천 억 대여. 이거 어찌된 일이야. 보수 단체들이 고발하여 수사 하래는데. 이거 무림 검찰 가만있는 거여? 직무 유기 아녀. 열중쉬어 차려. 아쭈, 아예 자리 깔고 누웠어. 뭐, 선거 끝나고 보자구? 얼씨구.

 

희망제작창은 협찬 제작창이야요? 자신이 만든 상품은 안 팔고 거 왜, 남의 상품에 기웃기웃 쳐다보다 거 닳겠시다. 그래갔구, 맹주 노릇 잘 하갔시오? 뭐니뭐니해도 무림대국 최대 공국인 서울특별공국의 맹주라면 창의적 상품 개발에 몰두 해야지요."

 

이동천막을 치고 지내며, 군복을 주로 입고, 여성들만으로 호위군을 챙겼던 리비아유림국의 철태자, 안하무인 다피중동광분자(카다피)가 40년이 넘는 독재 내공도 한 번 못써보고 쫓겨 다니다 처참하게 최후를 맞이했다. 호랑이 머리를 뒤집어쓰고 있는 정일광분자의 후기 조선 사회의 삼대 세습을 보는 눈은 다양하지만, 그 사이비 무림 교주들의 종말도 그리 바람직한 최후는 아닐 것이다.

 

중화 강호의 오늘은 마치 사막의 베두인들처럼 끊임없는 이동과 정착, 그리고 전쟁과 투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오죽하면 집을 짓지 않고 요새를 지어 살았겠는가. 그러나 그 전쟁과 상흔의 역사는 우리라고 다를 것이 없어서 단군이 나라를 세우고 '조일선명朝日鮮明'한 나라라 하여 조선이라 이름 지은 이후 누 천 년, 이 땅에는 잠시도 평화로운 물길이 전국을 흐른 적이 없었다. 경제적인 결핍은 몸으로 때우면 되지만 정치적인 결핍은 아나키스트들이 거부하는 '국가라는 이름의 착취기관'마저 붕괴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지도자는 하늘이 내리고, 내려진 지도자는 자신의 안위는 개에게나 줘버리고 오로지 '백성만행'을 위해 멸사봉공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정치 무림계 서열 2 위의 맹주를 선출하는 보궐비무대회가 중반을 넘기고부터는 이거 참 재미있게 되었다. 미학(美學)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학이 바로 어쩔 수 없음의 미학이요, 자신이 시작한 일은 자신이 끝내야 한다는 불변의 법칙은 백성들의 입에서 회자되지 않아도 그렇게 되게 마련이다. 마고의 두 딸이 분전하는 도방과, 민족의 근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한 사관을 머리에 인 국토방위의 첨병으로서의 진보 무림계의 두뇌들이 활약하는 두 도방의 숙명적인 대결은 점입가경,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사람은 다른 사람이 모르게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다.


#공지영#박원순#나경원#강풀#나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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