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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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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008년 2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예비후보 사무소를 공짜로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임대료 신고 자료를 제시하겠다"던 나 후보측은 3일이 넘게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일과 21일 보도를 통해 나 후보가 2008년 5월부터 2011년 8월 중순까지 국회의원 사무소룰 두고 있었던 건물과 지난 2008년 2월 18대 총선 예비후보 사무소를 냈던 송파구 가락동 건물이 모두 제일저축은행 소유였음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락동 사무소를 임차한 임대료나 임대보증금 지출 내역이 나경원 후보의 정치자금 회계자료에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후원회 회계자료에도 나와 있지 않았고, 장충동 사무소에 대해선 임대보증금 내역이 없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가락동 사무소에 대해선 '공짜 사용' 의혹이, 장충동 사무소에 대해선 임대료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나경원 후보측 이두아 대변인은 지난 21일 "가락동 사무소는 1개월간 있었고, 1개월치 임대료도 냈다"며 "선관위에서 (입증할) 자료를 받아서 제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지 3일이 넘은 24일 오후 6시까지도 나 후보측은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중이어서 중앙선관위나 서울 내 지역선관위들도 주말 동안 근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주말이 끼어 있어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사무실 협찬' 의혹 해소 못하면 정자법 위반 의혹으로 번져

나 후보가 2008년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임차한 가락동과 장충동 사무실 임대료를 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의혹제기에 대한 나 후보측 해명의 진실성 여부 외에도 중차대한 의미가 있다.

임대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건물을 사무소로 임차한 경우는 정치인에게 금전적 이득을 보게 한 경우로 건물주가 정치자금을 제공한 경우에 해당한다. 가락동 사무실의 경우 건물주가 제일저축은행이라는 법인이므로, 임대료 지급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나 후보는 법인의 정치 후원금 기부를 금지한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이 되는 것이다.

장충동 사무실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지급한 내용이 없는데, 나 후보가 임대보증금도 없이 당시 시세보다 싼 임대료를 내왔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이 부분도 금전적 이득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지면 법인이 정치 후원금을 낸 것으로 간주돼 정치자금법 위반이 된다. 

나 후보가 제일저축은행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더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정황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락동·장충동 사무소 공짜·특혜 의혹을 벗어나려면, 약속한 했던 것 같이 선관위에 신고했던 자료를 제시하면 된다. <오마이뉴스>는 의혹 제기 이후 지속적으로 자료 제시를 요구하고 있지만 나 후보측은 현재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2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박원순 후보를 지원하고 나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는 나 후보에게 직접 "제일저축은행 사무실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게 금요일이고, 증명하는 자료를 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자료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면 나 후보가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사무실을 협찬 받은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질문했다.

나 후보는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기사를 쓰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나 후보측 홍보본부장인 진성호 의원도 "나중에 드리겠다"고 답했지만, '나중'이 언제인지, 관련 자료를 갖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나 후보측이 입증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박원순 후보측에서는 "유독 제일저축은행 소유의 건물에만 입주한 경위가 무엇인지 밝히라"며 "특히 제일저축은행의 유아무개씨와 어떤 관계이며, 그분의 형제간과는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나경원#제일저축은행#사무실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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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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