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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암절경 암릉산행 조령산 기암절경 암릉 산행 조령산 산행길에 체험한 암벽등반 실황과 아름다운 사진을 기사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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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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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산 조령산 기암 절경 속으로 산이 맺어준 인연으로 나와 근 10여 년 가까이 함께 산행을 해온 '산초스' 아우가 며칠 전 "청파 형님 이번 수요일 (10.26)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조령산(1026m) 산행을 떠나는데 무슨 일 있으세요? 이번 산행에 참가 신청을 안 하셨기에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아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우리 문중 종친회장이다 보니 음력 시월 들어 여기저기 조상님 추향제 모시러 다녀야 할 곳이 많아 망설이는 중"이라고 통화를 했다. 이후 나는 며칠이 지나도록 산행을 떠날 것인지 아니면 시조 할아버지 추향제를 모시러 경주를 갈 것인지 결정을 못 하고 있다.
그러던 차 '우리산내음 카페' 산행공지 게시판을 보니 아직 산행 신청을 안 했는데 내 이름이 참가자 명단에 올랐다. 아마 산초스 아우가 바쁜 나를 대신해서 올린 것 같다. 그렇게 되니 더는 산행에 불참한다는 소리 하기도 그렇고 어차피 어떤 쪽이든 한쪽은 포기해야 할 판이 됐다. 결국 시조 할아버지 추향제에는 내년에 가기로 하고 이번엔 조령산이나 다녀오자 생각하고 참가키로 한다.
사당역 10번 출구에서 이날 조령산 산행을 떠나는 일행 29명을 만나 26일 오전 7시 50분 사당을 출발했다. 버스는 중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5분여 휴식을 취한 후 '조령산 체험마을'앞 느티나무 공터에 도착하니 10시 정각이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2시간 조금 더 걸려 조령산 들머리 신풍리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치 작전에 동원된 군인들처럼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일사천리로 산행 준비를 했다. 그리고 '에바다기도원' 방향으로 농촌 마을 길을 걸었다. 마을 곳곳에 수백 년도 더 오래된 듯한 느티나무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속 마을처럼 아늑하고 정감이 갔다.
그런가 하면 등산로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이 스쳐 지나는 바람결에 우수수 우수수 떨어져 쌓였는데 그 샛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그렇게 곱고 예쁠 수가 없다. 우리는 절골 근처 '신선암봉 등산 안내도' 앞에서 회나무님 대장으로부터 A팀은 조령산 신선봉 깃대봉찍고 새터마을로 하산하고, B팀은 조령산 신선암봉 지나 한섬지기계곡으로 하산하는 팀으로 나뉘어 산행하기로 했다.
산행 전 참가자 29명이 단체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했다. 대장이 그렇게 A팀 코스는 산행길 내내 암릉지대를 통과하는 난코스가 되어 힘드니 자신 없는 분은 B팀에서 산행하라고 유도하는데도 눈치 없이 6학년 8반 도영을 할배(나)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A팀 다리를 걸친다. 그렇게 되니 젊은 친구들이 차마 나더러 B팀에서 산행하란 소린 못하고 엉거주춤 마치 뭐 씹은 표정이다.
ㅋㅋㅋ 어이, 젊은 친구들. 미안해. 그러나 내가 이런 기회에 여러분과 기암 절경 조령산 암릉 산행하지 못하면 또 언제 다시 이런 행운 기회 있을까 생각해 다리 걸친 것이니 너무 원망들 말게나…. 나도 가능하면 여러 회원님께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엄마 젓 먹던 힘까지 동원해 온 힘을 다할 것이나 큰 걱정 말기 바랍니다.
조령산 암릉산행을 즐기려면 절터 입구에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붙으면 된다. 준오르막길이 이어지며 피톤치드 향이 솔솔 날리는 솔밭 사이를 지나 무명인 묘 2기를 지나 '촛대바위 능선'에 오르면 이때부터 이어지는 들쑥날쑥 요리조리 마치 미로찾기 놀이하듯하며 깎아지른 기암 절경 사이를 에돌아 오르내리며 이어지는 암릉 산행의 멋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산행 초보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암릉 구간 난이도가 험해 상당한 위험을 느낄 정도이니 안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코스에서는 나 홀로 산행보다는 가능하면 일행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유리하다. 그러나 선두 대장은 만약의 경우 안전을 위하여 자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내가 몇 년 전 이화령에서 조령산을 올랐을 땐 누워 떡 먹기 식으로 가볍게 올랐다. 그런데 이번 촛대바위 능선을 타는 조령산 암릉 코스는 막힘없는 조망 속에 암릉 지대와 어우러진 송림 구간 지나는 재미가 아주 각별했다. 그야말로 조령산의 참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 하이라이트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조령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멀리 월악산 영봉과 그 일대 산하 풍경이 빼어나다.
A팀인 우리가 조령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데 무전에 의하면 B팀은 우리가 지나온 헬기장에서 식사하는 중이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백두대간 코스인 신선암 봉에 이르는 암릉 구간은 충북-경북 일대의 록 클라이머들엔 없어서는 안 될 암벽 등반 코스가 있는 곳이다. 힘은 들어도 고난도 암릉 구간을 아슬아슬 오르내리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 고생스런 수고가 없으면 감히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기암 절경 풍경 찰나의 순간을 디카에 담는 재미에 빠져들어 힘든 줄도 모르고 '백두대간 길 신선암봉 937m)' 오른다. 그런데 이곳 신선암봉 표지석엔 '충주 상행 담소'로 표시가 되어 있다. 아마 이곳은 충청도인 것 같다.
신선암봉 정상에서 회나무 대장에게 앞으로 진행할 구간도 지금까지 지나온 암릉 코스처럼 험하냐고 물으니 "아마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다. 과연 내 체력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론 요 정도쯤이야 하는 자신감이 있기에 걱정을 놓기로 한다.
하도 많은 암릉 구간을 오르내렸기에 혹시 신선암봉 지나선 다소 암릉구간이 완만해지겠지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나의 계산 착오였다. 오히려 이후부터 이어지는 코스는 오히려 지나온 암릉 지대보다 더 깎아지른 새까맣게 올려다보이는 암릉 구간을 수도 없이 오르내려야 하는 난해한 코스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코스를 오르고 나면 시원스레 활짝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오묘한 모형의 기암 절경이 마치 서로 자랑이라도 하듯 신비스런 모습으로 울뚝불뚝 자태를 뽐내 혹시 내가 금강산 만물상에 올라 있지 않은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비경의 조령산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산행을 할 수 있어 행복 가득하다.
그렇게 스릴 산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선암봉 116 신고안내 제13지점 [신-13]지점) 인근 10여 미터 암벽을 로프에 매달려 하강을했다. 다 죽어가는 나무 등걸을 이용하여 묶어놓은 안전 로프가 내 몸무게 겨우 60킬로 정돈데 나무 뿌리가 들썩거린다. 깜짝 놀라 조심조심 안전하게 암릉을 내려서 뒤에 오는 일행들은 우회를 시켰다. 이후 '위험 현장' 사진 찍어 귀가 후 문경시청 산림과에 신고하니 금요일(10.28) 중으로 현장 확인해 안전로프 보강 작업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는 사이 선두 일행은 깃대봉까지 다녀올 요량으로 치고 나간다. 나는 후미 일행 8명과 바로 맞은편 깃대봉 암벽 자락에 병풍처럼 펼쳐진 치마바위를 조망하며 사진 촬영을 하려고 (신선암봉 116 신고안내 제10지점 [신-10]지점) 낙엽 쌓인 희미한 등로를 따라 새터 방향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하산구간 내내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얼마나 정감있게 들려 오던지….
혹시 구르몽의 시 '낙엽'이란 시가 이곳을 배경으로 쓴 시가 아닌가? 하는 우스개 생각을 하며 낙엽 밟는 소리에 반해 아래로 떨어져 내리다 보니 어느결에 계곡에 내려섰다. 여름날 오후 6시면 한창 해가 중천일 텐데 깊은 산골 계곡이다 보니 벌써 어둠이 내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아닌 밤중처럼 깜깜 나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조심조심 새터 마을에서 8시간 반 산행을 마치고 귀갓길에 들었다. 고속도로 진입하기 전 '산촌식당'에 들려 저녁을 먹고 온종일 산행길 피로를 수면을 취하며 사당역에 도착했다. 일행들과 작별 후 부평집 근처 사업장에 도착하니 밤 10시 40분이다. 이때부터 나는 또다시 업무 인계받아 새벽 2시까지 근무 마치고 자전차 페달을 밟아 샛별을 보면서 퇴근을 한다.
조령산 (1026m)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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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산은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을 나누는 백두대간 마루능선을 이루는 산이다. 하늘을 나는 새도 넘기 힘들다하여 조령산이라고 하였던가. (※ 조령산이란 산 이름을 낳게한 조령(鳥嶺)은 와전된 이름이다. 동국여지승람 문경현 산천조에 조령은 속칭 초재(草岾)라 기록되어 있다. 초(草)는 억새 등을 말하는 '새'이고 재(岾)는 우리가 만든 한자로서 음은 '재' 또는 '점'으로 초재는 '새재'이고, 우리말인 억새가 새가 날아다니는 새로 변해 조령이 되었다.) 조령산은 충북 쪽으로 암벽이 발달하였고 경북쪽은 주흘산과 마주하며 그 사이에 문경 제1, 제2, 제3관문을 만들어 놓았다. 이화령(3번 국도)에서 제3관문까지 능선길은 암벽이 있어 등산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주위에는 신선봉과 마패봉이 있어 비경을 이루며 조령산 자연휴양림도 조성되어 있다. 산세가 웅장하고 해발도 높지만 고도 529m의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여러 등산 코스 중 안전하게 그 진수를 즐기려면 이화령- 조령샘 -정상 - 깃대봉삼거리 - 제3관문 코스가 좋다. 정상에서 동쪽으로는 주흘산이, 남쪽으로는 백화산과 이화령 고갯길이, 북으로는 신선봉과 부봉 사이로 월악산이 보인다. (한국의 산천 발췌)
◉ 산 행 지 : 조령산 (1026m)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산 ◉ 산행일시 : 2011년 10월 26일 (수요일) ◉ 산행코스 : 조령산체험마을 ☞ 촛대바위능선 ☞ 조령산정상 ☞ 신선암봉 ☞ 깃대 봉 ☞ 새터교 ◉ 산행인원 : 29명 (A팀 B팀) ◉ 산행시간 : 8시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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