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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의 연내 비준을 결사반대한다. 대한민국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를 좌우할 이런 국가중대사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토론과 여론 수렴의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그대로 비준한다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경고한다. 만약 국민 대다수의 뜻에 반하는 한미FTA를 이대로 밀어부친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국민에 의해 심판을 받고 미국으로 망명한 멕시코 살리나스 대통령과 멕시코의 나프타 협상 대표단들이 맞이한 것과 같은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만약 지금 한미FTA 비준을 강행하다면 우리나라도 멕시코가 이미 경험한 국가경제의 파탄과, 그로 인한 시민혁명을 맞이할 것이란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보여라

그동안 민주당은 '한나라당 2중대', '존재감 없는 제1야당' 등의 온갖 모멸스러운 별명을 국민들로부터 들어야 했다. 그 결과,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제1야당이 자기 후보도 내지 못하는 결과를 국민들의 손으로부터 받아들여야 했다.

지금은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유일하고도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민주당은 모든 당의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여, 필요하다면 국민들의 힘을 빌어서라도 한미FTA의 비준을 결사저지해야 한다. 지금은 이것이 민주당의 존재 이유다.

만약 지금 한미FTA의 비준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함께 역사 속에서 소멸되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지금 국민들 앞에 온몸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한미FTA는 제2의 을사늑약이다

한미FTA 협정의 독소조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개 투자가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와 역진방지조항(래칫조항) 등 10여 개의 독소조항을 안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한미FTA가 한미무역협정이행법안에 따라 미연방법과 주정부법 아래에 있는데, 왜 대한민국만 한미FTA가 대한민국 국내법 위에 있다는 말인가. 이것은 명백한 불평등 조약이다.

오죽하면 일본 TV에 나온 동경대 나카야마 교수가 "이것이 진짜 문명국 우방간의 협정인지 눈을 의심하게 될 지경이다"라며 "이는 마치 전승국이 패전국으로부터 노획물을 독점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라고까지 말하였겠는가? 협정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보기에도 너무나 불평등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이야기하는 게 바로 한미FTA 협정문 내용이다.

한 국가의 경제와 의료, 환경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주권을 넘겨주는 것과 다름없는 한미FTA는 제2의 을사늑약이다. 취업계약서인 줄 알고 사인하려고 보았더니 노예계약서요 신체포기각서와 다름없다는 것을 발견했는데도 그냥 사인할 사람은 없다. 이미 대비책을 마련하였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대피소를 만들어뒀다고 핵폭탄이 머리 위에서 터져도 괜찮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미FTA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지금의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자식과 손자 세대 대대손손 노예처럼 살게 하려는 노예계약서와 다름없다. 한미FTA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려고 하는 핵폭탄이다.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뜻을 직접 묻는 국민투표가 답이다. 국민에게 직접 한미FTA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하고, 합의하여 국민의 손으로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나, 국민의 대리인에 불과한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의 운명을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에 한미FTA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한미FTA의 독소조항들을 전면 개정하고 삭제하라. 민주당은 이미 10개 재재협상안과 2개 보완대책(법률) 즉, 10+2안을 마련한 바 있다. 민주당이 이미 지적한 10개 안은 하나같이 독소조항을 안고 있는 것들이다. 이 독소조항들은 그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주권을 제약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따라서 독소조항 전부가 개정되기 전에는 한미FTA는 절대 비준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의 기회를 보장하라. 한미FTA의 비준은 이런 국민적 토론과 합의 과정을 거친 후에 국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2012년 4월 총선 이후, 19대 국회에 맡기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도 '한미무역협정이행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한미FTA가 미국 국내법 아래 있으면서 한국에서만 한미FTA가 국내법보다 위에 있는 불평등을 해결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듯이, 한미FTA는 절대로 대한민국 헌법과 국내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지금과 같이, 이미 누더기가 된 통상절차법으로는 안된다. 미국과 같은 수준의 '한미무역협정이행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국민투표로 결정하라!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이런 중대한 국가중대사는 국민의 손으로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옳다.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라. 위임된 권력으로 국민의 미래를 함부로 결정하지 말라.

필요하다면 2012년 4월 총선과 한미FTA 찬반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통령이나 국회가 국민의 상전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상전은 바로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을 결코 잊지 말라!

민주당은 존재의 이유를 보여라. 민주당은 당의 운명을 걸고 한미FTA를 결사 저지해야 한다. 한미FTA를 저지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때 한미FTA를 추진했던 과오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그 원죄에서부터 벗어나 백지상태에서부터 협정문을 새롭게 보는 일이다. 과거의 덫에 빠져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영부영 비준을 방임하거나 저지하지 못한다면 역사에 남을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는 것임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일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은 없다. 민주당의 모든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총사퇴해야 한다. 지금 온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민주당을 지켜보고 있다. 지금이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보여줄 최대의, 그리고 최후의 기회임을 잊지 말라.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3당합당을 거부한 후 고난의 길을 걸었다. 3당합당이 심화시킨 지역주의를 넘기 위해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서만 계속해서 도전했으나 3당합당 거부 후 6번 낙선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국민의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고, 2010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야권단일후보(민주당)로 45%에 달하는 득표를 해서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김정길#한미FTA#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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