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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독재자 전두환이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주변 환경에 감복한 후 1983년 6월 착공, 6개월만인 12월 27일에 완공했다는 역대 대통령 전용별장. 처음 이름은 '영춘제'-봄에 손님을 맞이한다'였다가 1986년 7월 청남대-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로 바꿨다.

 

이후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을 이용했다. 청남대 누리집에 따르면, 이들 대통령은 해마다 4~5회, 많게는 7~8회를 이용하여 20년 동안 88회 471일을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청남대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유는 지난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 공약에 따라 충북으로 관리권을 이양해 국민관광지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9일 관광객이 500만 명을 돌파했다니 해마다 3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민관광지임은 분명하다.

 

청남대에는 역대 '대통령 길'이 있다. 청남대 누리집에 따르면, 대통령 길은 2008년 11월 개장한 목재데크, 황토길, 마사토길, 목교 등이 있으며 산철쭉, 금낭화, 춘란 등 다양한 야생화가 식재되어 있고 대청호를 바라보며 연인들이 걷기 좋은 8km의 환상적인 산책로로다.

 

관광객들이 즐겨찾을 수밖에. 그런데 청남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길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뉴스데스크>는 3일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수억 원을 들여 '이명박 대통령길'을 만드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역대 대통령들의 이름을 딴 산책길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데,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길은 처음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대통령 길을 2008년 11월에 개장했기 때문에 이전 대통령들이 현직에 있을 때 자신의 이름을 딴 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청남대를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수억 원이라는 돈을 들여 이명박 대통령 길을 만드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뉴스데스크>는 "1킬로미터 길이의 산길을 내고 구름다리, 정자 등을 설치하는데 8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충북도는 '이명박 대통령 길'에 대해 "전혀 (정치적) 부담이 없어요. 왜냐하면 이거는 관광지"라며 "그리고 2003년도에 충북도에 이양이 되서 충북도의 재산"라고 해명했다. 충북 재산이고, 관광지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길'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나 세계 대부분 나라에 가보면 사람 이름을 딴 길 이름과 명승지 이름, 중요 시설물이 있다. 이런 경우 지역 이름을 높였거나  업적을 남겼을 때 그 사람 이름으로 짓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청남대와는 상관 없는 대통령이다. 당연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청남대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현직 대통령 이름을 딴 길 이름을 짓는 경우가 어디 있나. 충북도가 '이명박 대통령 길'을 만들고 싶으면 퇴임 후에도 늦지 않았다. 그렇다면 논란은 사라질 것이다.


태그:#청남대, #이명박, #대통령길,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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