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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2.0'에서 방송인 김제동씨는 이 시대 '청춘'들을 응원했다.
 '청춘콘서트2.0'에서 방송인 김제동씨는 이 시대 '청춘'들을 응원했다.
ⓒ 신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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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것 없으니 필기도구 다 집어넣으세요. '송윤아는 왜 김제동을 버려야 했는가' 등을 이야기할 건데 뭐 적을 거에요? 통로에 앉아 계신 분들도 많네요. 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찍 와야죠. 부지런히 움직여야죠. 그래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웃음)

방송인 김제동씨는 시작부터 그야말로 '빵빵' 터뜨렸다.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환호했다. 지난 4일 전남대학교 대강당을 찾은 '청춘콘서트2.0(청춘콘서트)' 현장. '청춘, 외치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사람들은 시작부터 외치고 있었다. 오후 7시부터 9시 반까지 진행된 이 콘서트 현장은 내내 '따듯'했다.

'우리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 '우리를 진짜로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언제 웃는가',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을 묻는 자리였다. 관객은 바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라고 대답했다.

청춘콘서트 관객들은 김제동씨에게 "무명시절부터 어떤 꿈을 꾸었는지", "유명인사들을 만나면서 들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 질문을 받은 김제동씨는 관객들에게 "'유명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유명인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유명인을 특별하다 착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그냥 사람은 각자 자기의 길을 걸을 뿐이에요. 유명한 사람들을 선망할 필요 절대 없습니다. 모든 개개인이 이미 유명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 이름이 있잖아요. 이름이 있으니 여러분은 유명인입니다.(웃음)"

차별화된 '나'를 인정해 줄 때, 내가 나를 인정해 줄 때, 이미 그 사람은 유명인이란 이야기다. 내가 나를 얼마나 지켜주느냐. 남에 의해 휘둘리는 나가 아닌 내가 지키는 나. 김제동 씨가 던지는 물음 "진짜 '나'로 살고 있나?"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사람, 김제동씨 말에 의하면 그들은 이미 유명인이다.

"꼭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하는가? 당신으로 살아라. 너로 살아라. 너만의 '유명성'을 가지고 살아라."

김제동씨는 내내 '나만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좀 '이상한' 사람으로 살아도 된다는 말로 청춘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연이어 "망설이지 말고 아무거나 하라"고 외쳤다. '특별하게' 사는 것을 독려했다.

"행복하지 않은 '돌+아이'는 없습니다. 내가 내 갈 길 가는 것이 좀 이상해도 괜찮습니다. 특별한 자기인생이 있는 것이니까요. 이미 유명하다는 확신을 갖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통념에서 벗어나라"

'청춘콘서트2.0'이 있었던 전남대학교 대강당 현장
 '청춘콘서트2.0'이 있었던 전남대학교 대강당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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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고민을 안고 산다. '고민덩어리'에 눌려 어깨가 축 처져 있다. 김제동씨는 고민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라고 말했다. 번뇌와 고민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선택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아침에 정말 일어나기 싫어요. 그리고 이불 속에서 생각합니다. '일어나야 되는데, 일어나야 되는데….' 그때는 일어나거나 자거나 두 가지 선택을 하면 고민 안 하게 됩니다. 일어나면 일어났으니, 자면 자고 있으니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없죠.(웃음) 고민하지 말고 선택하세요. 선택했으면 그 순간에 매진하시고, 고민하지 마세요. 선택이 실수가 될 순 있어도 실패가 될 순 없습니다. 여러분은 20대니까요."

김제동씨는 사람을 사랑하는 데 있어도 오랜 번뇌는 '폐인'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는데 저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쩌지',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등과 같은 고민을 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재밌는 유머를 해주고 싶어 남자들은 이상한 유머를 찾습니다. '가까운 주유소 가서 휘발유 한잔 마실래요'와 같은. 그런데 정작 그 여자 앞에 서니 너무 떨려 이렇게 내뱉습니다. '가까운 주유소가 어디에요?'(웃음)"

아마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혹시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라는 부담감. 김제동씨는 이 부담감, 남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생각, 고민 등을 지적했다.

"내가 누구를 좋아할 자유, 내가 누구를 싫어할 자유,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자유, 나를 싫어할 자유 있어요. 서로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고민의 시간이 줄어들 겁니다. '쿨'해지세요. 어떤 이가 맘에 든다, 고민할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고백하세요. '사랑합니다'하고. 그 사람이 싫다 했다? 존중하고 내 갈 길 가면 돼요. 그래도 계속 좋다, 그럼 또 가요. '저기,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사람들이 고민하는 이유, 남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살기 때문 아닐까. 김제동씨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통념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세상 모든 일을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봐라. 그게 진짜다."

김제동씨는 '나만의' 시선을 가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의 불행 위에 자신의 행복을 얹는 것이 아니라면 나만의 독특한 시선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독특한 것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혁명을 일으킵니다. 영어, 왜 해야 합니까?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고 못하면 말고…. 20~25년 뒤에 영어가 과연 지금처럼 위력을 떨치는 언어일까요? 머지않아 동시통역 전화기가 나올 겁니다."

'고민 덩어리' 잔뜩 안은 이 시대 청춘들의 숨통 열어주는 시간

'청춘'들은 김제동씨에게 보낸 박수를 통해 공감을 표했다.
 '청춘'들은 김제동씨에게 보낸 박수를 통해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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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성, 특수성, 내안의 가장 독특한 것을 찾는 것,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 그것이 아마 김제동씨가 말한 나만의 '독특한 시각'을 찾는 길일 것이다. 김제동씨는 '한미 FTA'도 그만의 시각으로 이해했다.

"거래를 하는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박수를 많이 받고 오면 좀 이상한 것 아닙니까? 거래를 하는데 깐깐하게 따질 것 따지고 냉철하게 했다면 그렇게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습니까? 우리나라 노동자는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데 미국 노동자들에게 가서 친절하게 '너희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하는 게…. 제 시각으로 봤을 때, 저는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박수를 많이 받고 오셨으니 아마 대통령님은 재선하실 것 같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의 훌륭한 경쟁상대가 되겠지요.(웃음)"

김제동씨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진지한 이야기도 모두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래서 청춘들과 더욱더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분명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김제동'이기 때문에 가능한 '진한' 소통일지도 모른다. 김제동씨는 "네 안에 일어나는 모든 감정은 기본적으로 옳다. 늘 옳다"고 말했다. 청춘들의 감정 '끝'까지 들여다보려고 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굴하지 마라. 20대는 '또라이'처럼 살아도 된다. 각자의 색깔로 각자의 인생을 살자. '봄비'처럼…."

'김제동에게 묻는다'에서 청춘들의 고민을 청춘과 함께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청춘들에게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는 데 함께했다. 오연호 대표와 김제동씨는 대담을 통해 청춘들을 공감했다. 오 대표는 "이미 살아가고 있는 그 모습, 그들 스스로가 이미 답"이라며 "세상이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것에 너무 따라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오 대표와 김제동씨는 말했다.

"스스로 답하는 것, 그것이 청춘이다.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여러분은 지금 기가 막힌 것을 가지고 있다. 선한 일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자. 아파하는 마음이 모이면 변화할 것이다."

박지성 선수에게 스케이트를 왜 그렇게 못 타느냐고, 김연아 선수에게 페널티킥 그것밖에 못 차느냐고, 이승엽 선수에게 축구를 왜 그렇게 못 하느냐고, 호나우두 선수에게 꽹과리 그것밖에 못 치느냐고 몰아붙인다면 아마 우스운 소리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청춘들은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가? '고민 덩어리'를 잔뜩 안은 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청춘콘서트는 숨통을 열어주는 시간이었다.

김제동씨는 마지막으로 그가 평소에 즐겨 부르는 '오빠생각'이라는 노래를 관객과 함께 부르며 마무리했다.

"꿈꾸는데 돈 듭니까? 마음껏 꾸십시오. 분명 내 꿈을 지지해 주는 사람, 있습니다. 자기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먼저 '나'가 되어주십시오. '괜찮다. 괜찮다….'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면서, 나무가 손잡고 숲을 지키는 것처럼. 앞으로 달리는 것이 목적인 고속도로가 아닌,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길 위에서, 함께 가되 아무도 남겨두지 않는…. 끊임없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살아갑시다. 여러분 '지금', 행복하세요."

청춘들의 우레 같은 박수소리와 "김제동 멋있다"는 격려로, 전남대학교 대강당에서 있었던 청춘콘서트는 끝이 났다. 이날 청춘들은 또 하나의 '청춘'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태그:#김제동, #전남대학교, #청춘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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